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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93820
    작성자 : 티란데
    추천 : 40
    조회수 : 4995
    IP : 118.131.***.36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11 20:32:51
    원글작성시간 : 2013/06/08 21:09:28
    http://todayhumor.com/?humorbest_693820 모바일
    악몽의 카라잔 골드팟
    <P>요즘 읽어도 재미있는 글이라 올려봅니다. 불타는성전 당시 10인 레이드 던전이었던 카라잔을 배경으로 한 글입니다.</P> <P> </P> <P>-------------------------------------------------------------------------------</P> <P> </P> <P> </P> <P> </P> <P> </P> <P>나와 우리 길드원들은 지금 한참 불뱀을 공략 중이었습니다.<BR>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레이드가 시간이 지날 수 록<BR>각종 도핑값으로 인해 가계 경제는 흔들리기 시작했고<BR>알차게 모아놨던 공대창고는 바닥이 보이기만 시작했죠.<BR><BR>두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천골 단위이던 나의 골드는 시간이 지날 수 록<BR>눈 녹듯 사라져만 가고 있었습니다. 이러다가 5천골 새(주: 당시에는 280%가 가장 빠른새, 5천골) 타지 못하는 것이<BR>아닐까. 이러다가... 이러다가... 아니야... 그럴리 없어...<BR><BR>우리는 정신도, 물질도 피폐해지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죠.<BR>평생에 소원이 빠른새를 타보는 게 소원이었던 그는 길마에게<BR>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BR><BR>'길마님. 이대로는 제가 결혼하기 전까지는 빠른새 못타보겠습니다.'<BR><BR>'블앨 잡아.'<BR><BR>'아니요... 아니요... 이미 상황은 블앨 잡는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BR><BR>'퀘해'<BR><BR>'아직도 현실을 외면하고 계신 겁니까? 전 알고 있어요... 길마님이<BR>옆 공대장에게 골드 좀 빌려달라고 애걸하면서 옆 공대장 부캐 버스를<BR>돌아줬다는 걸요. 수도원 3번방 3연속 재미있었습니까.'<BR><BR>우리 모두는 인던이니 전장이니 바쁜 척 했지만 초록색으로 뜨는 길창이<BR>연두색이 될 때까지 눈물을 흘리고만 있었습니다. 모두 힘겨운 상황이었구요.<BR>모두 무겁게 입을 다물고 있는 그 상황에서 빠른새를 타고 싶다던<BR>법사는 입을 열고 말았습니다.<BR><BR>'골드팟...은 어떠십니까...'<BR><BR>골드팟?! 우리는 모두 놀라 먹고 있던 라면을, 씹고 있던 오징어를, 마시고 있던<BR>콜라를 키보드에 엎지르고 말았습니다. 골드팟이라면... 중국 작업장들에게<BR>와우로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열어줬다던 그 골드팟? 골드보기를 돌같이 하여<BR>차비하세요~ 가져가세요~ 라는 말도 '정의의 길에 차비는 필요 없습니다'라고 했던<BR>우리의 신념이 골드팟으로 무너진단 말인가?! 우리는 모니터를 뚫어져라 주시했습니다.<BR>그리고 길마의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카라잔이란 어떤 인던입니까?<BR>막공으로도 3시간이면 올킬한다는 그 카라잔. 불뱀을 가는 우리에게 카라잔은<BR>그야말로 가시우리와 다름 없는 난이도 였습니다. 쉽고 간단하고 빠르고 재미있는<BR>골드 앵벌.... 아아... 저는 무심결에 갑시다!라고 외칠 뻔 했습니다. 초라하게<BR>등을 돌리며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는 길마의 모습을 보고서도 말입니다....<BR>하하... 그 큰 등에서 보여지는 여린 마음이란 후후...<BR><BR>그때 길마와 함께 창설 맴버이며, 언제나 길마가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도와주던<BR>마음씨 착한 법사님이 말을 덧붙였습니다.<BR><BR>'길마... 요새 우리 다 힘들다. 이번 주말에 눈 딱 감고 공대를 위해서라고<BR>생각하고 골드팟 한번 돌리자. 할 수 없잖아... 이제 우리 그만 편해지자, 응?'<BR><BR>아아 남자의 눈물이란... 잠시만요. 이건 제가 울고 있는 게 아닙니다.