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을 보고 자라서 그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좋았기 때문에 지금 이 쪽 길로 가고 있는 학생이에요.
옛날에는 덜했는데 요즘 들어서 괜히 기분나쁜 우익감정이나 반한감정 같은 것이 나오는
작품들이 유독 비율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그런 거에 대해서 참 많이 생각해봤었습니다.
사실 옛날의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주름 잡는 분들 중에는 흔히 말하는 운동권 출신들이 많았어요
그들이 애니메이션 업계로 들어선 이유는 보통 운동권 출신이라 먹고살기 힘들기 때문에 당시 기피 업종인 애니메이터로 들어왔고
그리고 문화의 파급력은 대단하니 나중에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사회적 인식을 바로 잡겠다는 뜻으로 주로 일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 당시에 유명했던 운동권 출신 애니메이터하면
미야자키 하야오 (지브리),
토미노 요시유키 (건담),
야스히코 요시카즈 (건담, 왕도의 개),
오시이 마모루 (공각기동대)
등등
거의 당대의 한 획을 그었던 애니메이터들이 많았죠
그래서 그 당시의 작품들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진보적인 사상이나 사회를 꼬집는 면들이 많이 들어갔었습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그 들의 작품을 보고 자란 세대 내지는 그 들에게 배웠던 세대들은
좌익성향이 담겨있지 않을지는 몰라도 우익성향을 찾아보기 힘든 작품들이 많았어요.
(물론 일본이 세계 짱이야!!라는 것은 미국도 매한가지이므로 논외로 칠게요)
그런데 어느새부터인가 작품에 슬슬 우익의 영향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왜?
제 생각에는 그래요..
운동권 출신 감독들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라도 그들의 사상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리고 그 다음 세대 감독들이 만든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는 당연히 전혀 닮을 수 없는 것이고
그게 지속되다보니 결국에는 희석되어서 애니메이션에서 그러한 사상을 찾아볼 수 없는 작품들이 많아졌어요
그런데 이제 슬슬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전성기를 이루었고 그 만화와 애니메이션들을 보고 자란 세대들은
단순히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재밌기 때문에 나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거 같아요
거기에다가 심지어 2ch이라는 사이트가 등장하였고 덕후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옛날보다 덕후들의 교류가 더 활발해졌으니 덕후들은 서로 의견을 교류하고 그 2ch에서 나온 작가들이 나오는거에요
그런데.. 잘 아시겠지만 2ch은 우익성향이 강한 사용자들이 많아요.
대표적으로 신보같은 인간들이 있죠.
그러다보니 정말 자연스럽게 일본의 애니와 만화에 녹아든거라 생각해요.
근데 이 생각을 하고 정말 가슴이 턱 막히는 것은 한국도 왠지 머지 않은 미래라고 생각해요.
여기까지 들으시면 이제 뭔지 아시겠죠?
80~90년대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은 이제 슬슬 웹툰계에서 자리를 잡았구요
90~00년대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은 이제 슬슬 웹툰계에서 준비하거나 아니면 입지를 잡고 있어요
00~10년대 만화를 보고 자란 애들은 이제 웹툰을 그리고 싶다고 마음을 먹고 있어요
그런데 하필 그 사이트가 문제인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 사실이 조금 많이 걱정되요
단순히 흥미만을 위하고 재미만을 위한 웹툰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지금의 중고등학생들은 예술에 대해서 재미만을 바라보고 있는 거 같아요
당연한 얘기지만 저도 그렇고 제 주변의 웹툰을 지망하는 대학생들도 거의 다를 바 없어요
심지어 우익 애니가 뭐가 나쁘다고 하는 애들도 많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점점 재미, 흥미만 추구하는 웹툰과 지금의 중/고등학생들이 만나면 어떻게 될 지 정말 상상이 안가요..
이게 다른게 아니라 이미 게임에서의 중/고등학생들의 말버릇이나 그런 사상만 봐도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앞으로 중고등학생이 웹툰계의 중심이 됐을 때는 과연 송곳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이렇게 말한다고 "만화에 꼭 진보적인 사상이 담겨야해!!"라는게 아니란 걸,
"판타지라던가 액션물같은 흥미위주의 만화는 좋지 않아!!"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거라 믿어요.
단지 그 재밌고 즐거운 만화나 웹툰에 그들의 더러운 말들이나 행동들로 더럽혀질 것이 두려운거에요
그래서인지 괜히 걱정이 되네요
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