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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444893
    작성자 : 식당노동자
    추천 : 171
    조회수 : 22631
    IP : 183.97.***.148
    댓글 : 48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21/09/10 18:09:33
    원글작성시간 : 2021/09/10 10:35:41
    http://todayhumor.com/?bestofbest_444893 모바일
    나이를 먹을수록 즐거움은 줄어들고 우울해져간다.
    <p> </p> <p> </p> <p> </p> <p>남들이 착실하게 공부하고 돈을 모아서</p> <p>뭐 결혼 육아 좋은 직장 취직. 이런것들 할 때.</p> <p>군대에 말뚝을 박았으면 중사 끝물 빠르면 상사.</p> <p>뭐 아니면 대위끝물 소령쯤 되었을 나이.</p> <p>평범한 회사에 들어갔으면 못해도 차장쯤?</p> <p>늦으면 과장쯤 되려나. 하여튼 그 나이.</p> <p> </p> <p>몇 번인가 기회는 있었는데 결혼은 못했다.</p> <p>몇 번인가 기회는 있었는데 제대로 된 직장을</p> <p>갖기까지도 너무 오래 걸렸다.</p> <p>제대로 됐다기도... 제대로 된건가?</p> <p> </p> <p> <br></p> <p>열두세시간을 식당에서 보내다보니까...</p> <p>그런 생각이 든다. 고기를 썰고..</p> <p>식당 손님들에게 웃으며 서빙을 하거나 인사를 하고..</p> <p>가뭄에 콩나듯 있는 진상에게서 멘탈이 터지고</p> <p>지나가다 괜히 한마디 던지는 점장 사장의 말에</p> <p>담배는 늘어가고 "아니 그럴거면 왜 나를 써요?"</p> <p>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만,</p> <p> </p> <p>빚이 너무 많다. 버는돈도 쪼끔 되는데 그 쪼끔 되는 돈</p> <p>빚에 다 때려박고 대충 한달에 이십얼마정도로 근근히</p> <p>생활한다.</p> <p> </p> <p>그래도 너무 걱정마라. 할거 다 하고 다닌다!</p> <p>쌀떨어지면 사장이 알아서 쌀도 챙겨준다!</p> <p>온라인게임도 잘 한다! 별 일 없다! 별 일은 없는데.</p> <p> </p> <p> </p> <p>부모님하고 인연을 끊은지 좀 됐다.</p> <p>술을 끊은지도 좀 됐다. 내 지난 글을 돌이켜보면 매번</p> <p>술마시는 에피소드밖에 없었다. 그래서 끊었다.</p> <p>일년 삼백육십오일 중 윤달껴서 삼백육십육일을 술을 마셨다.</p> <p>그래서 끊었다. 술 매일 마셔도 한 칠십줄까지는 살겠지만.</p> <p> </p> <p> </p> <p>어느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p> <p>취해있지 않은 나날이 많았으면 좋겠다.</p> <p>좀 더 온전한 정신으로 파란 하늘을 보고, 그러고 싶었다.</p> <p>아예 안마시지는 않는다만.(어제도 마셨다)</p> <p>최대한 깨어있는 날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p> <p> </p> <p>찬란한 이십대 그 빛나는 나이대에는 관심도 없던 옷과</p> <p>신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말로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이</p> <p>"너 이렇게 잘 입고 다닐 수 있으면서 왜 그동안은 안했느냐"</p> <p>며 타박을 줬다. 기분이 살짝 좋았다. 그날은 많이 마셨다.</p> <p>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치마는 꼭 했다. 양념국물 막걸리 방울같은게</p> <p>옷에 튀어 있는게 얼마나 추한 것인지 깨달은지 얼마 안됐다.</p> <p> </p> <p>그런데 후회가 든단 말이야.</p> <p>내 생에 가장 빚나는 나이에 할 수 있던 일을 이제 꺼져가는</p> <p>이 불꽃에 태워야 한다는게,</p> <p>활활 타오를 수 있었던 그 때는 거들떠도 안보던 그 불빛을</p> <p>왜 이제서야 마주했는지. 후회가 막심하다.</p> <p> </p> <p>옷이나 머리뿐만이 아니다.</p> <p>공부나 내 미래에 대한 고민 돈에 대한 성찰 그런 것들 좀만 더</p> <p>빨랐으면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을텐데.</p> <p> </p> <p>그랬으면 부모님하고도 인연을 끊지 않을 수 있었을까?</p> <p>돌이켜보면 아쉬운 인연들이, 지금 내 곁에 계속 있었을까?</p> <p> </p> <p>미래는 아무도 모른다지만 정말로 나는 이악물고 아무것도</p> <p>모른다고 고개만 저어댔다. 그 과거에게 현재의 내가</p> <p> </p> <p> </p> <p>"너무 미안해."</p> <p> </p> <p> </p> <p>엎어진 물 주워담을 수 있느냐는 상투적인 타박을 보내온다.</p> <p>과거의 내가. 그리 말한다. 밤이 되면 꽤 넓은 내 방 여기저기</p> <p>수도꼭지 물방울 떨어지는, 이시국에도 괴성지르며 술취해</p> <p>돌아다니는 사람들 소리. 나만 들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소리로</p> <p>틀어놓은 유튜브 책읽어주는 소리. 그런것들이 내가 세상에 아직</p> <p>존재하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지만, 동시에 점점 더 고독해짐</p> <p>역시 알려주고 있다.</p> <p> </p> <p> </p> <p>어느 쉬는날, 나는 아무데도 가지 않고 방에 앉아 쓸데없는</p> <p>플래시게임을 하고 집 여기저기 정리를 하고, 괜히 모든 불을 끄고</p> <p>한두시간 누워있기도 하고 좋아하는 라면을 끓여먹으며</p> <p>또, 과거에 대충 사로잡혀 끙끙댔다.</p> <p> </p> <p>그날은 비가 많이 왔다.</p> <p>걸어서 이분거리에 있는 내가 일하는 식당에 갔다.</p> <p>쉬는날도 출근했냐는 농담을 들으며 나는 앉아서</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평소 썰기만 했지 먹고싶었던 고기와 술을 먹었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턱을 괸 채 삐딱하게 앉아서 뉴스도 보고 그러다 돌아왔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한잔 더 할까?' 