<BR>이건 그저 너무 더워서 마음이 땀을 흘리고 있는 겁니다. 그렇습니다.<BR>마음이 더워지면 눈에서 땀이 나는 거라구요.<BR><BR>'그래. 이번 한번 만이다.'<BR><BR>우리 모두는 그 날 밤 편안하게 잠이 들 수 있었습니다. 인벤에 가득 찰<BR>골드를 생각하며 말이죠.<BR><BR>약속했던 주말이 왔습니다. 일단 저희쪽 맴버는 골드가 당장 급한 사람과<BR>빠른새를 타고 싶다던 그 분. 길마와, 저, 창설 멤버 옆 길드 누나 몇 분해서 9명...이 가게<BR>되었습니다. 이러면 돈이 안벌린다고 차마 말할 수 는 없었습니다. 그저 들뜬<BR>얼굴로 '나도 녹템 입고 갈까?'라며 농담을 하는 흑마님과 '어디어디 공대는<BR>골팟으로 일인당 1000골을 땡겨왔다던데...'하며 바람을 넣는 원로 맴버 법사형과<BR>'카라잔은 오래간만이에요~ 신나게 해봐요~'라는 바퀴 누나.... 어떻게<BR>맴버를 줄일 수 있을까요.<BR><BR>그래서 한명만 모집하면 되는 쉬운 상황이었습니다. 저희는 일단 맨몸으로 와도<BR>좋으니 돈만 많으면 된다는 원칙을 충실히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길마는<BR>싫은 척 들뜬 목소리로 파티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BR><BR>'카라잔 골드팟 딱 1자리 비었습니다. 흥 뭐 좋아서 모집하는 건 아니니까<BR>골드 많으신 분만 모셔갑니다'<BR><BR>그러자 귓말이 쇄도했습니다. 길마님은 오래간만에 이렇게 많은 귓말은 처음이라며<BR>길챗에 즐거운 듯 말을 했습니다. ^^ 같은 이모티콘도 쓰시구요. 그런데...<BR>길마님의 표정이 달라지셨습니다.<BR><BR>'30만골?!'<BR><BR>저희 길챗은 서버가 정지된 것마냥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길마님의 다급한<BR>비명이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BR><BR>'야.. 바퀴 하나가 자기 30만골 가지고 있다고 자기 데려가라고 하는 데?'<BR><BR>저희는 놀라서 전투정보실에서 그 바퀴의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이럴수가...<BR>아니나 다를까 징박. 게다가 모든 것이 녹템이었습니다. 저희는 잠시 침묵했습니다.<BR>이런 애를 데려가도 괜찮을까? 하는 의구심이 우리의 목을 잡았습니다.<BR><BR>길마님은 일단 그 바퀴를 초대해서 물었습니다.<BR><BR>'30만골 있으시다구요?'<BR><BR>그 바퀴는 그저 'ㅇㅇ'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길마님은 못미더웠는 지<BR>거래를 걸고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바퀴는 주저하는 기색도 없이 거래로 골드를<BR>보여주고 거래요청을 눌렀습니다. 길마님의 인벤이 찢어질만큼의 골드가 들어왔습니다.<BR>길마님은 골드를 다시 돌려주며 우리쪽을 바라봤습니다. 샤트는 각종 거래와<BR>파티 찾기로 시끄러웠지만 우리들만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BR>원로 법사님은 순식간에 태도가 돌변하며 말했습니다.<BR><BR>'잘오셨어요! 우리 같이 잘해봐요~'<BR><BR>길마님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법사님을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법사님은<BR>침착하게 길챗으로 말씀하셨지요.<BR><BR>'바퀴야... 바퀴라구... 즉, 나오는 템은 지팡이와 도검 빼고 모든 걸 다 먹을거야.<BR>저 녹템을 봐! 바꿀 것 투성이잖아? 게다가 신박, 징박, 보박용 템이 모두 다르잖아...<BR>어쩌면... 오늘 우리...'<BR><BR>길마님은 법사님의 말에 정신이 퍼뜩 들었는 지 잘 어울리지도 않는 미소로<BR>초대를 승낙했습니다.<BR><BR>'아이구 반갑습니다 ^^ 오늘 그럼....'<BR><BR>후후... 그래 오늘... 오늘이 그날이구나. 30만골의 그 남자... 게다가 클래스는 바퀴.<BR>골드팟이니 눈치볼 것도 없고 우리도 먹을 템도 없고... 저는 법사님을 바라보았습니다.<BR>느린 와이번... 왜 모니터가 이렇게 흐릿해보이는 걸까.<BR><BR>결국 우리는 출발했습니다. 바람잡이 역할로는 같은 바퀴인 누나에게 맡겼습니다.<BR>비록 같은 길드는 아니지만 언제나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분이었죠.<BR>레이드도 같이 하고 말이죠. 누나는 매우 두려워하긴 했지만 잘될 거야♡라는<BR>특유의 미소로 우리의 카라잔 골드팟을 축복하는 것 같았습니다.<BR><BR>출발하고 어튜맨을 잡으러 가는 도중에 그 바퀴가 말을 했습니다.