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p>어머니께서 오늘 양평으로 놀러가셨다.</p><p><br></p><p>어제 약주를 많이하신 아버지, 일다녀온 누나, 백수인 나 셋이서 점심을 먹게되었다.</p><p><br></p><p>누나는 동네 상가지하에 있는 반찬가게에서 오뎅볶음, 닭강정, 계란말이를 한봉지씩 사왔고</p><p><br></p><p>아버지를 위한 맛있는라면 하나를 끓여 상을 차렸다.</p><p><br></p><p>아버지께선 입맛이 없으셨는지 라면을 몇번 휘적휘적 저으시고 몇번 덜어드시더니,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셨다.</p><p><br></p><p>누나와 나는 아버지께서 남긴 라면과 밥, 반찬을 싹싹 긁어 먹었다. 배가 불렀다.</p><p><br></p><p>거의 다 먹어갈 무렵, 누나는 나에게 물었다.</p><p><br></p><p>"어제 수박사온거 괜찮니?"</p><p><br></p><p>어제 어머니와 함께 마트를 가서 장을 보고 왔다. 수박 한통을 살까 하다가 반통만 샀다. 색이 벌건 것이 아주 달아 보였었다.</p><p><br></p><p>근데 막상 집에와서 썰어 먹어보니, 영 맹탕인 것이었다. 알고보니 처음 맹탕인 부분을 먹어서 그런 것이었지만.</p><p><br></p><p>"아 실패함. 근데 맛없는 부분은 내가 다먹고 그나마 냉장고에 넣어둔거 맛있을거임"</p><p><br></p><p>"아 그래? 그럼 밥먹고 그거먹으면되겠네"</p><p><br></p><p>"ㅇㅇ 양 많으니까 디저트로먹으면됨"</p><p><br></p><p>"아 아빠는 수박 별로 안좋아하시잖니. 한번 여쭤보고 별로라고 하시면 너만 먹어"</p><p><br></p><p>그냥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다가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어,</p><p><br></p><p>"누난 안먹?"</p><p><br></p><p>"음.. 씨 많아?"</p><p><br></p><p>나는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쿨한표정으로</p><p><br></p><p>"안세어봐서 몰라. 뭐 어때, 그냥 씨발라먹지말고 걍 먹어"</p><p><br></p><p>이 누나가 왜이러나, 원래 씨같은거 발라먹었나 생각하면서 </p><p><br></p><p>속으론 아 씨발라먹는 수박이라고 드립칠껄 타이밍을 놓쳤네 하고 안타까워하며 </p><p><br></p><p>마지막남은 계란말이와 오뎅 두점, 열무김치 하나를 입에 넣고 우적우적 씹고있는데</p><p><br></p><p>"씨 그냥 먹으면 그냥 나오잖아. 내 응꼬는 소중해. 그아이에게 그런 시련을 줄 순 없어"</p><p><br></p><p>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순간어처구니가없어서 씹던 그대로 빤히 바라보니까</p><p><br></p><p>"넌 똥싸면서 요플레쳐묵쳐묵하는놈이 어디서 드럽다는표정을 하냨ㅋㅋㅋㅋㅋㅋㅋㅋ"</p><p><br></p><p>누나의 반격에 그냥 조용히 턱을 재가동시켰고 결국 나만 수박먹었다.</p><p><br></p><p>씨발라서.</p><p><br></p><p>누난 참 생긴건 도도하게 생긴거같은데 말하는게 참 솔직하고 쿨한여자인듯. 매력있다. </p><p><br></p><p>다행히 누난 오유를 하지않는다.</p><p><br></p><p>누나에게 다른곳에서 수박씨와 응꼬얘기 하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며 난 요플레를 들고 유유히 화장실로 들어갔다.</p><p><br></p><p><br></p><p><br></p><p><br></p><p><br></p><p><br></p><p style="text-align: left;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test/68f99f6a47e31d87a3ca2856980def5e.jpg"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 /></p><p><br></p><p><br></p><p>선글라스꼈으니 못알아보겠지 </p><p>알더라도 본인에게는 비밀 ♥</p><p><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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