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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40518
    작성자 : bebe(º∇º)
    추천 : 18
    조회수 : 1139
    IP : 218.51.***.105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5/15 20:23:04
    원글작성시간 : 2004/05/09 02:22:03
    http://todayhumor.com/?humorbest_40518 모바일
    [BeBe] 작은 동화 -하나-
    옛날 옛날 조용한 숲속에 호수공주님과 노을 왕자님이 살고 있었어요.
    노을왕자님은 항상 잔잔한 수면에 반짝임을 내비치는
    호수공주님을 사랑했답니다.



    호수공주님에게는 친구가 많았어요.
    호수공주님은 늘 그자리에서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누구에게라도 시원하고 맑은 물을 나누어 주었거든요.
    숲속 친구들은 모두 호수공주님을 좋아했답니다.

    노을왕자님은 언제나 숲속 친구들을 부러워 했어요.
    아무때나 호수공주님을 만나러 올 수 있는 숲속 친구들과는 달리
    노을왕자님은 햇님임금님이 들어가기 직전,
    그리고 달님 왕비님이 나오기 바로 전에만
    아주 잠깐 호수공주님과 만날 수 있을 뿐이었거든요.
    하지만 그 잠깐이라도 호수공주님을 볼 수 있다는건
    노을왕자님에게는 아주아주 커다란 기쁨이자 행복이었어요.



    그러던 어느날이었어요.
    옆 마을에 사는 구름아가씨가 숲에 놀러왔답니다.
    호기심 많은 구름아가씨는 숲속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죠.

    햇님임금님이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들어갈 무렵
    구름아가씨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모두에게 인사를 했어요.
    그때였어요.
    노을 왕자님이 언제나처럼 화사하게 미소지으며 나타났답니다.

    "노을왕자님-. 이제 오세요?"
    "어서오세요."

    구름아가씨를 배웅하기 위해 나와있던 숲속 친구들은
    노을왕자님을 반갑게 맞이했어요.

    "이분은 누구신가요?"
    "......"
    "옆마을에 사는 구름아가씨에요."

    옆에 있던 꼬마토끼가 얼른 소개를 해주었지만
    부끄러움에 새빨갛게 변해버린 구름아가씨는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답니다.
    너무나도 멋지게 미소를 짓는 노을왕자님에게 첫눈에 반해버렸거든요.

    노을왕자님은 그런 구름아가씨에게 또 보자는 말을 남기고
    햇님임금님을 따라 들어갔어요.
    구름아가씨는 노을왕자님이 사라져간 자리를 보며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구름아가씨의 마음을 알 길 없는 노을 왕자님은
    아주 잠깐이었지만 오늘도 호수공주님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했지요.



    그 후 구름아가씨는 매일같이 숲속에 놀러오게 되었어요.
    멋진 노을왕자님을 보고싶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여러 날이 지나도 구름아가씨는 여전히 얼굴만 붉힐 뿐
    노을왕자님에게 한마디도 건네지 못하고 있었고,
    노을왕자님도 구름아가씨에게 친절한 미소를 보내는 것 이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답니다.

    그래도 구름아가씨는 노을왕자님의 미소를 보는 것 만으로도
    너무너무 행복해서 어쩔 줄을 모를 정도였어요.
    아마도 구름 아가씨는 노을왕자님을 사랑하게 되었나봐요.



    시간은 계속 흘러 숲에도 여름이 찾아왔어요.
    그러나 이번 여름에는 좀처럼 비가 오지 않아 모두가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되었어요.
    숲속 친구들은 그나마 호수공주님의 덕분으로 조금은 견딜만 했지만,
    호수공주님은 매일매일 조금씩 말라만 갔답니다.

    그런 호수공주님을 바라보는 노을 왕자님 역시 마음이 편치 않았지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는 없을까를 쉬지 않고 생각했지만
    노을왕자님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답니다.
    그저 바라만 보는 것 말고는요.