<BR>'저기 골드 분배는 제가 할께요.'<BR><BR>길마님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은 모두 자신의 몫이고<BR>남자다운 자기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퀴는<BR>심드렁한 얼굴과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BR><BR>'님들은 모두 같은 길드잖아요? 저도 당당히 골드 내고 하는 건데<BR>길드 분들끼리 작당하면 안되니까 골드 분배는 제가 할래요. 괜찮죠?'<BR><BR>우리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보통 내기는 아니었던 것입니다...<BR>그렇습니다. 나쁜 건 우리들이었던 것입니다. 길마님은 애써 정신을<BR>차리고 바퀴 누나는 창백해진 얼굴을 감추느니라 정신이 없었습니다.<BR><BR>'지금 저희를 못 믿으신다는...'<BR><BR>'싫으면 뭐 저 나가볼께요.'<BR><BR>치명적인 덫이었습니다. 애써 법사님은 괜찮다며 아무 일 없을 거라며<BR>길마님을 달랬고 우리는 이것이 비극과 광기의 서곡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BR><BR>아이템 룰은 다음과 같습니다.<BR><BR>1. 에픽은 무조건 50골부터 시작.<BR>2. 입찰 제한 없음. 1넴드 중복 입찰 가능.<BR>3. 상한가 없음. 무제한 입찰 가능.<BR>4. 토큰은 100골부터 시작.<BR><BR>어튜맨을 잡았습니다. 템이 나왔고 우리 모두는 긴장된 얼굴로 바퀴를 바라보았습니다.<BR>바퀴는 주저 없이 입찰했습니다. <BR><BR>'발톱 목걸이 입이요.'<BR><BR>미리 사인을 받은 도적님이 재빠르게 상위 입찰을 했습니다.<BR><BR>'콜 60.'<BR><BR>바퀴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30만골의 위력은 그의 입찰에 파괴력을 더하기 시작했습니다.<BR><BR>'60받고 60더.'<BR><BR>120?! 이런 초라한 템에 120?! 저희는 모두 얼어붙었습니다. 도적님은 잠깐 장고를<BR>했습니다. 분명히 이런 기세라면 무조건 더 올릴 것이다. 절대로 그럴 것이다.<BR>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도적님은 눈을 질끈 감고 입찰을 했습니다.<BR><BR>'180. 그만 하죠?'<BR><BR>아아... 도적님... 어추셋을 모으는 게 소원이라던... 아직도 동부 역병 지대만 가면<BR>이상하게 모니터가 흐릿하게 보인다던 도적형... 오리때부터 온갖 설움을 겪고<BR>확팩에선 술을 잔뜩 마신날, 게임을 접을려고 지금삭제 4글자를 못눌러서 아직까지<BR>이렇게 살아만 있다던 마음씩 착하고 버스도 잘 돌려주던 도적님... 그 집념과<BR>한. 절대로 불뱀을 클리어하겠다는 그 집념이 살아서 이 입찰이 생겨난 것입니다.<BR>보십시오. 저 깔끔한 입찰을. 상대를 살살 약올리면서 자기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BR>저 스마트한 방법을....<BR><BR>다행히 바퀴는 별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BR><BR>'360'<BR><BR>그러자 길마님이 윙크를 했습니다. '그만하면 잘한거야. 아직 시간도 템도 많아.<BR>일단 간만 보자'. 도적님은 아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진심으로 축하한다는<BR>태도 마저 보여줬습니다. 바퀴는 그 특유의 심드렁하고 여유있는 기름끼 표정으로<BR>'ㅇㅇ'라고 말하고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360골... 1인당 40골. 길마님은<BR>연필에 침을 묻혀 수첩에 적었습니다. 법사형은 기분 좋은 얼굴로 농담을 했습니다.<BR>'헤헤 앞으로 조금만 더 모으면 빠른새다. 나 색깔까지 봐뒀어~' 우리 모두는<BR>슬픔과 희망의 영원한 평행선의 가운데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방랑자입니다.<BR><BR>그리고 모로스. 오늘은 일이 되려는 지 용기의 장화가 나왔습니다. 길마님은 어께로<BR>바퀴누나의 팔을 툭 칩니다. 시원하게 부르라는 것이었습니다. 바퀴누나는 떨리는<BR>듯 말을 했습니다.<BR><BR>'치...칠십골이요!'<BR><BR>바퀴는 피식 웃을 따름이었습니다.<BR><BR>'140'<BR><BR>바퀴누나는 자신의 바람이 제대로 먹혔다는 안도와 조금 더 노릴 수 있다는<BR>기쁨에 활짝 웃었습니다. 법사님은 서둘러 제재를 했고 바퀴 누나는 진지한 태도로<BR>계속 입찰을 했습니다.<BR><BR>'배... 