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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촌칼국수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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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189775
    작성자 : 등촌칼국수
    추천 : 280
    조회수 : 40397
    IP : 1.236.***.215
    댓글 : 28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12/16 02:27:07
    원글작성시간 : 2014/12/15 06:38:44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89775 모바일
    편의점 사기썰 보고 생각난 편순이 시절 경험..

    저는 혜자느님 강림하신 편의점에서 23살 때 약 6개월 정도 일한 적이 있습니다.
    2010년이었던 것 같아요.
    그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시급 3500원을 받으면서도 그냥 친절하신 사장님에 감사하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시급 2만원 이상의 과외만 하다가 오랜만에 알바하는데 거기다 돈도 짜게 버니까 너무 짜증나더라고요.

    저는 받은 만큼 일한다는 주의라서 
    그닥 서비스정신이 투철한 직원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온갖 일들이 많지만 그래도 진상 손님들에게 소심한 복수 몇몇 가지만 하고 그랬었어요.

    돈 던지고 반말하고 시비걸고 등 손님들은 그냥 70대 이상 누르고 결제하고.. (ㅋㅋ) 
    봉투값 끝까지 받아야한다고 절대! 안 주고
    50원만 깎아달라는 취객 손님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니 150대 초반 작은 여징어가 세상물정 모르고 위험하게 지낸 것 같기도 하네요.

    암튼 사전설이 길어졌는데,
    어린 나이였음에도 정말 X될 뻔 했다! 라고 생각이 그 당시에도 들고
    지금은 정말 하늘에 감사드리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베오베 간 편의점 사기 썰 보셨나요?
    수표가 어쩌고 현금 주면 갖다주겠다 어쩌고 그러는 내용인데요.
    저도 물론 옆 가게 주인 사칭하며 열쇠 수리해야하는데 돈이 없다며 5만원만 잠시 쓰고 바로 가게 문열면 갖다주겠다는 
    사기꾼에게 넘어갈 뻔 한 적이 있어요. 제 폰으로 전화해서 사장님 바꿔드렸는데 사장님이 돈 주지 말라고 해서 다행..



    전 그보다 훨씬 더 위험한 일이 있었어요.

    제가 일했던 편의점은 번화가 중에서도 가장 잘 되는 편의점이었습니다.
    주변에 상가가 많고 회사도 있어서 바쁜 시간대가 정해져 있는 곳이었어요. 
    한창 손님 왔다갔다 하고 잠시 쉴 타임이 찾아왔을 때, 한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정장 입고 말끔하게 머리를 넘긴 30대 후반 혹은 40대 초반 정도 보이는 갸름한 말상의 아저씨였어요.
    편의점을 한 바퀴 돌며 (편의점이 엄청 작아서 서서 먹는 테이블? 도 한 명밖에 못 먹게 설치되어 있어요. 그래서 드시고 가는 분이 거의 없습니다.)
    먹을 음식들을 차곡차곡 챙기더니 계산대에 올려놓더라구요.

    계산하니 만오천원? 이만원정도 나온 것 같아요.
    봉투에 담는 것까지 지켜본 뒤 갑자기 자기가 이 건물 3층에 사무실 사람인데
    지금 수표밖에 없어서 얼른 올라갔다가 와서 현금을 주겠다는 거예요.

    알겠다고 하고 음식은 제가 가지고 있겠다고 했더니
    아니라고 자기가 금방 다녀온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건 안되고 어서 다녀오시라고 계속 그랬더니..


    갑자기 그럼 자기랑 같이 사무실에 올라가자고, 돈을 거기서 바로 주겠다고 합디다.
    잠깐이면 되니까 편의점 문 잠깐 잠그고 올라가쟤요.


    저는 정말 그게 뭐가 이상한지를 몰랐어요.
    그럴까? 생각하다가 테이블보니 손님 한 분이 도시락을 드시고 있어서 
    손님 계셔서 나갈 수가 없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잠깐이면 되니까 같이 올라가자고 계속 우기길래
    그럼 저 손님 가시면 올라가겠다고 했어요.(지금 생각하니 나도 정말 미친 듯;;;)

    그래서 그 남자는 계산대 옆에서 기다리고 저는 간간이 오는 손님 받고 있었는데
    밥 먹던 손님이 정말 엄청 오래 시간이 지나고 안 나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다리던 남자는 그냥 자기가 갔다 오겠다며 나갔고..
    역시나 돌아오지 않았어요.
    순진무구하게 남자가 오기를 기다리며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있던 저는
    교대언니한테 큰일날 뻔 했다며 혼났고요.

    그 때는 그냥 사기꾼이었네! 하고 말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왜 나를 사무실로 같이 올라가자고 한 걸까요???
    왜?? 

    편의점 안에 손님이 밥 먹고 있지만 않았다면
    전 그냥 아무 의심없이 문 잠그고 올라갔을 거예요.
    지금 생각하니 그게 너무 무서워요. 

    세상 살다보니 사람 잘 믿는게 결코 좋은게 아니더라고요.
    내가 믿으면 뭐하나요. 남이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닌데..

    아무튼 편의점 6개월하며 성격 많이 버렸어요.
    사장님도 마지막엔 제가 싸니까 쓰는 거지 ㅋㅋ
    성질머리 때문에 불친절한 경우가 많아서 아마 골머리 좀 썩으셨을 거예요.ㅋㅋㅋ

    편의점 썰은 정말 무궁무진 한 듯.
    그만큼 인간상들이 다양해서겠지요?

    사람이 제일 무서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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