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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189305
    작성자 : 비설당주
    추천 : 800
    조회수 : 39990
    IP : 119.192.***.238
    댓글 : 5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12/12 01:39:26
    원글작성시간 : 2014/12/10 10:52:29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89305 모바일
    츤데레 택시기사님 썰
     
    요즘 정신도 없고, 돈도 없고, 남친도 없으니까 음슴체.
     
    회사 일 때문에 택시를 탔음. 기사님이 말씀을 계속하심.
    말이 좀 많으신 택시기사님은 두 부류로 나뉨.
    '아~ 네' '예' 등 적당히 대답만 해도 될 수 있는 일장연설을 펼치시는 분들과
    상호소통을 중요시하는 대화법으로 단답형 대답이 불가한 대화를 하시는 분들.
    이 분은 후자셨음.
     
    처음엔 화제가 재개발 판자촌 마을 - 전월세 등으로 가다가
    기사님은 20평 대의 아파트에 자가로 사시는데 (20년전 청약저축으로 분양받으셨다고 ㅇㅇ)
    딸이 둘이라 어릴 땐 방2개 아파트가 괜찮았지만 애들 크고 늘리고 싶다..로 발전.
    따님 둘이 오피스텔 구해서 나가 사신지 10개월만에 다시 돌아왔다고 하심.
    츤츤은 여기서부터 시작.
     
     
    기사님: 아니, 둘이 나갔으면 둘만 들어와야지 어디서 개새끼를 한마리 데리고 들어와 귀찮아 죽겠네
    나: 아무래도 개가 있으면 집안 분위기도..
    기사님: 우리집에 15살 된 푸들이 있었는데, 둘이 나가서 또 데려왔다구요! 그걸 뭐하러 키워? 푸들이 15살인데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서 뒷좌석에 앉아있는 난테 푸들 사진을 보여주심) 얘가 15살이에요.
    나: (츤츤의 향기에 터질 뻔 했으나 참고 사진 봄) 나이 많아도 예쁘게 생겼네요.
    기사님: 이제 눈도 안 보여. 이걸 왜 키우나 몰라. 귀찮아. 늙어가지고.
    나: 그래도 집집마다 아버님들은 개 왜 데려오냐고 하면서 집에 오면 제일 반겨주고 한다고 예뻐하시던데.. (생략된 말: 기사님도 그러시겠죠)
    기사님: 예뻐하기는.. 내가 목욕시키고, 간식 주고, 산책도 내가 시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 제일 좋아하는 거 같아.
    나: (안 웃으려 노력한다) 정이 많이 드셨겠어요. 제가 키우는 개도 이제 13살이에요.
    기사님: 이미 정 들었는데 죽으면 너무 마음 아플테니 죽고나면 다시는 안 키우려고 했는데, 개새끼를 또 데려왔다니까. 근데 또 새로온 게 애교가 많아서 품에 파고들고, 안기고, 귀찮아 죽겠어.
     
     
    이 대화를 통해 김첨지 레벨의 츤데레 기사님인 것을 확인.
    이후 딸 둘이 얼른 시집 가야되는데 시집 갈 생각이 없는지 집 늘리자고 했다며 또 폭풍투덜 시작하심.
    따님 두 분 다 커서 큰 따님이 이제 서른된다며 또 다시 핸드폰 열어 따님 두 분 셀카 다 보여주심;;;
    아버님이 미남이시라 따님 두 분 다 눈 크고 미녀시라고 했더니 입이 귀에 걸리심.
    하지만 말로는 '요즘 이 정도 안 예쁜 애도 있나? (잠시 후)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사님: 아 글쎄! 어제는 내가 라면을 끓여먹는다고, 우리집 마누라가 삼양라면을 사놨더라고. 그래서 하나를 끓였는데 딸이 와서 '아빠 라면 먹어?' 하더니 자기도 먹어보겠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한 젓갈 먹더니 '삼양라면도 맛있네?' 하면서 국물까지 싹 먹었어! 나 먹으려고 했던건데! 국물까지 싹!
    나: (ㅋㅋㅋㅋㅋㅋ) 원래 라면은 남이 끓인게..
    기사님: 그래서 내가 토스트를 3장 구웠어요. (ㅋㅋㅋㅋㅋㅋㅋ자상 터지심) 그랬더니 또 '토스트도 맛있네' 하면서 한 장 먹네? 그리고 마누라 한 장 먹고.. 한 장 남은거 반은 개들 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 먹고 나가서 담배나 피웠네. 에잇... 사는게...
    나: 그게 가족들이 사는 재미죠. 행복하시잖아요.
    기사님: 행복까지는 모르겠는데, 새벽에 나오기 전에 딸들 자는 방을 열어봐요. 애들 자고 있는 거 보면 마음이 그렇게 푸근하고 든든할 수가 없어요. 나 자기 전에 안 들어오는 날은 불안하고 그런데 또 새벽에 문 열어보면 잘 자고 있고. 그럴 땐 걱정이 싹 사라지는 거 같아. 근데 내가 개인 택시 팔아서 애들 대학 보내고 했는데 그 공을 알까?
    나: 그럼요. 왜 몰라요. 다 알죠.
    기사님: 아무래도 모르는 것 같아. 그러니까 라면을 국물까지 다 먹지. 그래도 걔들이 있어서 참 행복해.
     
     
    하지만 결론은 딸뇬들 시집이나 갔으면 좋겠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릴 때, 얘기 잘 들어줘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 ㅋㅋㅋ
    혹시 그 두 따님이 이 글을 보실 수도 있겠지만, 참 멋진 아버님을 두셨습니다. ㅎㅎㅎ
    오래오래 가족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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