백육십이요!!!!'<BR><BR>심드렁한 표정. 입찰이 멈추질 않았습니다.<BR><BR>'320.'<BR><BR>길마님은 그만하면 됐다는 표정으로 바퀴누나를 돌아봤습니다. 이번에도<BR>성공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길챗으로 이 승리를 감격을! 환희를<BR>맛보았습니다. 누나는 너무나 황홀한 표정으로 저 멀리 오그리마를 바라보았습니다.<BR>분명히 경매장에서 점찍어놓은 예쁜 룩의 로브가 있었나보지요.<BR><BR>그렇게 우리는 신나게 진행을 했습니다. 바퀴의 입찰은 멈추지 않았습니다.<BR>나른하고 한가한 표정으로 그렇게 졸졸 따라만 다녔습니다. 몹에 성전사의<BR>문장을 박아도 우리는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에드를 내도, 제1착으로 죽어도<BR>우리의 탐욕을 막을 것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폭주하는 기관차였고<BR>탐할 시간도 필요 없었습니다. 어서 골드를... 그 골드를 분배했으면....<BR><BR>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네임드를 잡게 되었습니다. 말체자르...(저희 길드는<BR>말체를 가장 나중에 잡습니다) 비록 몇 번의 난관이 있었긴 했지만 저희는<BR>멈추지 않았습니다. 멈출 수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돌아올 몫은 <BR>개인당 무려 1200골. 바퀴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모조리 입찰을 했습니다.<BR>그것이 천이건, 가죽이건, 사슬이건, 단검과 지팡이를 제외한 모든 것에<BR>2~3배되는 가격에 입찰을 한 것입니다. 저는 그 골드를 무엇을 할까<BR>생각했습니다. 레이드를 위한 도핑 물약? 부캐에게 줄 참수도끼 캉?<BR>다른 색깔의 천골마? 빠른새? 저는 세상을 모두 다 가진 부르주아가<BR>되어 배부른 표정으로 말체자르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제 꿈으로 한 걸음 더 입니다.<BR>아주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것입니다. 아주 조금만.<BR><BR>그때였습니다. 문득 바라본 바퀴의 표정이 좀 달라보입니다.<BR>약간 불안해보이기도 하고 초조해보이기도 하는 그 표정 말입니다.<BR>아이템도 먹을만큼 다 먹었겠다. 골드도 충분하겠다. 하는 그런<BR>바퀴의 모습에 저는 의아했습니다. 처음으로 그 심드렁한 표정이<BR>바뀌었습니다. 뭐랄까, 조급하고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BR>전 알 수 가 없었습니다. 그에게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 뭐가<BR>그를 두렵게 하는 것일까? 그때 저는 저의 귀를 의심할만한<BR>말을 들었습니다. 그 완고하고 높은 절벽 같던, 절대로 흔들리지<BR>않던 그가 불안해하며 꺼낸 한마디입니다.<BR><BR>'피울... 먹어야 하는 데...'<BR><BR>그 순간 바퀴와 길마의 눈이 마주첬습니다. 블앨의 심드렁한 얼굴과<BR>타우렌의 우직한 눈동자가 마주친 것입니다. 길마는 깨달았습니다.<BR>이게 모두 피울을 위한 초석이었구나. 현현顯現. 어느 순간 갑자기,<BR>홀연히 깨닫는 인생의 정수. 그 아름다운 깨달음. 윌리엄<BR>포크너가 처음으로 이름 붙인 그 위대한 인생의 각성. 길마는 깨달았습니다.<BR>길마는 공대생이지만 결코 수학을 잘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BR>이건 압니다. '기회'. 그렇습니다. 기회라는 거지요. 사실 길마는<BR>피울을 먹은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창고에만 밖아뒀습니다. 맨탱의<BR>의무가 그 아름다운 무기를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숭고한 희생입니다.<BR>저희 길원 모두가 바짝 긴장했습니다. 이번 기회는 다시 안오리.<BR>모든 공대원이 그 아이템이 나오기를 고대한 적은 없었을 것입니다.<BR>모든 공대원이 그 아이템만을 바라봤습니다. 제발, 우리에게 꿈으로<BR>가는 길을 열어다오. 피울!<BR><BR>하지만... 우리는 그 꿈의 한걸음 앞에서 나락으로 추락했습니다.<BR>불의 정령이 우리의 길을 막은 것입니다. 그러자 두번째 징조가 보였습니다.<BR>바퀴가 처음으로 공챗에 입을 열어 입찰 외의 말을 한 것입니다.<BR><BR>'잘 나가는 공대라고 들어서 왔는 데, 이것도 못잡아요? 원킬도 못하면서<BR>불뱀은 어떻게 가요?'