우리집 막내 뽀삐가 아프다.
15년을 함께 살면서 한번도 병치레를 하지 않았던 뽀삐에게 심장병이 왔다.
증상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가다가 혀가 말려들어가고 약 5초정도 후에 숨이 멎는다.
사람으로 치면 심장마비와 같다고 했다.
처음 이 증상을 보였을 땐, 너무 경황이 없고 놀래서 그저 빨리 깨어나주길 바라며 끌어안고 있는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발작 증세는 금방 끝났지만 숨이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약 5분정도가 걸렸는데 마치 50분처럼 길고 초조한 시간이었다.
얼마 후, 가족 모두 잠든 새벽에 또 다시 비명소리가 들렸다.
들고있던 휴대폰을 집어던지고 애기가 잠들었던 곳으로 달려가니 엄마가 침착하게 애기의 등을 두드리고 심장쪽을 압박하며 '뽀삐야 엄마야 괜찮아 우리애기 아팠구나 응 엄마가 몰랐어 미안해 눈 떠봐 엄마보이지? 아이고 이뻐라 우리애기 엄마는 우리애기가 세상에서 제일이쁘더라 응 괜찮아 괜찮아' 하고 계셨다. 물론 발작이 계속 진행중인 상태였다.
첫 발작 땐 집에 부모님이 안계셔서 방법을 몰라 5분이나 멎었던 숨이 1분 후에 돌아왔다.
심장이 무너져 내리는것 같았다. 그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난 괜찮다'라고 위로라도 하는듯 애기는 힘겹게 숨을 내쉬며 나를 쳐다봤다.
그제서야 엄마는 '응 우리애기 일어났구나 언니왔다고 쳐다봐주는거야? 아이고 이렇게착해요 우리애기가 잘했어 고생했어 우리아가 괜찮아'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다.
태어나자마자 주인에 의해 뒷다리 두개 모두 골절된 상태로 버림받고 우리 가족에게 선물처럼 와준 우리아가.
많이 힘들고 아플텐데 언니가 같이 아파해줄 수 없어서 미안해.
인정하고싶지 않았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는데 이젠 언니도 널 보낼 준비를 하려고해.
네가 세상에 없을 때 후회하거나 미안해하면 우리아가도 편히 못쉬고 마음쓸까봐 그러는거거야 알지?
15년 동안 탈없이 예쁘게 자라줘서 너무 고마워.
이젠 앞도 볼 수 없고, 귀도 들리지 않지만 내동생 우리아가 아프지말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자.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