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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n Devouring One of His Children" by Francisco Goya
말, 말, 말.. 말로는 이루지 못할 것이 없으며 생각에 따라 다 맞게 되어 있다. 그 말이 거짓인 것을 알기 전까지는 다 맞게 되어 있는 것이다. 입으로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다. 정작 중요한건 입으로만 주절거리는 것이 아니라 복잡 미묘한 상황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어려운 역경 속에서, 즉, 현실 속에서 변화무쌍한 환경을 알아채고 그 안에 변함없는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평범하고 유연한 말씨와 따뜻한 눈빛. 가장 적절한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중심을 지키면서 고요함을 유지하는 것. 그럼으로해서 나를 지켜내는 것. 완전한 비움에 이르러 고요함을 지속할 수 있는 것. 자신을 단련시킬 의지가 있어 몸이 소란스러운 곳에 있어도 홀로 평온하고, 귀에 소음이 가득해도 고요함을 지킬 수 있는 것. 온갖 가식과 통념, 왜곡된 언어들에 흐려진 세상을 향해 두 눈을 부릅뜨고 본질을 꿰뚫으려는 것, 바로 그것이야말로 본질인 것이다. 그런데 정작 주위를 둘러보면 철학을 운운하며 떠들어대는 자들 중 거의 대부분이, 그 모두가 사기꾼들로 가득하다. 적당히 그럴듯한 말을 지껄이면서 우쭐해지기도하고 때론 자신들이 뭘 모른다는 걸 남들이 알아챌까봐 잔뜩 겁을 집어먹은 채 벌벌 떨면서도 모두들 똑같은 책을 읽고 똑같은 말을 지껄이며 존재론이니 인식론이니 이야기하고 감동한 척 하는 것이 전부인 그들은 철학이 아니라 철학놀이를 하고 있는듯 하다. 말과 글로써는 4차원이니 5차원이니 6차원이니, 유물론이니 관념론이니, 신과 종교와 세계와 우주와 인간에 대해 형이상학적으로 떠들어대다가도 뒤돌아서면 일상 속 사소한 말다툼에 분을 삭히지 못하기도 하고 밀려드는 현실적 문제들에 굴복해 다시금 쳇바퀴 도는 듯한 생활에 파묻혀 맹목적, 피동적 삶으로 회귀한다. 그러나, 타인은 물론이거니와 자기 자신마저 기만하는 이 위선과 허위의 초상으로부터 벗어나기엔 철학놀이가 주는 그 달콤함이 너무나도 매력적이기에 대부분의 사기꾼들은 일평생을 자기기만으로 살아간다. 철학이라는 장난감에 심취해 죽을 때까지도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그럴싸한 언변만 간직한 채 그렇게 사그라드는 것이다.
- Philo Hypocrisy (1844 ~ 1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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