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가족
내 이름은 김철수
봉덕 국민학교 5학년
우리가족은
무서우신 아버지
내가 세상에서 젤루 좋아하는 울 엄마
형 둘에 누나 두명
형들은 맨날 내만 때리고
누나들은 맨날 안씻는다 머라칸다 아닙니꺼
' 야 철수야 ~ 니 빨리안오나
니 오늘도 안씻으몬 삼일째 안씻는거 맞제 '
' 아이다 ~ 삼일은 무슨 삼일이고
내일되야 삼일이다 아이가 ~ '
솔직히 전 씻는게 세상에서 제일로 싫슴더
엄마도 씻으라 안카시는데 왜 첫째 누부야만 그러는지 ..
아 맞다 !
엄마가 오실때가 다 됐는데
' 누부야 ~ 내 엄마 마중갔다오께 '
' 자슥아 !! 엄마 마중갈 필요없꼬 니 얼른 안오나
누나야 니 씻기고 나가야 한다카이 철수야 ~~~ '
' 그래 알겠다 ~~ 얼른 갔다 오께 ~~ '
우리 동네는 지금 아카시아 꽃이 아주 이쁘게 폈습니더
꽃 향기 참 좋지예 ?
아카시아 꽃을 하나 따서 이렇게 먹으면 달달한 맛이 납니더
가끔 개미새끼가 들어 있을때도 있지만 잘 보고 먹으몬 아주 맛있습니더 ^^
그나저나 울 엄마는 왜 이리 늦노 ~~
엄마가 오시기 전까지 우리 첫째 누부야 얘기좀 할까 합니더
첫째 누부야는 이쁘고 착하고 학교 댕길 때 공부도 아주 잘했습니더
지금은 시내에 있는 마을금고에 댕기고요 ~~
누부야가 너무 이뻐서 동네 아제들이 누나한번 볼라꼬 우리 집을 기웃기웃 거린다 아닙니꺼
저번에는 한 아제가 쪽지를 주몬서 누부야한테 전해달라카데요
그래가꼬 잘 받아가 제 선에서 없애버렸슴니더 ^^
맛나는 알사탕을 받아먹고 없애버려 미안한 맘이 들긴 하지만
' 엄마야 ~~~ 와 이제오노
내가 얼마나 기달맀는데 '
' 다 큰자슥이 엄마한테 매달 리가 뭐하는기고
퍼뜩 안떨어지나 '
여기 이쁘신 분은 울 엄마 이시고요
여기 무섭게 야단치시는 분이 울 아버지 이시고요
여기 듬직하게 서있는 소가 우리집 누렁소 입니더 ^^
' 아버지 저 누렁이 타고 갈낍니더 '
' 됐다 고마 !! 누렁이 오늘 힘들었데이 ..
그냥 걸어가기라 '
치 !! 울 아버지는 아마 저보다 누렁이를 더 좋아하시는가 봅니더
매일 누렁이 힘들었다고만 카시고
' 엄마 엄마 !! 있제
오늘 학교에서 옥수수빵 줬는데
내가 그거 챙기 안왔나 ~~ 엄마 줄라꼬 '
' 그래 ? 엄마 한테는 우리 철수 밖에없다
그나저나 철수야 니 씻었나 ? '
' 아니 ~~ '
' 누부야 한테 니 씻기라고 당부했는데
안 씻기 주드나 ? '
' 씻으라고 안카든데 '
' 진짜가 ? '
' 어 ~~ '
집에 가면 다 뽀록날 거짓말인데 ..
그걸 알면서도 왜 거짓말이 나오는지 모르겠슴니더
울 아버지 아시몬 또 회초리 감인데 ..
얼른 뛰가서 누부야한테 말해야 겠습니더
씻으라 안했다꼬 얼른 가서 말해야 겠습니더
' 누부야 ~~ 누부야 ~~ '
' 와 !! 누부야 나가야 한다고 퍼뜩오라 안카드나 '
' 아니 그게 아니고 ..
누부야 ~ 엄마가 오몬 말이다
내한테 씻으라 안했다꼬 말해도 ~~ 알겠나 ? '
' 야가 지금 뭐라카노 !! '
' 그러니끼네 .. 내 한테 씻으라 안했다꼬 말해 달란 말이다 !!
엄마 한테 .. '
' 와 ? 니 또 거짓말 했나 ? '
' 아이다 누부야 ~~ 거짓말한게 아니고 '
' 철수 니 이리 들어온나 .. '
' 아버지 오셨습니꺼 '
' 자야 니 밖에 나가서 나무 작대기 한 개 갖고 온나 ..
철수는 퍼뜩 안방으로 들어오고 .. '
지는 이제 죽었슴니더
고무신만 안 벗기 졌어도 더 빨리 뛰올수 있었는긴데 ..
그라몬 아버지 오시기 전에 누부야 한테 다 말할수 있었는긴데 ..
이놈의 고무신 때문에 ..
아 ~~ 지는 오늘 죽었슴니더 ... 아고야 ~~ -.-;
( 계 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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