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대열아 잘 있냐? 나야. 네가 국민학교 6학년 때 전학 와서 젤 먼저 친해진 그 친구.</div> <div> </div> <div>동네 오락실을 같이 누비던 그 친구. 일요일마다 목욕탕 같이가던, 목욕 하고 나면 포카리, 계란이 최고라면서 나눠먹던 그 친구.</div> <div> </div> <div>치열하고 가끔은 위험했던 유년기를 같이 보낸 그 친구다.</div> <div> </div> <div>이름을 말 안해서 모르겠나? 그럼 지난글을 눌러보던지. ㅋㅋㅋ 이 사이트에 내 신상이 굉장히 많이 있거든... </div> <div> </div> <div>인터넷은 아직 할 줄 아냐? 지금은 많이 복잡해졌는데 ㅋㅋㅋㅋㅋ</div> <div><br />사실 여기서 너를 다시 찾게 되었다. 회사에서 존나 울면서 글을 읽었지 뭐야. 너 이새끼 군생활 참 잘했더라......</div> <div> </div> <div>거긴 어떠냐... 할말이 많았는데 가슴이 벅차다 갑자기. 그간 바빠서 정신 없었는데 오늘 참 니 생각이 많이 난다.</div> <div> </div> <div> </div> <div>나 오늘, 임신해서 짱짱배인 우리 와이프 데리고 장인어른 가게 가서 고기도 얻어먹고 놀다 왔다.</div> <div> </div> <div>지금 와이프는 자고.. 우리집 개도 자고... 나만 잠이 안와서 아직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네.</div> <div> </div> <div>나 결혼도 했고 ㅋㅋㅋ 이제 다음달이면 새멤버도 영입한다. 아들이고~ 이름을 뭘로 지을지 요새 계속 고민중이야.</div> <div><br />네가 봤었다면 좋은여자라고, 잘 살라고 해주었을까? 궁금하네...</div> <div> </div> <div><br />거참.. 이번해 이번달이 전역한지 딱 10주년이더라? 내가 너보다 12일 늦게 입대했잖아.</div> <div> </div> <div>그땐 동반입대도 없었는데.. 그런게 있었다면 우리 같이 입대했을까? 그랬다면...... 미래가 조금은 바뀌었을까... </div> <div> </div> <div>너도 들어서 알지? 우리 엄마, 나 입대하고.. 너희 어머니한테 가서는 우리아들 보고 싶다고 울고 그러셨던거.</div> <div> </div> <div> </div> <div>그거 생각나냐.. 중학교땐가 우리 학원 마치고 학원전화기로 네가 집에 전화걸어서 너희 어머니한테 </div> <div> </div> <div>"엄마 나 학원 끝났어. 집에 가면 맛있는거 해줘~" 하고 몇마디 대화 후 끊고 나중에 알고보니 너, 너희집이 아니고 우리집에 전화걸어서 </div> <div> </div> <div>우리 엄마랑 통화한거였지. 우리 엄마도 잠결에 받으셔서 내가 전화한줄 알고 '우리 아들이 이렇게 사근사근하지않은데...' 하면서도</div> <div> </div> <div>나인줄 아셨단다.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너랑 나랑 집전화번호도 서로 헷갈릴 정도였구나 싶다. 나도 외아들이고 너도 외아들이었고..</div> <div> </div> <div> </div> <div>우리 미술전공도 같이 했었잖아.. 지금 네가 내 곁에 있었다면 너도 나처럼 디자이너를 하고 있었을까.. 아니면 화가가 되었을까...</div> <div> </div> <div>한국에선 미술은 안돼~~ 이런 푸념이나 하면서 같이 술한잔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div> <div> </div> <div> </div> <div>말년 휴가때에서야 너의 소식을 접했고 너희 집에서.. 너희 어머니 눈물에 난... 그래 솔직히 말하면 그때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웃기지?</div> <div> </div> <div>실감도 나지 않았어. 그냥 무덤덤하게 있었다. 너희 어머니 앞에서 '무슨 얘길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딱 그생각만 하고 있었어.</div> <div> </div> <div>그러고 있다가 휴가 복귀날 TMO 타고 부대로 가는중에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나더라. 병신처럼 울었다 그때. 그제서야 실감이 됐었나봐. </div> <div> </div> <div> </div> <div>아, 그리고 너. 우리 병장달던 11월에 내 꿈속에 나왔었지? 깔깔이 입고. </div> <div> </div> <div>"너 이새끼 병장달더니 겉에다 깔깔이도 입는구나~" 했었잖아 내가 ㅋㅋㅋ </div> <div> </div> <div>네가 그날 꿈속 px에서 그렇게나 나한테 먹을걸 사주더니만. 끝까지 말한마디 안하고 나 혼자 먹는거 지켜만 보고 갔잖아.</div> <div> </div> <div>그 꿈을 꾼 시기는 이미 네가 사고가 나서 하늘에 있었을 때였다는걸, 나는 말년휴가때에서야 소식을 접하고 알았지..</div> <div> </div> <div>이미 하늘에 갔어야 할 네가 우리 부대는 왜 왔니... 가기전에 나 진급 축하 해주러 온거였어? </div> <div><br />먼길 가야될 새끼가 뭐하러 그렇게 멀리까지 들렀냐.........</div> <div> </div> <div> </div> <div><br />전역하고는..나 너희 어머니께 인사도 못드렸어. 무사히 전역한 내 앞에서.. 너희 어머니 네 생각에 눈물 또 흘리시면 나는 어떡하나 싶었어. </div> <div> </div> <div>자식새끼는 가슴에 묻는다는데...</div> <div> </div> <div>그땐 뭐랄까... 내가 나타나서 너희 부모님 마음 또 흔들어 놓고 싶지가 않았어. 차라리 세월이 흘러 그냥 잊고 편히 사시길 바랬었거든. </div> <div> </div> <div>근데 그게 아니었는지.. 네가 있던 그 자리, 네가 지내던 그 동네가 너희 부모님을 그렇게 괴롭혔던건지 결국 갑자기 어느날 홀연히 이사를 가셔서 </div> <div> </div> <div>나는 오늘까지도 너희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뵐 수 있다면 너만큼 내가 잘하진 못하지만 아들처럼 잘해드리고 싶다.</div> <div> </div> <div>난 여기에 글을 쓰면서도 혹시나 오유를 할지도 모르는 네 여동생한테라도 연락이 닿기를 기대 하고 있어.