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좀 길지만 제 얘기 잠깐 하지요.</p><p><br></p><p>저는 5년 전에 인덕전문대 전자공학 1학년 1학기 마치고 갑자기 입사하게 됐습니다.</p><p><br></p><p>학교 때려치고 아카데미나 들어가려던 찰나에 그 당시 목숨 걸었던 게임의 개발사에서 연락을 해 주셔서 덜컥 입사를 하게 됐지요.</p><p>(이직은 했지만 지금도 그 때 저 불러주신 형님 밑에서 일합니다.)</p><p><br></p><p>처음부터 기획자를 한 건 아니었고, PM이라고 스케쥴 관리나 퍼블리셔랑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로 시작했습니다.</p><p><br></p><p>한 1년 쯤 일을 했는데, 유능하던 기획자 한 분이 이직을 하시게 되는 바람에 신규 채용 대신 제가 PM에서 기획자로 전직을 하게 됐어요.</p><p><br></p><p>사람도 잘 안 뽑히거니와, 제가 게임을 오래 해서 잘 아는 것도 한 몫 했겠지요.</p><p><br></p><p>어쨌든 그렇게 기획자의 길을 걷게 됐고, 지금은 작은 모바일 게임 개발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p><p><br></p><p>그 동안 겪었던 온갖 마음고생과 좌절, 자책, 자신에 대한 회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p><p><br></p><p>대학도 제대로 못 나왔고, 문과라 수학, 물리같은 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인간이 기획자를 하면 더럽게 괴롭거든요.</p><p><br></p><p>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알력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고요.</p><p><br></p><p>뭐, 어찌 되었던 간에 가장 저를 크게 괴롭혔던 건 '과연 내가 기획자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하는 거였습니다.</p><p><br></p><p>그래서 미친 듯이 책을 읽었죠.</p><p><br></p><p>근데 책에도 정답은 없었습니다.</p><p><br></p><p>당장 필요한 건 엑셀 수식과 2차 함수 공식인데, 기획 관련 서적에서 나오는 건 대략적인 개발의 프로세스와</p><p>관념적인 것에 한정되어 있거든요.</p><p><br></p><p>그렇게 여기저기 치이며 공부도 하고, 일도 한 지 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p><p><br></p><p><br></p><p>그래서 경험자로서 한 가지 당부하려고 합니다.</p><p><br></p><p>기획자로서 가장 필요한 건 오픈 마인드와 집념입니다.</p><p><br></p><p>기획자가 게임의 재미에 대해서 가장 잘 안다는 건 오만에 가깝습니다.</p><p><br></p><p>특히나 특정 장르, 특정 게임에 얽매여 있는 사람일수록 더 하죠.</p><p><br></p><p>차라리 프로페셔널하게 꿰고 있으면 괜찮지만, '나는 와우를 좋아하니까 와우처럼 해야돼! 잘 만들었잖아!'라는 마인드는</p><p>개갈굼과 자괴감을 불러올 뿐입니다.</p><p><br></p><p>그러나 그렇게 갈굼을 당한다고 해서 게임의 재미에 대한 탐구를 멈추면 안 됩니다.</p><p><br></p><p>집념을 잃지 말라는 소리지요.</p><p><br></p><p>물론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그 모든 걸 게임에 녹여낼 수는 없습니다.</p><p><br></p><p>그러나 그런 공부를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은 천지 차이입니다.</p><p><br></p><p><br></p><p>최초의 글에서 다소 공격적인 언사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겠습니다.</p><p><br></p><p>그러나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려고 하지는 마세요.</p><p><br></p><p>성인인 이상 자기 일에는 자기가 책임져야 합니다.</p><p><br></p><p>마지막으로, 제가 사용했던 책 몇 권을 나누려고 합니다.</p><p><br></p><p>교과서적인 책도 있기는 합니다만, 일단은 그냥 게임 개발이 어떻게 굴러가는지,(어떤 사람들이 힘을 합쳐 일을 하는지)</p><p>거기서 기획자의 직무가 무엇인지 알 수는 있을 겁니다.</p><p><br></p><p>다 가지실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시면 보고 싶은 것만 몇 권 골라 주세요. 나머지 책은 다른 분들께 나눔하겠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212/b39345e08a2d37fc2b11d6178a44aa3e.JPG"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 /></p><p style="text-align: left;"><br></p><p style="text-align: left;">그 외에도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p><p style="text-align: left;"><br></p><p style="text-align: left;">구체적으로 어떤 게 궁금한 지를 적어주시면 더 좋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br></p><p style="text-align: left;">보아하니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아직 안 늦었습니다.</p><p style="text-align: left;"><br></p><p style="text-align: left;">제가 기획을 스물 여섯에 시작했는데, 저보다는 훨씬 빠르지 않습니까.</p><p style="text-align: left;"><br></p><p style="text-align: left;">힘내십시오.</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