<BR><BR>길마의 눈에는 불꽃이 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불꽃. 분노와<BR>증오의 불꽃이 말입니다. 그러나 그 불꽃은 이내 가슴 속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BR>길마는, 아직은 송곳니를 드러낼 때가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아무리 지친개라도<BR>송곳니는 남아있는 법. 길마는 그 놀라운 의지력으로 참아내며 바퀴를<BR>바라보며 친절하게 말했습니다.<BR><BR>'에이~ 괜찮아요 ^^ 잘할께요 ㅜㅜ'<BR><BR>'잘해보세요. 왜 그래요?'<BR><BR>그는 고개를 살짝 돌리며 들릴락 말락한 소리로 말을 했습니다.<BR>아주 찰라의 풍뎅이가 날개를 펴는 정도의 찰나였지만 저는 놓칠 수 없었습니다.<BR>'피울.. 꼭 먹어야 하는 데...'<BR><BR>법사님마저 화가 난 듯 보였습니다. 바퀴 누나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지만<BR>제 눈에는 모든게 명료하게 보입니다. 바퀴의 눈에 어린 초조감 그리고 기대감.<BR>그리고 모든 것을 불사르겠다는 그 굳센 의지. 지금까지 이것을 위해 깔아놓은<BR>초석. 만골을 넘게 써온 그에게 피울이라는 마지막 욕망의 한 단계가 남아있습니다.<BR>그 욕망은 서슬퍼런 낫처럼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조급해지기 시작한<BR>파이터에게 승리의 여신은 싫증을 느끼는 것입니다. 아! 타올라라 욕망이여!<BR>우리의 탐욕에는 끝이 없나니.<BR><BR>결국 우리는 분노의 한방 한방을 담았습니다. 법사님의 얼화를 누르는 단축키<BR>2번을 세게 눌러봅니다. 바퀴 누나의 묻지마 힐링도 세차게 들어갑니다.<BR>크리! 크리! 크리! 이 강대한 욕망의 소용돌이 앞에 말체자르는 운명을<BR>달리했습니다. <BR><BR>드디어... 루팅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염원은 하늘에 닿고<BR>땅을 가르고야 말았습니다. 나왔습니다. 피의 울음소리. 헬스크림이 사용했다던<BR>그 양손 도끼.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본다던 그 도끼. 우리는 모두 바퀴와<BR>맨탱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바퀴의 눈에는 탐욕이 이글거리고 있었습니다.<BR>그 탐욕! 그 욕망! 우리는 한 남자의 집념이 어디에까지 닿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BR>누구도 섣불리 입하기 힘든 가운데, 우리 길드 최고의 브레인이라는 냥꾼님이<BR>입을 시작합니다. 냥꾼님은 희미한 미소를 띄웠습니다. 이것봐, 내가 분위기를 띄운다.<BR>뒤를 부탁해. 길마님은 눈물이 그렁그렁항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립니다.<BR>그래, 네가 달려라. 내가 쫒아가주마.<BR><BR>냥꾼님이 입찰을 시작합니다.<BR><BR>'저 입합니다. 600골이요.'<BR><BR>우리 모두는 숨이 멎을 것 같았습니다. 너무 쎈거 아니야? 하지만 냥꾼님에게는<BR>계산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난 템 입찰을 봤을 때, 자기가 그렇게<BR>먹고 싶고 바퀴로써 손들기 힘들었던 피울에 600골도 못부으리라고 생각하기는<BR>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냥꾼님의 가슴에는 최소 1천골, 많게는 5천골까지 간다고<BR>확신했습니다. 냥꾼님의 득의양양한 미소에 바퀴는 분노를 토해냅니다. 가혹한 상위 입찰.<BR><BR>'아나 냥꾼이 먹어서 뭐해요? 1200골갑니다.'<BR><BR>이미 바퀴의 얼굴에 심드렁한 표정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그에게는 조급함만이<BR>남아있었습니다. 잠시나마 냥꾼님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졌습니다. 설마 이렇게<BR>최소 금액을 넘어버리다니?! 하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길마는 초조하게 카운트를<BR>합니다. 안돼! 시간을 끌면 안된다. 절대로 달려야만 한다. 5천골까지는 가야만 한다.<BR>냥꾼님이 더 거세게 부릅니다. <BR><BR>'1600골이요'<BR><BR>바퀴는 짜증이 극에 달한 눈치입니다. 씰룩이는 입과 허리에 짚은 손이 그를<BR>더욱 불안하게 보이게 만듭니다.<BR><BR>'진짜... 냥님 너무하시네... 이거 제한 없죠? 3200골이요.'