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이세모노(李世模勞)는 본디 하마발(河馬撥) 출신이다. 본명은 영학(英學)이고, 아버지는 응창(鷹唱)이다. 이씨는 본디 하마발(河馬撥)에서 </p><p><br></p><p>흔한 성씨여서 같은 성씨로 현달한 관원이 된 자가 많다. 세모노는 수담굴록(輸淡屈鹿) 군의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다인(多仁)까지 </p><p><br></p><p>올랐다.</p><p><br></p><p> 201년 불의 달, 4일에 있었던 일이다. 리부돈(理佛敦) 역관에서 말을 빌려 원두할름(元頭轄凜)으로 가던 도중 아이바수타도(亞理比水他都) </p><p><br></p><p>에서 50리 정도 떨어진 곳에서 헤진 옷을 입고 가는 어느 농부를 발견하였다. 이에 농부에게 물었다.</p><p><br></p><p> "짐짓 마을에서 떨어져 있으니 위험할 터인데, 어찌하여 이런 곳에 있는가?"</p><p><br></p><p> 농부가 답하였다.</p><p><br></p><p> "솔리투두(率離透兜)로 가는 길입니다."</p><p><br></p><p> 세모노가 다시 물었다.</p><p><br></p><p> "어떠한 연유로 그 멀리까지 가는가?"</p><p><br></p><p> 농부가 다시 답하였다.</p><p><br></p><p> "제국군에 가입하기 위해서 입니다."</p><p><br></p><p> 이에 세모노가 짐짓 노한 말투로 물었다.</p><p><br></p><p> "본디 수가이림(水加以林)의 주권이 노두(盧頭)에 있고, 이러한 노두(盧頭)를 대표하는 자는 당연히 울부리구 수담굴록(蔚夫利九 輸淡屈</p><p><br></p><p>鹿) 일지언데, 그대는 어찌 달모어(撻毛漁)와 같은 오랑캐를 섬기는 제국군에 들어가려 하는가?"</p><p><br></p><p> 그러자 농부 또한 물러설 기색 없이 답하였다.</p><p><br></p><p>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경우입니다. 울부리구 수담굴록(蔚夫利九 輸淡屈鹿)은 군왕을 용언으로 죽임하였으니 이는 반역죄인임이 </p><p><br></p><p>마땅하고, 반역죄인임은 분명 수가이림(水加以林)을 대표할 수 있는 권한이 그에게는 없음이요, 유일하신 군왕이신 도리구(道吏構)폐하의 </p><p><br></p><p>아내 되시는 애루리시부(愛樓梨市釜) 여왕 폐하에게 수가이림(水加以林)을 대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이오. 그리고 여왕께서는 두리우수</p><p><br></p><p>(斗璃宇洙) 장군을 지지함이 분명하시고, 두리우수(斗璃宇洙) 장군은 바로 제국에 속하신 장군이시니, 그야말로 이치에 맞다 할 수 있지 않</p><p>겠소?"</p><p><br></p><p> 세모노는 짐짓 감탄하여 말을 잇지 아니하고 그 농부의 가는 길을 쳐다보다가 이내 얼굴빛을 바꾸고는 활로 쏘아 죽이고는 한탄하며 말하였다.</p><p> </p><p> "저리도 훌륭한 식견을 지닌 자를 죽임에 있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음이라. 허나 저 자를 이대로 보내면 이는 반드시 제국군에 들어가 </p><p><br></p><p>수가이림을 분란에 빠트림이라. 참으로 애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p><p><br></p><p>야사씨(野史氏)는 말한다.</p><p><br></p><p>아! 본디 한 나라에서 만났다면 혹 좋은 붕우로써 지낼 수 있었을 것이나, 전쟁으로 인해 적으로 밖에 만날 수 없음을 한탄할 수 밖에 없음이</p><p><br></p><p>라. 그러나 이는 분명 대의를 위함이니, 어쩔 수 없음이라.</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