</div> <div> </div> <div>왜냐면 너의 기념비를 세워준 그 부대에서는 너희 부모님 주소라던지 그런 정보를 이젠 더 이상 얻을수가 없었거든.</div> <div> </div> <div>하지만 오랜시간 함께 해온 이 사이트가 작년에 네 기념비라도 찾을 수 있게끔 큰 선물을 줬었기에 여기에서 한발 더 </div> <div><br />네가 어디에 잠들어 있는지 정도는 알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또 한번 걸어본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벌써 11년이 됐어. 당시 너의 기억과는 세상이 정말 많이 바뀌었고.. 그래, 지금쯤엔 너의 꿈이 바뀌었었을 수도 있겠다.</div> <div> </div> <div>가끔 세상이 힘들게 다가올 때마다 네 생각 참 많이 한다. 등록금에 치여 다 때려치우고 싶을때에도...</div> <div> </div> <div>혹시나 지금 나를 지켜보고 있는데.. 네가 하고 싶었던 그 일들을 내가 포기 해버리면 얼마나 한심하게 볼까...</div> <div> </div> <div>대학을 군입대 휴학 후 결국 끝내 복학도 하지못하고 간 너는 나를 얼마나 부러워 할까..</div> <div> </div> <div>그때마다 정신이 번쩍 들더라. 열심히 살아야지. 돈이 안되어도 내 꿈, 끝까지 가져갈거고.. 네가 샀다고 자랑하던 그 책.. 인체 드로잉, 해부도였지?</div> <div> </div> <div>주인 잃은 그 책.. 주인 잃은 그 꿈을.. 내가 열심히 살아서 보란듯이.. 네가 대리만족이라도 하게끔 독하게 열심히 살거야. 꼭 지켜봐주고..</div> <div> </div> <div>혹시 안 바쁘면~ 나 병장 진급했던 그 때처럼 오늘 꿈에 한번 와줄래? ㅋㅋㅋ 같이 담배라도 한대 피우게..</div> <div> </div> <div> </div> <div><br />-영원히 23살의 군인으로 남은 내 친구에게.</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id="image_08759008746517647" class="chimg_photo" style="border-top: medium none; border-right: medium none; border-bottom: medium none; border-left: medium none" alt="20130803_095018.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4/1396800365Sk5Ci1TE9RfKDm.jpg" width="800" height="600"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id="image_02204889442850123" class="chimg_photo" style="border-top: medium none; border-right: medium none; border-bottom: medium none; border-left: medium none" alt="20130803_094946.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4/139680037468IQ6fNcnenjFrJMJuG2cq4oy2tbw.jpg" width="800" height="1067"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id="image_08517160304724431" class="chimg_photo" style="border-top: medium none; border-right: medium none; border-bottom: medium none; border-left: medium none" alt="20130803_09501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4/1396800383Elqe6HDS95efuwOFljCxslczmiVfV6GG.jpg" width="800" height="600" /></div> <div><br /> </div> <div> </div> <div> </div> <div><br />원문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118135"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bestofbest_118135</a> 에서 친구를 찾게 된 글쓴이입니다.</div> <div> </div> <div>작년에 우여곡절 끝에 부대를 찾아 친구녀석을 보러 부대에 다녀왔지만 이제야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div> <div> </div> <div>당시 경비단장님께서 정말 자리 좋은 곳에 기념비를 세워 주셨더군요... 바다가 보이는..</div> <div> </div> <div>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산 속 깊숙이 있는 기념비를 찾게끔 도와주신 현재의 중대장님께도...</div> <div> </div> <div>사실 글을 쓰지 않으려 했었는데.. </div> <div> </div> <div>감사하고 또 감사한 감정의폭풍님에게 소식을 전해드리고도 싶었고 (닉언은 죄송합니다...)</div> <div> </div> <div>바쁜 일상의 와중에 오늘따라 그 친구가 유난히 생각나서일까요? 사람은 정말 참 간사한것 같네요.. </div> <div> </div> <div>하지만 친구놈에게 제 소식을 전하고도 싶었구요...</div> <div> </div> <div>사실 주저리 주저리 이렇게 제 친구 얘기를 할만한 곳도.. 딱히 마땅치 않기도 했구요.</div> <div> </div> <div>밀게에서 일어났던 일이라 여기에 써 보았는데 게시판이 안지켜져 불편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div> <div> </div> <div>그리고... 오유. 제 친구를 찾게 해 주어서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br /></div> <div>좋은 밤 되십시오.</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