집에 와서 냉장고를 열었더니 맥주가 반기길래</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냉큼 집어 쓰레기통에 갖다버렸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먹고싶어. 그런데 오늘은 아니야."</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아쉬운 마음 뒤로하고 잠들었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뭔가 바뀌고는 있는 것 같은데...</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런데 너무 느리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대출이자는 조상님이 내주시냐. 야 그거 앞에 접시좀 줘봐.</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어제 애 병원 데리고 갔다오는데 마트가서 휴지 한롤 사오라고</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해서 사왔더만 할인하는거 안사왔다고 되게 뭐라고 하더라.</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래서 또 싸웠다. 애앞에서. 미안하지. 미안한데 느그 형수도</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러면 안되는거야. 나도 할 일 많은데 마트 갔다와달라고 해서</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갔다와줬으면 고맙다는 말이 먼저 나와야지. 에이 짜증난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야 잔 비었어. 한잔 따라봐."</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넌 거기서 끝나지. 야 나는 부모님 모시고 산다. 이나이에.</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애들이 안괴롭히면 부모님이 뭐라하신다. 부모님이 조용하면</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애엄마가 뭐라하고 아주 죽겠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런 생활의 온도가 절실히 느껴지는 대화를 번갈아가며 듣고있는데</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내가 슬펐던 건, 그 대화에 낄 기회를 잃어버린 과거 때문이였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나는 착실하게 살지 않았기 때문에 저 대화에 낄 가치조차 잃어버린</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인간이 되었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부럽다. 저새낀 결혼 안했으니까. 야야. 혹시 기회 생기더라도</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하지마라. 너 일 힘들잖아. 직업을 왜 두개를 가지려고 해. 투잡뛰지마.</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냥 혼자살고 하고싶은거 다 하고 살아. 우리 노동자 하고싶은거 다 해!"</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으하하! 그럴까! 내가 승리자다! 내가 승리자라고!"</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슬픈데 뭐, 그 앞에서 오만상 찌푸리고 있어봐야 뭐해. 그냥 그렇게</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농담처럼 흘리고는 술취해 오른 버스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래 뭐.</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누굴 탓하겠어. 결국 내가 만든거고 내가 죄인인거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위로를 받으려고 하는 말이라기 보다는, 그냥 사실이 그렇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럼 그렇게 알고 살면 되는데, 왜 굳이 이렇게 심경토로를 하느냐면</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래도 마음 한 구석 어딘가에는 나같은 인간도 위로받을 한구석 정도는</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속 아껴둔</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양지바른 곳에 심은 내 꽃밭에 싹이라도 필까 싶어서.</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어느날 드리운 그 먹구름을 이렇게 한번 걷어보려고 한다.</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근데 내가 뭔 말을 쓴거야.</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출근이나 하자. </span>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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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에는 보내준다는데 보내주세요! [21] 식당노동자 21/02/28 18:57 19257 113
    또라이같은 부장때문에 속터지고 분노하고.ssul [13] 식당노동자 21/02/24 22:34 23123 117
    방금 낮잠자다 꾼 꿈 [37] 식당노동자 21/02/21 23:38 25009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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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가 얼어터지고 내 복창도 터지고 그와중에 진상은 아닌데 손님썰 [40] 현장노동자 21/01/13 09:47 30037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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