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일단 일이 이렇게 된건 정말로 미안해.</div> <div> </div> <div>나도 이런 사람이 아니었거든, 평범하게 잘 살고, 아픈데도 없고 뭐 그렇고 그런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였다고</div> <div> </div> <div>근데 말이야, 어느 순간부터 몸도 아프고 보는 시험은 족족 떨어지고</div> <div> </div> <div>친구들은 돈 빌려가고 안 갚고, 그 흔한 알바자리도 안구해지더라?</div> <div> </div> <div>별짓을 다해고, 심지어 조그마한 공장에 들어가보려고 별짓을 다 해도</div> <div> </div> <div>그마저 떨어지더라?</div> <div> </div> <div>하도 일이 안 풀리니까, 점집에 점을 보러갔어.</div> <div> </div> <div>근데 거기서 내가 말하기도 전에 내 이야기를 줄줄줄 대면서</div> <div> </div> <div>그러더라?</div> <div> </div> <div>삼재가 들어도 아주 독하게 들은 삼재라</div> <div> </div> <div>이대로가면 최소 하반신마비나 식물인간 아니면 죽는거라고......</div> <div> </div> <div>이건 무슨 살이 끼고 사주가 꼬이고 조상의 혼백이 얽힌 원한이라 어떻게 굿도 부적도 소용이 없대.</div> <div> </div> <div>겨우 해야 반신불수 되는거 다리 하나 자르는 걸로 퉁치는거?</div> <div> </div> <div>그래서 살려달라고 한참을 빌었어. 그러더니 그 보살이 어렵게 입을 꺼내더라</div> <div> </div> <div>악업을 악업으로 대신한다고, 사람을 죽이는 건 천기를 거스르는 거니까 안되고, 다른 사람하고 관련되서 악업을 쌓아서</div> <div> </div> <div>그걸로 다가오는 액운을 미리 때우라고...</div> <div> </div> <div>근데, 단순하게 쌈박질 조금 하는걸로는 안될거라고..정말로 큰 죄를 지어야만 살 수 있다고..</div> <div> </div> <div>하지만, 막상 그런 걸 찾아보니까 쉽지 않더라고, 사람을 죽이지는 않지만 사람에게 저지르는 죄..</div> <div> </div> <div>그러면서도 나에게 피해가 최소한으로 다가오는...그런 범죄가 뭐가 있을까</div> <div> </div> <div>며칠 밤낮을 술에 쩔어가며 고민했어. 내가 진짜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운명때문에 그런 짓까지 해야하나 하고...</div> <div> </div> <div>근데,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니까, 살고 싶더라.. 워낙 일이 안풀리고 몸이 아팠다보니</div> <div> </div> <div>진짜 살고 싶더라, 그래서 결국엔 결정했어. </div> <div> </div> <div>저지르기로..</div> <div> </div> <div>물론 이건 니 잘못이 아냐, 그냥 내가 미친거지..</div> <div> </div> <div>그냥 넌 운이 나쁜거야.</div> <div> </div> <div>하필이면 내가 일을 저지르기로 결정한날, 술을 마시고 밤 늦게 돌아다니던 너를 내가 만났다는</div> <div> </div> <div>나쁜 운인거야.</div> <div> </div> <div>걱정마, 죽이지도 않을거고, 피임은 확실하게 할거야.</div> <div> </div> <div>내 얼굴 봐도 되고, 신고해도 되. 어차피 잡혀 들어가야 하거든..........</div> <div> </div> <div>나도 술기운이 있어서 뭐라하는 지 모르겠지만.. 무튼 미안하다</div> <div> </div> <div>나도 살려면 어쩔수 없어.</div> <div> </div> <div>너도 아마 나와 같았을거야...만약에 전과자가 되는 게 아니면 죽는 거라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선다면 말이지....</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김 변호사님. 이상하지 않습니까?</div> <div> </div> <div>뭐가?</div> <div> </div> <div>제가 나름 법 공부를 해서 변호사도 되고 했지만서도, 사회가 이렇게 발전하고 교육수준이 높아졌는데 말이죠.</div> <div> </div> <div>근데?</div> <div> </div> <div>못 살때나 잘살때나,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대도시나 농촌이나 어떻게 그렇게 끊임없이 범죄는 일어날까요? 거의 같은 비율로 말이죠.</div> <div> </div> <div>이 친구, 실없기는</div> <div> </div> <div>아닌게 아니라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범죄가 많아지고, 피의자도 피해자도 많아지고 소송이고 재판이고 많아지면 우리야 돈 잘벌리는 거니까 좋긴 합니다만, 어째 범죄는 계속 거의 비슷하게 일어난다는 거죠. 만명의 사람중에서 100명의 범죄자를 잡아넣어도 남은 9900명 중에서 다시 100명의 범죄자가 생겨나는 거 같단 말입니다.</div> <div>진짜 사람 본성이 악한 걸까요?</div> <div> </div> <div>이 사람아, 세상은 원래 그런거다. 그리고 막말로 자꾸 누군가는 죄를 지어줘야 우리 같은 법쟁이들도 먹고 살거 아니냐? 경찰도 검찰도 교도관도 보호관찰관도 전부..</div> <div> </div> <div>그렇긴 그렇죠. 아, 근데 이번달 회계 중에 천신보살 3천만원? 그건 뭡니까? 김변호사님 교회 다니지 않습니까?</div> <div> </div> <div>그건 알 필요 없어. 그분 우리 vvip파트너시다. 그분 덕택에 일이 안끊기고 생겨.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