<BR><BR>냥님도 이렇게 쎄게나올줄은 몰랐습니다. 5, 4, 3. 냥꾼은 눈을 감아봅니다.<BR>지난 날들이 생각납니다. 너무나 힘들었던 지난날들.. 가덤의 학살, 스트라솔름,<BR>스칼로맨스. 확팩의 첫 감동. 에픽급 녹템에 눈이 빠져나올 것 같던 확팩의 나날들.<BR>2, 1.<BR><BR>'5000골 갑니다'<BR><BR>그렇습니다. 잘못하면 쪽박을 찰 수 도 있는 상황. 냥꾼님은 초조하게 자신의<BR>인벤을 봅니다. 총 금액 5300골. 이 이상 부르면 만일의 상황에 대파탄을<BR>가져올 수 있습니다. 포기하면 안돼! 냥꾼님은 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바퀴의<BR>선전을 응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도 정신을 잃지 않습니다. 그때 냥꾼님의<BR>어께를 부드럽게, 하지만 굳게세 만지는 분이 있었습니다. 길마님.<BR><BR>오픈 초기 때부터, 타우렌 전사만 키워왔고 그 흔한 부캐도 손도 대지 않은...<BR>심지어 창고캐릭마저 타우렌 전사였던 길마님. 험난한 성불도, 성채도.<BR>그에겐 모두 과정이었습니다. bring it on! 한번도 힐러에게 몹을 붙이지<BR>않았고, 입찰에는 소심했고 언제나 '먹어도 괜찮을까?'라고 물었던 그.<BR>화심을 기억해요, 길마형. 덩이당 수백골의 영약도 박카스 마시듯이 훌훌 털고<BR>마시던 형의 얼굴을 기억해요. 아무것도 없이 창백한 얼굴에도 언제나<BR>희망은 깃들었지요. 내일은 내가 너를 눕힌다는 그 오만한 자신감.<BR>그러나 한없이 순박했던.... 끝내 족쇄를 먹지 못하고, 눈물 젖은 목소리로.<BR>'화심 여기까지만 하자...'라고 말했던 그 분.<BR><BR>길마님은 말을 이었습니다.<BR><BR>'저도 입합니다. 술사님이 진행해주세요.'<BR><BR>별안간 저에게 입찰 진행이 맡겨졌습니다. 저는 온몸이 소름으로 돋았습니다.<BR>키보드도 잘 보이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긴장했습니다. 저는 떨리는 목소리로<BR>말했습니다.<BR><BR>'카운트 셉니다' <BR><BR>냥꾼님... 이대로면 피박을 쓰고 말아요.. 제발 길마형 뭔가 대책을...<BR>이대로라면 우리는 모두 망해요. 바퀴 누나를 힐끔 봅니다. 누나는<BR>이미 혼이 빠진 듯 멍하게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누나의 여린 마음에<BR>이미 5천골이니 3천골이니 하는 말은 이미 먼 나라의 얘기고, 외국어일 따름이죠.<BR><BR>길마님은 예전 화심에서 맨탱을 보고 불뱀에서 맨탱을 보던 내가 아는 그 사람으로<BR>돌아왔습니다. <BR><BR>만골. 만골까지 간다. 모두들 나를 잘 지켜봐줘. 이 남자가<BR>싸우는 방법을 끝까지 기억해줘. 알고있니? 너희들이 있어 너무나 즐거운 하루였다.<BR>비록 학점은 빵꾸가 나도 너희가 있어서 미련없이 학교 더 다닐 수 있어.<BR>헤헤.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나 너무 무섭지만 잘해볼래... <BR><BR>그렇습니다.<BR>길마형은... 언제나 강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너무나 여린 남자였습니다.<BR>언제나 그 정도는 괜찮아! 문제 없어! 라는 말을 입으로 달고 살았습니다.<BR>대형 몬스터에게 밟혀도 불로 구워지면서 가장 도망가고 싶었던 것은 형이었겠죠.<BR>전 기억해요. 처음 화심 갔을 때, 화염 거인에게 한방에 압사 당했던 그 날을요.<BR>그날도 도망가고 싶었겠지요? 고마워요. 우리 쪽으로 도망와줘서. 여기가 형과<BR>우리들을 위한 안식처에요. 우리 도망치고 꼬리 내린 개의 자긍심을 가집시다.<BR>뭐 어때요? 우리는 이렇게나 우리를 연민하는 데 말이죠. 어라? 왜 키보드가 이렇게<BR>축축한가요? 하하... 요새 키보드는 자동 습기조절도 되는군요.<BR><BR>'바퀴님. 몇 골이나 부를 참인지 모르지만, 저는 끝까지 갑니다. 7천골!!'<BR><BR>바퀴의 얼굴은 이미 일그러질 때로 일그러졌습니다. 7천골? 블앨을 얼마나 잡아야하는 거지?<BR>퀘도 다 깨버렸는 데? 이럴 순 없어... 맨탱이 어째서? 바퀴는 무척 혼란에 빠진 것<BR>같았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태도가 돌변합니다. 아까의 그 여유로운 모습으로 돌아온<BR>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지갑을 한번 열어보더니 매우 자신만만한 태도로 다시 돌아왔습니다.<BR>그렇습니다. 아까의 신경전, 바퀴의 호승심을 자극한 겁니다. 하지만 바퀴가 그렇게<BR>쉽게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이름 그대로 행동하기 시작합니다.