    말라가는 호수공주님을 바라보며 힘들어하는 노을왕자님의 모습은
    구름아가씨의 마음을 아프게 했어요.
    노을왕자님 생각에 눈물짓고 한숨을 내쉬는 일도 많아졌지요.



    여름 내내 모두를 힘들게 하는 가뭄은 이제 곧 가을이 다가오는데도
    좀처럼 떠날 줄을 모르고 있었어요.
    호수공주님은 전처럼 예쁘게 반짝이지도 못한채
    힘없는 미소만 지을 뿐이었지요.
    그리고 호수공주님이 빛을 잃어갈수록 노을왕자님의 한숨도 늘아만 갔답니다.
    그렇게 멋지던 미소도 더 이상 짓지 않았고요.
    그렇게 화사하던 붉은 빛도 이제는 쓸쓸함만을 안고 있었어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구름아가씨의 눈물도 덩달아 많아지게 되었지요.

    결국, 구름아가씨는 노을왕자님을 위해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행복하셔야해요......"

    노을왕자님의 뒤로 사그라드는 가슴아픈 붉은 빛을 보며
    구름아가씨는 마지막 인사를 했어요.
    비록 노을왕자님이 듣지는 못했지만요.



    그날 밤, 숲에는 오랜만에 빗소리가 들렸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비는 호수공주님 주변에서만 내리고 있었어요.
    많은 숲속 친구들이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아무도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었지요.



    노을왕자님은 오늘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호수공주님을 보러 나섰답니다.

    "후우......"

    깊은 한숨은 노을왕자님의 붉은 색을 더욱 아파보이게만 했어요.
    하지만 노을왕자님은 이내 도리질치며 애써 밝아보이려고 노력했어요.
    이런 모습을 보이면 마음 착한 호수공주님이 걱정할 것을
    노을왕자님은 아주 잘 알고 있었거든요.
    노을왕자님은 될 수 있는대로 환한 표정을 지으며 호수공주님을 바라보았어요.

    "고, 공주님!!!!"
    "노을왕자님 오셨군요-."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요-.
    호수공주님이 전처럼 예쁘게 반짝이며 노을왕자님에게 인사하는게 아니겠어요?
    게다가 이제는 노을왕자님을 닮은 수줍은 붉은 빛까지 곱게 띄고 있네요.
    노을왕자님은 놀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답니다.

    "그동안 걱정 끼쳐드려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그 무슨 말씀을요.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셔서 참 다행입니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짧은 시간이었지만,
    노을왕자님과 호수공주님은 더할나위없이 행복해졌답니다.
    노을왕자님도, 호수공주님도.
    서로가 예전 모습을 되찾은 것이 너무나도 기뻤거든요.

    그리고 구름아가씨도요.
    비록 직접 노을왕자님과 마주할 수는 없었지만
    전과 같은 멋진 모습으로 돌아온 노을왕자님을 보며
    구름아가씨 역시 너무나도 행복했답니다.







    참, 이건 비밀인데요.
    그 뒤로 호수공주님은 노을왕자님만 보면 빠알갛게 얼굴을 붉혔대요-.
    그게 누구때문인지는... 말 안해도 다들 알겠죠? 후후.










    ========

    오랜만에 글이란걸 썼습니다.
    항상 마음은 무언가를 갈구하면서도 섣불리 손이 나가지 았았던것은..
    아마도 말이 마음을 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가방에는 처음 올리는 글인데...
    너무 많이 미숙하군요.
    뭐... 차차 나아지겠죠.


    스크롤의 압박을 견디고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아마도 당분간 다시 눈팅으로 돌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밤 되시길...
    bebe(º∇º)의 꼬릿말입니다
    커피가 식으면 향기를 잃지만..
    사랑이 식으면 향기만 남아 추억이 되는거야..

    <img src="http://jiseong21.netcci.net/bbs/data/th/think.gif" border=0> B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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