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스포츠 버라이어티 쇼가 방송한 한국의 여성 격투기 선수와 일본의 남성 코미디언들의 격투기 경기에 대해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지상파 방송 TBS에서 지난 3일 방송한 '불꽃체육회 TV 슛 복싱대결2'에서는 '얼짱 파이터'라는 별명을 지닌 한국의 임수정 선수가 코미디언 카스가 토시아키, 시나가와 히로시, 이마다 코지와 총 3라운드의 격투를 벌였다. 이 프로그램은 여성 스포츠 선수들과 남성 연예인의 성대결을 다루며 분기에 한 번 꼴로 특별 편성된다. 

이날 방송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임 선수가 보호 장구를 갖추지 않고 링에 오른 것과 달리 세 명의 코미디언은 헤드기어를 착용한 채 비교적 작은 글러브를 착용해 유리한 위치에 섰다는 사실이다. 결국 임 선수는 첫 번째 라운드에서 카스가의 하이킥에 중심을 잃었고 니킥과 로우킥을 연달아 맞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 격투기 전문 웹진에 따르면 카스가는 임 선수에 비해 체중이 30kg 가까이 더 나가는 데다 지난 2007년 일본 K-1 무대에 오른 적이 있는 실력자다. 나머지 코미디언들 역시 격투 코너를 위해 주 5일 훈련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이번 기획 자체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대결은 무승부로 끝났지만 불리한 조건의 임 선수가 일방적으로 공격을 받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국내 네티즌들은 "지나치게 가학적이다" "한류 열풍에 대한 패배의식을 여성 선수에게 푸는 것으로 느껴진다" 등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본 네티즌들도 "여자 1명과 남자 3명의 대결이라니 너무하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