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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967320
    작성자 : 8비트
    추천 : 139
    조회수 : 8347
    IP : 211.243.***.82
    댓글 : 2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0/29 06:48:04
    원글작성시간 : 2014/10/29 00:38:14
    http://todayhumor.com/?humorbest_967320 모바일
    낮에 조문 다녀왔습니다.
    동동이(장녀)는 못봤어요.
    동생이(장남 둘째)는 지나가다가 얼핏 봤어요.
    마냥 아기인 줄 알았는데, 많이 컸더라구요.
    그 어린게 상주랍시고 삼베를 왼팔 상박에 차고 있었어요.

    영숙이 누나(부인)는 못뵈었습니다.
    봤어도 아무말 못했겠죠.


    실감이 안났습니다.
    장례식장 입구 로비에 카메라들이 16개쯤
    거치대에 놓인채, 정문을 겨냥하고 있었지만요.

    장례식장 안을 들어가
    장례식장을 안내하는 대형 LED패널을 보는데, 마왕의 얼굴이 없더라구요.
    아, 역시 오보였구나 생각했지만, (제발 그러길 바랐지만)
    그 다음 화면에 마왕의 얼굴이,
    23호실(2층)이리며, '장미'때의 사진이 뜨더라구요.
    '가족사진컨셉'이라 말했던 그 사진이요.

    그래도 실감이 안났어요.
    그래서 23호실로 갔죠.
    거기에는 마왕의 영정 사진과, 애도하는 조문객들이 있었어요.

    무릎이 꺾이는 기분이었어요.
    "팬이신가요? 조문 오셨으면 줄 서서 기다려주세요"
    하는 관계자분의 말을 듣고.
    일단 1층으로 내려갔어요.
    ... 돈 찾으러요.

    통장 잔금을 확인하고 *원을 출금했어요.
    '미안 마왕 나 이거 밖에 못해'라고 자책하면서

    돈을 넣고
    봉투에 누구라고 이름을 적을까 고민하다가.
    내 이름?
    기억도 안나는 고스시절 아이디?
    아니면 내가 아는 마왕을 좋아했던 모든 사람들의 이름?
    고민고민하다가  
    그냥 아무것도 안적었어요.
    알아달라고 온 건 아니니까
    그냥 오랜친구한테 인사하러 온거니까요

    봉투를 들고 
    다시 참배객 사이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어서, 봉투를 건네고
    방명록은 객적어서 안적었어요.

    향을 올리고
    두번 반 절을 하는데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
    눈밑을 훔치고 서둘러 나왔죠.

    밥도 거르고 올라온거라 한쪽구석에서 밥을 먹었어요.
    한쪽 구석에선, 이미 소주 2병을 마시는 청년이 있었고
    내가 앉은 뒷자석에서는, 도란도란 오래된 시절의 마왕 얘기를 나누었구요.
    '원래 장례식장이 이렇지'라며 묵묵히 육개장에 밥을 말아 먹었어요.

    눈물을 쏟을랑 말랑 쏟을랑 말랑 하고 있는데
    신대철 형님이 식사하는 곳으로 오셨어요.
    들어오시면서 오열하셨어요.
    그 어느 누구보다도 서글피,
    그 모습을 보는데, 참고 참았던 울음이 터지려고 했어요.
    참으려, 참아보려 애썼는데, 안되더라구요.
    먹는둥 마는둥 밖으로 나갔어요.

    하, 날씨는 지랄맞게 맑더라구요.
    장례식장 앞 벤치에서 하염없이 처 울었어요


    씨발. ㅈㄴ 개씨발

    나이가 아깝다

    남은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벌써 가냐?

    서럽고 원망스럽다.


    그 언젠가 뫙은 그랬지.
    자신이 27살에 죽을줄 알았다고.
    천재들은 그 나이에 죽으니까.
    하지만 일찍 사그라 드는 것보다, 롹커로서 천수를 누리고 죽는게 더 멋있는 것 같다고.
    일흔이 되도 여든이 되도 살아 있었어야지 
    벌써 가냐

    원망스럽고 원망스럽다.
    난 당신을 보내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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