<BR><BR>'하하 맨탱님이 양손? 님네 공대 잘돌아가네요. 제가 알바는 아니지만 그럼 한번 해봅시다.<BR>만골갑니다. 아시겠어요? 만골이라구요. 골드나 있으시려나ㅋㅋㅋㅋㅋㅋㅋ'<BR><BR>냥꾼님은 두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성공한 겁니다. 피울 하나에만 개인당 1000골남짓. 이거라면 뭐든 할 수<BR>있습니다. 법사님도 모아두었던 돈을 더해 빠른새 살 수 있습니다. 아니요. 남을 겁니다.<BR>저는 더 이상의 카운트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길마형을 행복한 미소로<BR>바라봅니다. 그렇습니다. 제게는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저 듬직한 타우렌 전사.<BR><BR>그러나 길마형이 의미 심장한 표정입니다. <BR><BR>'한번 더 간다.. '<BR><BR>우리는 모두 벼락이라도<BR>맞은 듯이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한번더? 이미 목표는 완전 달성인데?<BR><BR>바보같은 녀석들아. 우리의 꿈은 이런게 아니야.... 우리의 꿈은 더 높은 곳에 있잖아...<BR>저는 흥분에 키보드를 내려칠 뻔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잊고 있었어요.<BR>시험의 계곡에서 사과를 따던 저는 이런 시시한 존재로 멈추려고 몇 날을 싸워온 게<BR>아닙니다. 더 높은 곳, 더 깊은 곳, 바람과 햇살이 닿는 모든 곳을 가려고 했던<BR>겁니다. 제발... 아제로스와 아웃랜드에 있는 모든 영웅들이여. 저의 길마님에게<BR>마지막 힘을. 그가 새로운 영웅으로 거듭나기 위한 힘을 주세요. 부탁입니다.<BR>한번도 제 소원을 들어준 적이 없잖아요. 맨날 주사위 저주로 지기만 한 인생에<BR>마지막 꽃을 피워주세요. 그 꽃의 이름은 분명히 길마형의 이름일 겁니다.<BR><BR>'그건 님이 참견할 바가 아니구요. 3만골갑니다.'<BR><BR>3만골?! 무려 3배?! 순간 바퀴의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분노와 치욕으로 떠는<BR>그의 모습은 지옥에서 걸어나온 아귀 그 자체입니다. 저 우직한 목소리와 동작으로<BR>부르는 3만골 입찰은 마치 노량 해전의 이순신 장군 같습니다. 그렇습니다.<BR>바퀴는 순간 정신이 멍해진 겁니다. 여기까지 왔는 데...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BR>하지만 그는 이내 정신을 차립니다. 30만골이 있다고 해도 이미 쓴 돈도 있고<BR>피울 하나에 3만골은 절대로 싼 가격이 아닙니다. 그는 종을 잡지 못합니다.<BR>이때 길마가 승부수를 띄웁니다. 그는 마치 방사인 것처럼 나지막히 얘기합니다.<BR><BR>'후후 이래서 블앨 키우는 양산형 바퀴들이란, 오리 때부터 한 우물만 키운<BR>사람만 못하지... 호드에 블앨이 뭐야? 오덕후 같으니라고. 녹템은 또 뭐고<BR>쪽팔리게~'<BR><BR>야구에서 한 타자가 투수로부터 스트라이크 3개를 받으면 아웃입니다. 방금의<BR>길마형의 공격은 투스트라이크짜리 공격이었습니다. 바퀴는 드디어 폭발하고<BR>맙니다.<BR><BR>'지금 저 들으라고 하신 거에요? 아하~ 그래요 한번 죽을 때까지 해봐요.<BR>6만골. 자신있으시면 부르시던가? 어디 오덕후 아닌 님은 얼마나 부르는지<BR>한번 구경해봅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BR><BR>저는 길마형에게 눈치를 줬습니다. 이제 충분하다. 피울하나로 이미<BR>6천골남짓 들어왔다. 이제 그만 쉬자. 이정도면 충분하니까~ 하는 눈짓을 보냈습니다.<BR>그러나 길마형은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백전백승의 명장. 기필코 인벤의<BR>골드를 모두 말려버리겠다는 길마형의 의지가 마치 성기사의 오오라처럼 <BR>눈빛에 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BR><BR>아니야. 아니야. 내 삶은 모두 패배와 치욕으로 점철되어왔어. 언제나<BR>레이드 인생 쪼들리기만 했지. 나라고 투기장, 전장 가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야.<BR>넌 기억하니? 내가 투기장 처음 갔을 때를? <BR><BR>저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BR><BR>길마형...<BR>알아요. 형도 모르게 방가를 넣고 아연실색하는 상대 마법사의 표정을 말이에요.<BR>형의 컨트롤은 발컨이 아니에요... 몸에 새겨질 정도 형은 탱킹을 해왔어요.