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를 가고나서 며칠 뒤. <div>꿈에서 얼굴에 기운이 쏙 빠져서 며칠 굶은 것 같은 여자를 봤다고 했다.</div> <div><br></div> <div>친구는 꿈 속에서 그 여자를 보자마자</div> <div>아 귀신이다.</div> <div>하고 느꼈다고 했다.</div> <div><br></div> <div>귀신은 꿈 속에서, 집 현관문 근처를 서성이며</div> <div>쭈뼛쭈뼛 거리고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친구는 귀신같은거 1도 안무서워해서</div> <div>꿈에서도 그 귀신에게</div> <div>"왜. 뭐. 뭔데."</div> <div>하고 무덤덤하게 용건을 물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귀신은 왠지 머뭇머뭇 거리다가</div> <div>"저 죄송한데... 이 집에서 나가주시면... ..."</div> <div>모깃소리같은 목소리로</div> <div>아주 정중하게 물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친구는 그 질문에 멀뚱멀뚱 보다가</div> <div>다시 이사 나가려면 또 드는 돈이 얼만데...</div> <div>돈 없어 안나가.</div> <div>뭐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러자 귀신은 굉장히 풀죽은 얼굴로</div> <div>"네에......" 하면서 사라졌다고 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예의바른 귀신 꿈이 웃겨서 나한테 그 얘길 해주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이 얘길 왜 이제와서 쓰냐 하면...</div> <div>며칠 전.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div> <div>둘이 치킨 뜯으며 티비보던 와중에</div> <div>집 주인 아주머니가 잠깐 오셨었는데.</div> <div><br></div> <div>이 분이 집을 살펴보는게 아니라</div> <div>친구놈의 안색을 살피면서</div> <div>요즘 식사는 잘 하는지 잠은 잘 자는지 피곤하진 않는지 묻고 갔다.</div> <div><br></div> <div>그 모습을 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귀신이 나온다고 세입자가 바뀌었는데?</div> <div>친구놈이 멀쩡하게 2년을 살고 있으니 혹시나 반... 죄책감 반... 같은게 들어서 왔다거나???</div> <div>뭐 그런 가설을 생각해보았다...</div> <div><br></div> <div>실제로 기 센 사람이 터를 닦기도 하는걸까?</div> <div><br></div> <div>아무튼 나의 허황된 말을 농담삼아 씹으며 우리는.</div> <div>먹던 치킨을 마저 뜯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