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정말 오랜만에 날 열받게 하는 영화를 돈 주고 봤다. 강력한 스포를 포함해 영화를 분석하고자 한다. 감정이 굉장히 많이 담겨있다.</div> <div><br /></div>일단 영화의 큰틀은 [타이타닉]과 굉장히 유사하다. <div><br /></div> <div>하위계층의 남자주인공, 최상위계층이지만 그런 귀족사회가 지겨운 여자주인공, 그리고 그 여자와 결혼하려는 또다른 상위계층의 남자.</div> <div>남자와 여자는 우연히 만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div> <div>둘의 사랑을 다른 남자가 눈치채고 권력을 이용해 남자를 죽이려하고, 여자가 그걸 막으려하고, 그 와중에 자연재해가 갑자기 덮쳐온다.</div> <div><br /></div> <div>딱 이런 스토리다. 배경만 고대 폼페이일 뿐이다. 흔하고 뻔한 스토리지만 [타이타닉]을 보면 알겠듯이 결코 재미없는 얘기가 아니다. 자연재해의 사이즈도 결코 [타이타닉]에 앞설지언정 뒤지지 않는다. 화산폭발이란 말이다!! ([볼케이노],[단테스피크]를 나는 정말 재밌게 봤었다.) </div> <div>하지만 [폼페이]는 화산폭발 그 하나를 위해 다른 모든 것들을 포기한 영화로 느껴진다. </div> <div><br /></div> <div>일단 캐릭터부터가 성의가 없다. </div> <div> 어릴적 로마군에게 가족을 잃고 노예로 팔려온 기마민족 출신 검투사, 주인공이 하위계층이어야 하니 검투사로 정한 것 같다. 또 검투사면 싸우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넣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아 근데 이 캐릭터, 폼만 죽어라 잡는다. 뭔가 멋있을거 같은 행동을 계속 한다. 계속 계속 계속. 그러다보니 이 주인공 캐릭터에 현실감이 안 느껴진다. 행동하나하나에 공감도 안가고, 그러다 보니 몰입도 전혀 안됀다.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여자주인공은 말을 좋아하는 부잣집딸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텐데, 왜 말을 좋아하냐면 남자주인공이 기마민족 출신이기 때문이다. 말을 직접 모는 장면도 없고, 딱히 말 관련 에피소드도 없다. 그저 말을 잘 다루는 남자주인공에게 사랑에 빠지기 위해 말을 좋아하는 캐릭터를 부여받았을 뿐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 그리고 이 말성애자 여자주인공을 너무 좋아해서 로마에서부터 쫓아온, 그리고 과거 남자주인공의 가족을 죽였던, 로마의 잘나가는 의원. 얘는 그냥 나쁜놈이다. 둘 사이의 사랑을 끊임없이 방해하는 악역 캐릭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span></div> <div> </div> <div> 남자와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너무 설득력이 없다. 왜? 왜 사랑에 빠지는 거임? 첫번째 봤을때 서로의 기억에 남고, 두 번째 봤을때 사랑을 느낀다. 첫눈에 반해도 됀다. 그런 영화 많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저 둘이 서로를 사랑하는게 전혀 납득이 안 간다. 두 번 만나면서 뭔가 사건이 있긴 있는데 둘이 사랑하게 만들어야 돼니까 억지로 끼워넣은 장면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저 정도 일로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걸 정도로 사랑에 빠진다고? 주인공에게마저 공감이 안가니 이어지는 모든 행동들에도 전혀 몰입이 안됀다.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의 운명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지가 않다. 왜 쟤네들은 저런 행동을 하는거야? 뭐야 이게 무슨 상황이야? 왜 주인공을 검투사로 한거야?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들만 계속 했다. </div> <div> </div> <div> 주인공을 포함해서 모든 인물들이 너무나 평면적이다. 매력있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영화가 진행돼면서 하나도 빠짐없이 죽을텐데, 안타까움을 느낄만한 인물이 주인공 포함해서 한명도 없다.<b> 이건 재난영화에서 정말 치명적인 단점이다.</b> [타이타닉]을 예로 들자면, 주인공, 조연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4인조 연주단을 보면서도 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건 [타이타닉]이 캐릭터를 만드는데 조연, 단역들마저도 정성을 들였기 때문이다. [폼페이]엔 이런게 하나도 없다. 화산이 터지고 수 많은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만 스토리에 전혀 몰입이 안돼니 긴박감도 없고 그냥 다큐멘터리를 보는것과 다를바가 없었다. 심지어 중요인물들로 한정하면 화산폭발로 죽는 사람보다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칼에 찔려죽는 사람이 더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많다. 이게 재난 영화니? </span></div> <div><br /></div> <div>영화 처음 절반은 검투사들의 화려한 액션장면이. 그 다음 절반은 화산이 폭발하는 엄청난 스케일의 재난 장면이 펼쳐지지만 영화란게 그런것만으로 재미가 보장돼는게 아니라는걸 [폼페이]를 보며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사랑, 복수, 재난, 너무 이것저것 하려다가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는 느낌도 든다.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글래디에이터]를 한창 재밌게 보는데 갑자기 화산이 터지는 느낌? 뭐 그런 비슷한 느낌이다. </span><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차라리 사랑에 집중해서 좀더 정성들여 스토리를 만들었다면 어땟을까란 생각이 든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역시 영화는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구나란 교훈을 새삼 깨달으며, [폼페이]에 별점을 매겨 보자면,</span></div> <div>별 5개중 2개. [타이타닉]과 [글래디에이터]를 대충 섞어서 폼페이 화산앞에 던져 놓은 B급영화.</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br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