<BR>이미 몸의 근육 한 줄, 뇌의 세포 한개 모두다 탱킹을 위한 동작이라는 걸요.<BR><BR>그래... 너도 기억하는 구나. 난 이미 전장에서 꼬리 내린 개란다. 컨은<BR>이제 완전히 없어졌지. 하지만 오늘을 통해 난 다시 태어나겠어! 나는 더 이상<BR>바보가 아니란 말이야!! 간다!! 더 이상 나는 도망치지 않겠어! 탱노예라는 말도<BR>지겨워! 나는 다시 태어날 거야! 더 이상 비굴하게 숨어살지 않겠어!!<BR>이 남자의 마지막 일격을!!! 온 몸으로 받아봐라!!! 이 망할 바퀴 자식아!!!<BR>이게 바로 응징이다!!! 지난 영던에서 뺏긴 내 방숙템, 무분템!!!<BR>이 자리에서 모두 갚으며 참회하거라!!! 그래, 나는 언제나 도망치고 지는<BR>인생을 살아왔어. 언제나 승리와는 거리가 멀었지. 하지만 괜찮잖아!<BR>이번 한번만은 나도 이겨보고 싶어! 승리!! 그것도 압도적인 승리!!<BR>절대로 의심할 수 없는 그 승리를 말이야!! 마지막으로 이겨본 게 언제지?<BR>언제나 지고만 살아온 내 인생에 승부수를 띄우겠어. 그래 나는 날아가는 거야!!!<BR>이 아름다운 세상에 구더기처럼 기고 있지만은 않겠어!! 나의 집념으로<BR>나의 욕망으로 날개를 만들어서 저 높은 하늘로 날아갈거야! 언제나<BR>울면서 바라보기만 했던 저 높은 하늘을!! 자 모두 잘 봐라!!<BR>이게 바로 내 진정한 힘이다!! 120%의 나란 말이다!!!<BR><BR>'간다!!! 상위 입찰 해볼테면 해봐라!!! 나는 지지 않아!!!! 60만골!!!!!'<BR><BR>'ㅇㅇ 님 드셈'<BR><BR><BR><그날 늦은 밤. 어둠달 골짜기><BR><BR>"헤헤, 길마형. 나 드디어 빠른새 샀어~ 내가 좋아하던 미리 점찍어둔 새야."<BR><BR>"하하, 이 바보 녀석 같으니라고~ 야 빠른새 사니까 좋냐?"<BR><BR>"응~ 짱 좋아~ 와 내가 어떻게 느린새타고 다녔지?"<BR><BR>"이야 좋겠다~ 부럽네~ 나도 한번 태워주라 하하하하하"<BR><BR>".....길마형... 그런데 전혀 행복하지가 않아.... 왜 이러지? 나 막 눈물이 나오는걸?"<BR><BR>"무슨 소리야? 맨날 저녁 8시만 되면 접속해서 빠른새사야한다고 영던도 가지 않고<BR>골드만 파밍한 주제에~ 새가 듣겠다~ 그런 말 하지마 하하하하하"<BR><BR>"길마형... 형... 형.... 나 이 빠른새 반납하고 오늘 있었던 일을 모두 없었던 걸로<BR>하고 싶어. 왜 이리 나 약해지는 걸까?"<BR><BR>"이 바보야!!! 그런 말 하지마!!!"<BR><BR>"형 오늘 술이나 빨러 가자. 나 오늘 술 살께...."<BR><BR>길마는 차마 차비마저 모두 써버렸다는 말을 할 수 가 없었다. 그저 지난 몇 년간<BR>자신과 함께해준 좋은 친구에게 /포옹 해주는 것으로만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BR><BR><BR><BR><에필로그><BR><BR>그 날 이후로 우리 공대에는 길마의 땀, 길마의 눈물, 길마의 분노라는 템이 지급되기<BR>시작했다. 길마형이 어떻게 60만골을 모았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바퀴는<BR>악착같이 돈을 받아냈고 우리 나머지 8명은 6만골 정도를 분배받았다. 어느 날 우체통에<BR>'수고하셨음 ㅇㅇ'이라는 제목의, 발송인이 바퀴로 된 우편을 열고 편지지가 찢어질 정도의<BR>골드를 받고 나는 아무 말 없이 은행원을 부여잡고 눈물만 흘렸다. 평생을 속고 왔다.<BR>속인 적도 없다. 단 한번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넌 그 마음씨가 착하고 여리기만 한<BR>바보를 생각하며 나는 웃어줘야했지만 울 수 밖에 없었다. 레이드는 진도가 척척 나간다.<BR>왜냐하면 전멸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이기 때문이리라. 각종 도핑 물약이 쉴 새 없이<BR>쏟아져나왔다. 비단 그것만은 아니었다. 우리 모두는 그 물약을 마실 때마다 한 남자의... <BR>고뇌를 마시는 기분이 든다. 우리 모두는 아직도 그를 사랑한다. 그는 우리에게 도망처온 것이라고 말했지만,<BR>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에게 돌진해온 것이다. 아주 옛날 처음으로<BR>화심으로 갔을 때, 모두가 긴장하고 떨고 있을 때, 처음으로 본 라그의 압도적이고<BR>거대한 모습에 돌격을 했을 때처럼 말이다. <BR><BR><BR>p.s 그 바퀴가 사실은 다른 공대의 메인 힐러였으며 30만골도 빌려서 급조한 것이라는<BR>것을 알았을 때, 나는 진심으로 사람이 사람을 왜 죽이면 안되는가에 대해서 고민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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