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미생..... 문득 떠오른 20여년전의 글들......<br>--------------------------------------------------</div> <div>어제 문득 TV에서 미생의 마지막편을 보았습니다.<br>아주 오래전 봤던 만화를 드라마화 한다고해서 <br>중간 중간 보기는 하였지만 빠짐없이 보지는 못했지요..</div> <div> </div> <div>재방송으로 마지막 전회와 마지막회를 연결해준다기에,<br>누릉지 뜯으며 보고있는데..</div> <div>불현듯 20년전이 기억나면서<br>그때의 일이 떠올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잠자고 있는 <br>글을 읽어보고 싶었드랩니다......</div> <div><br>.............<br>.............</div> <div> </div> <div> </div> <div>다뎀벼,,, 나는 당당합니다.</div> <div> </div> <div>통신의 사람과의 만남에서는 한없이 비리비리하고,<br>줏대없고 허약해 보이지만,<br>현대중공업에서의 나는 당당합니다.</div> <div> </div> <div>오늘 한사람을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br>저에게 당당함을 부여할수 있게 해준,<br>한사람을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div> <div> </div> <div>199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습니다.<br>발전환경설계부라는 부서에 배치받았습니다.<br>이용덕 부장님이란 분 밑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br>그분이 부서장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합리적이고 유머러스한 분이었지만 무서운 분이었습니다.<br>그러더군요 사람들이, 그 사람 앞에가면 떨린다고.<br>몇마디 던지는 질문가운데 뼈가 있고,<br>정확히 응수를 못하면 찍힌다고 말이지요.</div> <div> </div> <div>저는 요행이 그분의 직속으로 배치를 받았습니다.<br>대기업의 특성상, 부서장 밑에는<br>직책과장 - 과장 - 대리 - 사원.. 이런정도의 상하가 있게 마련인데,<br>요행히 부서장의 직속으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div> <div> </div> <div>군대와 직장은 줄을 잘서야 한다고 하는데,<br>지금 생각하면 확실히 줄을 잘선것이 맞습니다.<br>혹자는 오히려 안좋은 케이스라고 얘기를 했지만요.</div> <div> </div> <div>그분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br>업무와 경험과 지식과 유머를 배웠습니다.<br>그분 밑에서 많은 사람을 소개받았습니다.<br>타부서, 타사업부, 타회사 사람들을 만났습니다.<br>하나같이 지금의 저에게 재산이 된 것 들입니다.</div> <div> </div> <div>하지만 저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수혜품은 당당함.. 이었습니다.<br>매사에 당당하라 하시더군요.<br>설사 약간의 흔들림이 있고 자신감이 결여되었다 하더라도,<br>당당하라 하시더군요. <br>특히나 업무에 있어서는 언제나 당당하라고 하시더군요. </div> <div> </div> <div>주어진 회사의 업무를 신속, 정확하게 처리해주는 이상,<br>회사내에서 떳떳이 인터넷의 창을 띄어놓고 작업할수 있었습니다.<br>회사의 정책에 反하는 게시물을 사내통신망에 띄울수 있었습니다.<br>설사 일련의 불이익이 닥치더라도 개의치 않았습니다.<br>제가 옳다고 생각하면 당당히 행동했었습니다.</div> <div> </div> <div>작년 불어닥친 구조조정의 태풍에 희생양으로 그분이 휩쓸렸습니다.<br>지금 그분은 아무런 직책도 없으십니다.<br>넒은 사무실의 한켠에 자그마한 책상을 벗삼아,,,,그냥 앉아계십니다.</div> <div>한때 70여명 부하직원의 생사여탈을 쥐고 흔들며,<br>연간 5000억의 돈을 주무르시던 분이셨는데,<br>조용히 인터넷의 주식표 보기를 낙삼아 지금은 그렇게 하루를 보냅니다.</div> <div> </div> <div>지난 명절때, 매실주 한상자를 사가지고 댁에 들렀었습니다.<br>매일 저녁 매실주 한병 먹지 않으면 잠이 안온다고 하신다며,<br>허허~ 하고 웃으시는데,<br>순간, 눈물이 와락 나오는 것이.. 얼마나 안되어 보였던지..<br>그렇지 않습니까? 저를 얼마나 아껴주고 챙겨주셨던 분인데..</div> <div>무능력이라는 글자와는 정반대의 삶을 사신분이 이런 대우를 받고,<br>20년을 몸바친 댓가로 책상하나와 486컴퓨터 하나 달랑 준다면...<br>갑자기, 10여년 후의 저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br>주체할수 분노가 슬픔과 같이 몰려오더군요.</div> <div> </div> <div>매사에 당당하라 하시던 그분은 당당할 형편이 되지 못하고,<br>당당하게 살아라고 교육받았던 나이어린 쫄병은,<br>거대한 이기의 집단앞에 한없이 초라함을 느낍니다.</div> <div> </div> <div>문득 화장실에서 만난 후배 하나가,<br>선배는 어떻게 겁도없이 회사비판하는 글을 올릴수 있냐며 웃음짓기에,,,<br>불현듯 떠오릅디다. 저에게 당당함을 가르쳐 주었던 이부장님이.</div> <div> </div> <div>비판글 한줄 올린것으로,<br>제 3 자인 후배가 걱정할 정도의 회사라면,<br>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br>이미 그 조직은 경직의 극에 다다른 것이고 죽은 조직이겠지요.</div> <div> </div> <div>그렇지는 않습니다.<br>몇만명의 집단이란 곳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br>넓은 대양에 돌멩이 몇개 던진다고 표나지 않습니다.<br>단지 옆에서 보는 사람이 물튄다고 그러는 거지요. </div> <div> </div> <div>나는 당당합니다.<br>언제나 당당할수 있습니다.<br>앞으로도 당당하게 살겁니다.</div> <div><br>2000. 7. 6 <br>혼자만의 넋두리가,병이 될지도,,,<br>(다뎀벼)</div> <div><br>.......<br>.......</div> <div>그후 2001년에 회사를 그만두고<br>지금까지 저만의 사업을 하고 살고 있습니다.</div> <div> </div> <div>아마... <br>첫 직장상사를 통해서 배운것들로<br>지금까지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div> <div>10여전에 회사를 그만둔것에 대해 일말의 후회도 없으며<br>지금까지의 수많은 굴곡들도 내 인생의 훈장으로 생각하며<br>살아가게 된것에는<br>단언하건데 첫 직장상사의 가르침이 그 기초라고 생각합니다.</div> <div> </div> <div>별 생각없이 보고있던 <br>TV 드라마가 <br>지나간 과거의 긍정을 일깨워져<br>한없이 포근한 하루를 제공하네요...</div> <div> </div> <div>나른한 일요일입니다.....<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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