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건축과를 다니다가 군대를 전역하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수능을 다시 봐서 만화과로 왔습니다.
그렇게 한 학기동안 공부를 하였고... 정말 열심히 수업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만화과인지라 사실 상 팔을 다치면 안되는 일인데..
제 불찰로 오른팔을 크게 다쳐버렸습니다.
샤프 하나를 들고도 얼마 못가서 샤프를 내려놓을 정도로 근육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신경외과 쪽에서는 신경계 이상이라고 하고 있고
정형외과 쪽에서는 근육계 이상이라고 하고..
솔직히 뭔가 확실한 것도 없고 치료비만 엄청 나가고 있어서 짜증만 늘고..
그 일로 인해서 진짜 그림을 포기하고 싶었었어요.
그렇게 좋아서 만화과로 왔는데 그림이 싫어졌고 만화가 싫어졌고 애니메이션이 싫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신티크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신티크를 구매한 이유는.. 우선 제가 수작업 위주로 작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손에 무리가 많이 갔었는데 필압이라던가 지우개질 등 근육에 무리가는 일을
컴퓨터 작업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디지털로 옮기려고 하였고..
빠른 시간 안에 디지털에 적응하기 위해서 큰 맘 먹고.. 거의 마지막 보루로 지른 거였어요.
결과적으로 지금은 적응 중이지만.. 정말 새로운 희망을 얻은 기분이에요..
아직도 오른팔에 무리는 많이 가지만 그래도 통증도 많이 줄었고.. 그림을 그리는게 다시 즐거워졌네요.
항상 기기는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런 식으로 저에게 도움이 되고 나니 지금까지 오해했었던 것 같네요..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