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그리곤 컴퓨터를 켭니다.</div> <div>미련인지 추억인지 백업해두었던</div> <div>아내와의 추억이 가득했던 사진들을 봅니다.</div> <div><br></div> <div>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div> <div>첫만남, 여행, 결혼, 출산, 휴가, 육아...</div> <div>당황스럽게도 사진속의 제모습은 너무도 행복하게 웃고 있습니다.</div> <div>제게 과분했던 눈물날정도로 행복했던 그 시간들을 꼼꼼히 되새겨봅니다.</div> <div><br></div> <div>추억은 사진속엔 그대로인데 지금 난 어쩌다 이리된것인지 자책합니다.</div> <div>한참을 눈물 흘리며 멍하니 있다가</div> <div>사진폴더 통채로 shift + del 키를 눌러 지웁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곤 오늘날짜를 넣어서 새로운 폴더를 만듭니다.</div> <div>앞으로의 행복한 추억들을 담을 준비를 합니다.</div> <div><br></div> <div>반듯이 행복해 보이겠습니다.</div> <div><br></div> <div>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134일째입니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br></div> <div>요즘들어</div> <div>아침에 출근하는 아빠를 보고 딸아이가 투정부리며 울어준다.</div> <div>현관에 앉아 아이를 꼭 안아주고 말한다.</div> <div><br></div> <div>'우리딸 고마워, 아빠 다녀올게'</div> <div><br></div> <div>이내 딸은 울음을 그쳐준다.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않지만</div> <div>난 돈을 벌어야 한다.</div> <div>그래야만 내가 어른이 되면서 돈때문에 하지 못했던 모든것들을</div> <div>내 딸에게만큼은 해줄수 있다.</div> <div>욕심이지만 내딸에게 그것에 대한 대리만족을 하고 싶다.</div> <div>적어도 돈이 없어서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일은 없도록 열심히 살것이다.</div> <div><br></div> <div>얼마전 회사에서 임직원을 상대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를 선발하는 신청이 있었다.</div> <div>생각없이 신청했었는데 출근해서 이메일을 뒤적거리다보니</div> <div>주자로 선발되었다는 답신이 와있었다.</div> <div><br></div> <div>너무 기뻤다.</div> <div>막 웃으면서 눈물이 날정도로 기뻤다.</div> <div>딸에게 너무나도 좋은 추억거리를 선물할수 있게 되었다.</div> <div><br></div> <div>올해말 아니면 내년초가 되겠지만</div> <div>난 딸아이를 가슴에 안고 같이 뛸것이다.</div> <div>아이 손에 성화대를 같이 쥐고 </div> <div>2018년 올림픽 성화를 함께 옮겼다는 </div> <div>세상에 둘도 없는 멋진 일을 할것이다.</div> <div><br></div> <div>일부러 동료 직원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div> <div>혹 시셈하여 기회를 빼앗길까 겁이났다.</div> <div><br></div> <div>괜시리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div> <div>게다가 엊그제 주문해두었던 반짝이는 LED 신발도 도착했다.</div> <div><br></div> <div>퇴근후 어머니 집에가서 아이가 엘리베이터 내려오는 타이밍에</div> <div>LED 신발에 불을 활짝 켜고 아이를 맞는다.</div> <div><br></div> <div>딸아이는 아빠에게 총총 걸음으로 달려와 안긴다.</div> <div><br></div> <div>'아빠.. 이거내꺼야? 아빠가 사준거야?'</div> <div><br></div> <div>아이는 아무것도 아닌 선물에 너무도 기뻐한다.</div> <div>아이가 기뻐하니 아빠도 너무 행복하다.</div> <div><br></div> <div>옆에서 아이것만 사준다고 투덜거리시는 어머니께 용돈을 찔러드리고</div> <div>집으로 향한다.</div> <div><br></div> <div>아이는 차안에서 반짝이는 신발을 신고 노래를 불러준다.</div> <div><br></div> <div>'아빠 상어~ 뚜룻뚜뜨르, 힘이 센 뚜룻뚜뜨르, 바닷속~'</div> <div><br></div> <div>분명 이노래는 상어가족 노래인데</div> <div>딸아이는 아빠상어 부분만 계속 반복해서 불러주었다.</div> <div>노래가 슬프지만 행복하다.</div> <div><br></div> <div>한껏 기분이 업된 아이는 신발신고 신나게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잠들었다.</div> <div>잠든 아이를 보며 오늘 하루는 어제보다 행복해졌음을 느낄수 있었다.</div> <div>내일은 분명히 더 행복해질것이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