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p>아들아 미안하다.</p><p><br></p><p>아빠도 아빠자신이 이리도 무능력한지 이리도 못났는지 새삼 느낀다.</p><p><br></p><p>아빠집이 잘 살았더라면, 돈을 잘 벌었더라면</p><p>너랑 엄마랑 아빠랑 이렇게 셋이서 붙어 살텐데</p><p>돈이 뭔지 빚이 뭔지... 이리도 속을 썩이는 구나</p><p><br></p><p>아빠가 배운게 없어서 직장 옮기기도 쉽지 않고</p><p>지금 다니는 직장은 회사가 넘어가고....</p><p>애초부터 조금 주는 회사였지만 더 힘들어져 버렸단다....</p><p><br></p><p>그래도 같이 우리 셋 붙어 살아볼 생각에</p><p>비좁지만 아빠의 엄마인 할머니 집으로 들어갈까도 생각했는데...</p><p>아빠의 엄마인 네 할머니</p><p>마음에 병이 있으셔....</p><p>그병은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주변사람을 무척이나 힘들게 하거든...</span></p><p>아빠랑 아빠형제인 네 삼촌도 네 할머니때문에 심적으로 무척 힘들게 지내고있어서...</p><p>그게 너한테나 엄마한테 짐이 될까봐 들어와서 같이 살자는 말을 못 꺼내겠더구나....</p><p><br></p><p>이제 우리 아기 태어난지 세달 되어가는데</p><p>아빠가 같이 놀아주고 동화책도 읽어주고 안아주고 업어주고 막 그래야하는데</p><p>곁에 있는것도 얼굴 보는 것도 맘 껏 못해줘서 미안하구나.</p><p><br></p><p>특히 네 엄마한테는 정말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어서 미안하구나.</p><p>고생이라곤 모르고 잘 살다가 아빠같은 사람 만나서 </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돈에 쪼들리고 사람들한테 시달리고 스트레스 받고</span></p><p>거기에 얼굴도 제대로 안비추는 남편때문에 속타고....</p><p><br></p><p>정말 정말 너랑 네 엄마를 사랑하는데</p><p>표현할 수가 없구나...</p><p>사랑한다는 말보다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나오는게</p><p><br></p><p>너와 네엄마 사진보면 가슴이 뭉클한게</p><p>너랑 네 엄마보고 힘내서 살아야하는데</p><p>세상속에서 지치고 힘드니 살자는 생각보다</p><p>죽어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하는구나....</p><p><br></p><p>아빠욕심은 너만큼은 나처럼 자라게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p><p>없는 능력처럼 아빠가 모질지 못한 것 같구나...</p><p><br></p><p><p><br></p><p>아들아</p><p>이담에 우리 아들이 커서 어른이 된다면</p><p>속 터놓을 사람 하나 없는</p><p>아빠같은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p><p><br></p><p><br></p><p>아들아</p><p>사랑하는 만큼 미안하고</p><p>미안한 만큼 사랑한다.</p><p><br></p><p>모자란 아빠가....</p></p><p><br></p><p><br></p><p><br></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