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제가 고등학교를 천주교 미션 스쿨을 나왔습니다.</P> <P> </P> <P>저는 그냥 무신론자이고 해서...</P> <P> </P> <P>그 학교를 원해서 갔던건 아니고, </P> <P> </P> <P>걍 연합고사 보고 뺑뺑이 돌려서 간 곳이 그곳이었음.</P> <P> </P> <P> </P> <P> </P> <P> </P> <P>어딘지 쓰면 신상 털릴 것 같아서 걍 학교 이름은 생략할게요.</P> <P> </P> <P>어차피 한국에 천주교 미션 스쿨 그리 많지도 않으니..</P> <P> </P> <P> </P> <P> </P> <P>제가 다니던 학교(구 학사)에는 학교내에 성당이 있었고, </P> <P> </P> <P>아침 조회 대신 아침 미사 보고,</P> <P> </P> <P>양호실엔 양호 수녀님, 철학 윤리 가르치는 신부님, 교장 수사님 계시는 그런 곳이라...</P> <P> </P> <P>독실한 천주교 신자들도 많이 다니는 학교였습니다.</P> <P> </P> <P> </P> <P> </P> <P> </P> <P>예전에 연합고사 치루신 세대는 아시겠지만..</P> <P> </P> <P>1지망부터 5지망까지 쭉 채워넣고 </P> <P> </P> <P>보통 1,2지망은 실력이 되도 뺑뺑이에 따라 갈 수도 있고 못 갈 수도 있지만..</P> <P> </P> <P>보통 3지망 이하로 신청하는 학교들은 스스로 원해서 1지망에 쓰면 대개는 갈 수 있습니다.</P> <P> </P> <P> </P> <P>그래서인지 뺑뺑이 배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P> <P> </P> <P>저희 학교에는 유난히 1지망에 스스로 지원해서 입학한 천주교 신자들이 많았죠.</P> <P> </P> <P> </P> <P> </P> <P>자연히 제 친구들 중에는 신부님이 된 친구들이 많습니다.</P> <P> </P> <P> </P> <P>그런 친구 중의 하나가 R 이라는 녀석인데..</P> <P> </P> <P>이 녀석도 현재 천주교 사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P> <P> </P> <P> </P> <P> </P> <P>먼저 설명하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 그녀석은 키가 굉장히 작습니다..</P> <P> </P> <P>정확한 키는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150 중반 정도? 160 이 안 될 겁니다.</P> <P> </P> <P> </P> <P> </P> <P> </P> <P>여튼 그 녀석이랑 토요일에 수업 마치고 같이 집에 돌아가는데..</P> <P> </P> <P>학교 옆에 있는 H 공원에서 무당 굿판이 벌어지고 있어서 구경을 했습니다.</P> <P> </P> <P> </P> <P> </P> <P> </P> <P>지역 축제의 일환으로 구청이 주최한 굿판 행사였다고 들었는데..</P> <P> </P> <P>지역 주민들이 엄청 많이 삥 둘러싸고 굿판을 구경중이라 구경하는게 쉽지 않았었죠.</P> <P> </P> <P> </P> <P> </P> <P> </P> <P>가운데서 무당이 작두를 타고, 방울 흔들며 춤도 추고 하는것을</P> <P> </P> <P>몇겹의 사람들이 삥~ 둘러가며 애워싸고 구경하는 모습. 상상이 되시죠?</P> <P> </P> <P> </P> <P> </P> <P>여튼 사람도 너무 많고, 시끄럽고 해서 구경하는 것이 영 쉽지 않았습니다.</P> <P> </P> <P>게다가 R 과 저는 늦게 도착해서 </P> <P> </P> <P>몇겹의 사람들 벽 뒤에서 까치발을 들고 겨우 구경하고 있던지라..</P> <P> </P> <P>더더욱 그랬죠.</P> <P> </P> <P> </P> <P> </P> <P>앞의 사람들의 벽 때문에 잘 안 보여서 콩콩 뛰며 구경하다가 옆의 친구 R을 보니..</P> <P> </P> <P>이 녀석이 구경은 안 하고 고개를 숙인채로 뭐라고 중얼중얼 거리고 있더군요.</P> <P> </P> <P> </P> <P>그래서 제가 </P> <P> </P> <P>"얌마. 뭐해?" 그랬더니..</P> <P> </P> <P> </P> <P>R이 말하길.. </P> <P> </P> <P>"저런거 다 사람들 현혹하는 사기야. 저런 미신적 사기가 마음을 더럽히지 않도록 기도문 외운다" 라고 대답했죠.</P> <P> </P> <P> </P> <P> </P> <P>그런데 잠시 후.. </P> <P> </P> <P>주변이 엄청 조용해 지는 겁니다.</P> <P> </P> <P> </P> <P> </P> <P>갑자기 무당이 춤도 멈추고 흔들던 방울도 내려놓고</P> <P> </P> <P><STRONG>"이놈~!!!!" </STRONG>하고 소리를 빽 지르는더군요</P> <P> </P> <P> </P> <P>그러면서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르켰는데...