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의사는 아니고, 내과 의사입니다. <div><br></div> <div>체외 투석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적절한 치료가 되지 못하였으니 병사로 한다고 하는 것은</div> <div>잘못된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의무기록을 보지 않은 입장에서, 의료 행위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적절치 않겠지만,</div> <div>현재까지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본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1. 처음에 수술이 필요하였냐?</div> <div> </div> <div> -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과연 수술을 하는게 적절하였냐에 대해서는,</div> <div>수술이 필요하였다고 봅니다.</div> <div><br></div> <div>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div> <div><br></div> <div> i) 뇌는 두개골 내에 들어 있고 두개골은 매우 단단합니다.</div> <div> </div> <div> 경막외 출혈이란 것은, 뇌와 두개골 사이에 피가 난 것입니다.</div> <div> (뇌와 두개골 사이에는 여러겹의 막이 있는데 이 중 가장 바깥쪽 막, 즉 두개골에 붙어 있는 막이 경막입니다)</div> <div><br></div> <div> 여기에 피가 나면 짧은 시간에 대량 출혈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 뇌가 눌리게 됩니다.</div> <div><br></div> <div> 만약 배나 팔/다리에 이런 피가 나면 크게 부풀어서 압력을 상쇄시켜 줄 수 있지만,</div> <div>두개골에 덮여 있는 뇌는 이것이 불가능합니다.</div> <div><br></div> <div>이에 따라 뇌압이 증가하여 바로 사망하게 됩니다.</div> <div>(이 때 사망하는 이유는 뇌에서 심장 기능 및 호흡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눌려서 이 부위가 기능을 못해서 입니다.</div> <div>이렇다 하더라도 꼭 죽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 ii) 따라서, 경막외 출혈이 있을 때, 피가 난 것을 제거하고, 두개골을 열어주어 압력을 제거해 주는 것은 필수적입니다.</div> <div> 만약, 사고 후 수술을 하지 않으셨다면, 300여일간의 생존은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따라서, 사고 직후의 수술은 필요하였을 것으로 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 iii) 현 시점에서 처음에 수술이 필요하였냐, 필요치 않았냐, 그리고 생존 가능성이 없는데 왜 수술했냐는 논점이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 체외 투석 장비의 필요성?</div> <div> </div> <div> 이것이 중요한 논점일 것입니다. 체외 투석을 해야 하는데 안해서 사망하였다는 것이 주장인 것으로 보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 i) <span style="font-size:9pt;">사람이 죽는 이유를 쉽게 이해하려면, 약간 관점을 돌려서, 사람이 죽지 않는 이유 (생물학적으로)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span style="font-size:9pt;">사람이 죽는 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느냐는 논란은 접어두겠습니다.)</span></div> <div><br></div> <div> 생물학적으로 죽지 않기 위해서는 </div> <div> a) 영양 공급 b) 산소 공급 c) 노폐물 제거</div> <div><br></div> <div> 만 해 주면 됩니다.</div> <div><br></div> <div> ii) 심장이 멈추면 피가 돌지 않아 개개의 세포에서 위의 3가지를 해 주지 못합니다.</div> <div> 그래서,<span style="font-size:9pt;"> 심장이 멈추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span></div> <div> (뇌사의 경우, 장기 이식을 위해 특별히 만든 기준이므로 여기서는 제외하겠습니다)</div> <div><br></div> <div> iii) 그런데, 현대 의학 기술은, 호흡이 멈추건, 심장이 멈추건, 콩팥이 멈추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 a) 호흡이 멈추면 인공 호흡기 (mechanical ventilator)를 달게 됩니다.</div> <div> b) 심장이 멈추면, 혹은 인공 호흡기로도 충분한 산소 공급이 안되면 체외 순환기 (ECMO) 라는 기계를 답니다.</div> <div> c)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투석 (간헐적 투석 혹은 CRRT라고 불리는 24시간 투석)을 합니다.</div> <div><br></div> <div> 물론, 이러한 장비도 영구히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사용하다보면 여러 합병증들이 생기게 되어</div> <div>이로 인해 결국 사용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 iv) 예를 한가지 들어보겠습니다.</div> <div> SCUBA를 할때 공기통을 매고 들어갑니다. 물에 들어가면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호흡을 도와주는 인공호흡기나 마찬가지죠)</div> <div><br></div> <div> 그렇다고해서 공기통을 매고 들어가서 평생 그곳에서 살 수는 없습니다.</div> <div> 가지고 들어간 공기통이 다 소진되기 전에 물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div> <div><br></div> <div> 만약, 결국 공기통 소진시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여 사망한다면, </div> <div> 그 사인은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여서 일까요, </div> <div> 아니면 공기통을 많이 가져가지 않아서, 혹은 누가 추가로 가져다 주지 않아서 일까요?</div> <div><br></div> <div> </div> <div>백선하 교수님의 주장은, 공기통을 추가로 가져다 주려고 했는데 가족들이 그걸 원치 않아서 사망하였다는 주장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나, 돌려 생각해보면 이는 잘못된 주장입니다.</div> <div> 만약,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즉 원인 제공한 외적 요인이 없었다면, 사망으로 이르렀을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SCUBA로 물에 들어간 사람이 못나오고 있으면 공기통만 추가로 가져다 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을까요?</div> <div>식사는 어떻게 하고, 노폐물은 어떻게 하고, 주변에서 공격해 오는 물고기들 (원내 감염)은 어떻게 하나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3. 사람은 결국 셋 중 한가지로 죽습니다.</div> <div> a) 산소 공급 차단 b) 영양 공급 차단 c) 노폐물 제거 불가.</div> <div><br></div> <div>이를 초래한 근본 원인, 즉 병원에 온 사유, 주소 (chief complaint)가 사망의 원인이 되어야 합니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