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때 다녔던 회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div><br></div> <div>우리 회사는 수도권에 위치해 있는 총인원 100명이 조금 안되는 중소규모 회사였다.</div> <div><br></div> <div>디테일을 위해 자세히 쓰고 싶지만 자세히 쓰다간 내가 누군지 들킬 것만 같아서 이정도로 간략하게 넘어가기로 하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 회사의 복지는 다른 회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div> <div><br></div> <div>경조사비 지원 대신에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신선한 차가 있는 정수기 코너'가 있었고,</div> <div><br></div> <div>간단한 식사나 쉬는 시간에 노가리를 깔 수 있는 사장실 앞 "바람이 머무는 테이블"이란 명패가 달랑 거리는 오픈 테이블이 하나 있었다.</div> <div><br></div> <div>실은 원래 그 자리의 이름은 "직원 복지용 테이블"이었다. </div> <div><br></div> <div>직원중 누군가가 이름표 위에 "바람이 머무는 테이블"이라고 종이에 이쁘게 적어서 명패위에 올려놓은 후로</div> <div><br></div> <div>사장님 마음에 들었는지 나중에 진짜로 명패가 바뀌어 있었다.</div> <div><br></div> <div>심지어 탁상용이었던 것을 천장에 매달아 놓았다...</div> <div> </div> <div>아마 사장님은 아직도 "위치가 위치인지라 직원들은 불편해서 앉지도 못하고 바람만 앉아 가더라" 라고 직원들끼리 떠들던것을 못들었나보다.</div> <div><br></div> <div>어쨌든 얘기가 시작하자 마자 다른데로 새버렸는데</div> <div><br></div> <div><br></div> <div>봄이 와서 직원들이 하나 둘 엿가락처럼 늘어지기 시작했을 무렵</div> <div><br></div> <div>사장님은 차장님들과 부장님들을 모두 소집하시더니 갑자기 체육대회를 열라고 지시하셨다.</div> <div><br></div> <div>회사 창립이후 처음 있는 공식행사에 다들 어리둥절했지만, 위에서 까라면 까야지 뭐 어쩌겠어라고 대부분의 부장님들이 생각하셨을거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체육대회는 그 회의가 있던날로부터 두달 후 주말로 잡혔다.</div> <div><br></div> <div>사장님은 빨리 하고싶었던 눈치였으나 그때당시 회사 일이 많아 스케줄이 많이 밀렸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달랐다. </div> <div><br></div> <div>야근에 월급도 쥐꼬리만하게 주면서 주말 체육대회 의무참석은 어떻게든 그날 아프고 말겠다는 의지로 충만하게 만들었다.</div> <div><br></div> <div>다행이도 윗직급 분들의 생각도 비슷하였기에 직원들끼리 분위기는 여차저차 해서 체육대회를 무산시켜 버리자였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대략 일주일쯤 지나자 직원들의 낌새를 눈치 채셨는지</div> <div><br></div> <div>부장급들을 다시 소환하시더니 짧게 몇마디만 던지고 다시 되돌려 보내셨다.</div> <div><br></div> <div>사장님을 만나고 돌아온 부장님을 향해 우리는 모두 어떻게 되었냐고 물었다.</div> <div><br></div> <div>그러더니 부장님은 얼떨떨한 표정으로,,,</div> <div><br></div> <div>"오늘부터 우리 팀은 야근을 헬스장에서 한다"라고 말씀하시고 뒷말을 흘리셨다.</div> <div><br></div> <div>우리가 모두 의아해 하고 있을때 사내메신저로 공지사항이 떴다.</div> <div><br></div> <div>1등팀 팀원 전부 월급 10% 인상,(사원 대리급은 15%인상) 2등팀 개인당 상금 80만원씩 지급, 3등팀 연차 10일 추가</div> <div><br></div> <div>우리 회사에 직원복지라곤 커피랑 율무차 딱 하나밖에 없던 이 시점에 이정도 상품은 실로 파격적일수밖에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가 헬스장에서 퇴근하며 사기를 올리고 있을 무렵 </div> <div><br></div> <div>옆팀은 수영장을 다닌다는 소문을 들었고 또 다른 팀은 무에타이를 배우고 있다는 소문도 접했다.</div> <div><br></div> <div>일주일간은 모든 직원들이 파김치처럼 축 처저있었지만 이주차부터 직원들 눈에 생기가 아니 독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