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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454020
    작성자 : 파치푸리햄햄
    추천 : 61
    조회수 : 1958
    IP : 190.20.***.239
    댓글 : 3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6/15 18:29:09
    원글작성시간 : 2017/06/15 15:28:40
    http://todayhumor.com/?humorbest_1454020 모바일
    두달전 수술한다던 아가 후기입니다 (튼튼합니다!)
    두달 전 폐수술을 한다던 13개월 아가 (현재는 15개월) 아가 수술 후기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은 날라다닙니다 ㅎㅎ


    아래는 수술후기..
    수술을 앞둔 아가들이 있을 수 도 있어서 조금이나마 경험이 도움이 될까 씁니다.

    저희 딸은 4월말에 수술하고 수술 후 4일 더 병원에 있다가 퇴원했습니다.

    일단 입원하러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있는데 간호사만 들어오면 대성통곡.. ㅠㅠ
    수술실까지 가는데 나가는줄 알고 제 품에서 신나서 쫑알쫑알 거리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마취를 위해 수술 침대 위에 올려놔야하는데 울면서 매달리는데 마음이 찢어지더라구요.. 
    마취제가 나오는 호흡기를 데자마자 3초만에 눈이 스르륵.. ㅠㅠ 의사 선생님 컨디션 안 좋아지실까봐 애써 담담하게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나오자마자 눈물이 왈칵..
     
    수술 후엔 수술 부위에수 피가 계속 나오기때문에 관을 꼽고 있었는데 손으로 잡아서 빼거나 움직일수가 있어서 팔다리를 묶어두고 수술후 이틀은 거의 계속 반 마취상태였어요..

    중간중간 깨서 잘 움직일수 없는 팔로 허우적 되고
    반쯤 풀린 눈으로 엄마를 멍하니 보면서
    힘없이 제발 좀 풀어달라고
    집에선 해달라고 애원해도 안하던 이쁜짓 (검지 손가락 볼에다 대기)도 하고 뽀뽀도 하는데
    얼마나 맘이 아프던지... 엄마가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해.. 하며 손가락만 잡아주었어요..
    먹지도 못하고 얼굴도 팅팅 부운 내 새끼.. ㅠㅠ

    관 뽑고 마취제 투여를 중단한 후부턴 간호사가 들어오기만 하면
    엉엉 울다가 나중엔 너무 무서웠던지 
    울지도 않고 계속 몸을 부르르 떨더라구요..
    그 좋아하는 티비 유치원도 계속 틀어줬는데도 몸은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불러도 반응도 없고 말도 안하고 티비도 안보고 그냥 천장만 멍하니 쥐죽은 듯이 보고 있더라구요.
    그거 보고 안되겠다 싶어서 하루 더 있으라는 걸 건강엔 별 이상은 없는 상태라 그냥 퇴원한다고 집에 데리고 왔어요. 

    집에 갈 준비를 하느라 옷을 갈아입히는데도 제 몸을 꼭 붙잡고 엘레베이터에서도 긴장해서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차에 타고 거리에 나가니 그때 긴장이 풀렸는지 폭풍 옹알이 시전.. 하지만 집에 와서도 계속 불안해 하고
    원랜 혼자서도 잘 놀던 아이었는데 제가 안고있는걸 놓기만 해도 떨면서 울더라구요..
    잘때도 원랜 사방팔방 뒹구르면서 누가 만지면 휙 밀처내는 쿨한 아가였는데, 밤새도록 제 품을 파고 들어서 꼭 안아달라 하고 제가 1초만 떨어져도 바로 깨서 정말 공포에 떨더라구요.. 밤새도록 안고 잤어요.. 정말 무서웠었구나 아가..

    그 다음날도 기지도 않고 앉지도 않고 멍하니 제 옆에서 누워서 천장만 보고, 좋아하던 책이나 장난감은 처다도 안보더라구요.. 아 트라우마가 오래가면 어떡하지 정말 걱정 했어요. 엄청 먹보였는데 이유식도 거부, 심지어 과자도 거부.. ㅠㅠ 그냥 모유수유랑 달달한 과일만 갈아서 쥬스처럼 줬더니 그것만 한 모금 정도 마시고 끝..

    집에 온지 삼일 정도 후에 다시 기기 시작했는데 팔다리에 힘이 없어서 후들후들... 픽픽 쓰러지니 자기도 속상했던지 자기 팔을 다른 손으로 툭툭 때리더라구요.. 왜 이러지 그러는 것처럼.. 우리 애기 마취 부작용으로 문제생긴거 아니냐며 엄청 걱정을 했지만...

    But!

    다시 예전처럼 말하고 노는데는 일주일정도 걸렸구요, 뭐 그 후엔 수술 전과 똑같에 졌어요 ㅎㅎㅎㅎ
    남편이랑 붕어라고 놀리고..ㅋㅋ
    다시 또 이불 뻥뻥차고 시계처럼 돌면서 자고
    엄마 필요없다며 혼자 자기 놀이방으로 씩씩하게 기어가서 놀고 밥도 엄청 먹구요 ㅎㅎ

    지금은 아주아주 잘지내요.

    단지, 병원에서 있던건 다 기억하는지 수술후 2주후에 검사 받으러 갔더니 의사선생님을 10mt앞에서 보곤 또다시 오열..
    몇일전 제가 발꼬락을 다쳐서 응급실에 갔는데 병원 침대 보자마자 또 오열... 그래서 남편이랑 그냥 집에 가라고 혼자 택시타고 간다고 보냈어요. 두달이 지났는데도 기억하는걸 보니 정말 공포스런 기억이었나봐요...

    하튼 울 아가, 잘 버텨주었구요, 이젠 튼튼하게 커서 예쁜 아가씨가 될일만 남았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은...
    수술 하루전 귀여운 울 아가..
    수술후
    수술후 팅팅 분 울 아가..
    좋아하는 인형가져다 주니까 웃는 우리 아가ㅜㅜ
    그리고 다시 행복해진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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