</P> <P> </P> <P>사람들 벽이 몇겹이라 </P> <P> </P> <P>그쪽 방향에 있던 사람들이 다들 혼비백산해서</P> <P> </P> <P>"저.. 저요?" </P> <P> </P> <P>라고 무당에게 되물었죠.</P> <P> </P> <P> </P> <P> </P> <P>그러자 무당이 </P> <P> </P> <P> </P> <P><STRONG>"거기 네놈들 말고 니들 다 썩 비켜!!"</STRONG>  이러는겁니다.</P> <P> </P> <P> </P> <P> </P> <P>그러자 몇겹으로 되어 있던 사람들의 벽이 쫘악 열렸고...</P> <P> </P> <P>벽의 맨 뒤에서 저와 제 친구 R이 무당 앞에 드러났죠...</P> <P> </P> <P> </P> <P> </P> <P>그렇게 드러난 저와 R을 향해 무당이 기차화통 삶아 먹은 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습니다.</P> <P> </P> <P> </P> <P><STRONG>"네 이놈!!! </STRONG></P> <P><STRONG></STRONG> </P> <P><STRONG>네 녀석은 나와 무슨 원수 진 일이 있느냐? 왜 남의 굿판에 와서 훼방을 놓는 것이냐?" </STRONG>라고..</P> <P> </P> <P> </P> <P> </P> <P> </P> <P>저는 그때까지만해도 속으로 </P> <P> </P> <P>'??? 저 무당 지금 뭐라는거야?? 우리가 무슨 훼방을 놓았다고 저러지?'  라고 생각했죠.</P> <P> </P> <P> </P> <P> </P> <P>그런데 그 다음에 무당이 외치는 말을 듣고 </P> <P> </P> <P>저는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고 너무 놀라서 친구 R 을 데리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습니다.</P> <P> </P> <P> </P> <P> </P> <P>그 무당은 R을 똑바로 노려보면서</P> <P> </P> <P> </P> <P> </P> <P><STRONG>"네 녀석이 큰 신을 부르니까 작은 신이 무서워서 도망가잖냐?!! 왜 방해질이야! 썩 꺼지거라 이놈!!!" </STRONG></P> <P> </P> <P> </P> <P>이렇게 외쳤거든요...</P> <P> </P> <P> </P> <P> </P> <P> </P> <P>다시 한번 말하지만...</P> <P> </P> <P>사람이 엄청 많았고, 학교 근처라서 우리 학교 학생이 저희 둘만 있던게 아니었습니다.</P> <P> </P> <P>더군다나 엄청나게 시끄러웠기 때문에 조그맣게 중얼거리던 R의 기도문이 무당에게까지 들렸을리도 만무하고..</P> <P> </P> <P>앞에서 설명했듯이 친구 R은 키가 엄청 작아서 </P> <P> </P> <P>앞에 있는 사람들의 몇겹의 벽에 가려 무당쪽에서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었습니다..</P> <P> </P> <P> </P> <P> </P> <P>솔직히 지금까지도 귀신 본다는 사람 별로 신뢰하진 않는데..</P> <P> </P> <P>혹시 그런 사람이 정말 있다면 그 당시 상황을 제게 눈에 그리듯이 설명해 주었다면 좋았을텐데...</P> <P> </P> <P>아쉽게도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었네요...</P> <P> </P> <P> </P> <P> </P> <P>저는 기본적으로 무신론자이고..</P> <P> </P> <P>지금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미신 따위는 전혀 믿지 않는 입장이지만...</P> <P> </P> <P>그날 이후로... 적어도 불가지론의 입장에서...</P> <P> </P> <P>아직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불가해의 영역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갖게 되었습니다...</P> <P> </P> <P> </P> <P> </P> <P> </P> <P>아...이거 끝을 어떻게 맺어야 하지..? ㅎㅎㅎ</P> <P> </P> <P> </P> <P>여튼 저는 세상에는 진짜 무당보다는 압도적으로 사기꾼 무당이 많다고 생각하는데...</P> <P> </P> <P>15년이 지난 지금와서 생각해도 그 당시 봤던 그 무당은 진짜였던 것 같습니다.</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