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메일 또는 페이스북 등 인터넷을 통해 출간 제안이나 원고 투고가 많지만, 몇 년 전에는 출판사로 직접 원고를 들고 오는 예비 저자들이 <div>있는 편이었다. 학생, 주부, 직장인 그리고 종교인 등 출간을 꿈꾸는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했는데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분들의 이야기를</div> <div>해보려 한다. </div> <div><br></div> <div>아마도 5~6년 전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무실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나의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주실 두 분이 사무실을 급습했다.</span></div> <div>한 분은 백발의 장발 노인이셨고, 다른 한 분은 서양의 몽크처럼 정수리 부근만 집중적으로 탈모가 진행된 노인이었다. 그리고 두 분의 복장은</div> <div>한복인지 태권도복인지 구분하기 모호한 약간 낡은 도복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문가에 있던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막내 여직원이 범상치 않은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두 분에게 다가가 물었다. </span></div> <div><br></div> <div>"저기 실례지만 어떻게 오셨죠?"</div> <div><br></div> <div>눈매가 날카로운 백발의 할아버지는 사무실의 직원들을 째려보고 계셨고, 몽크 할아버지께서 근엄한 목소리로 답했다.</div> <div><br></div> <div>"여기 사장님을 만나보고 싶어서 왔소. 우리 **도사님의 책을 한 권 출간할 기회를 주기 위해 왔소." (정확히 도사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div> <div><br></div> <div>막내 여직원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고 있을 때 팀장님께서 내게 "성대리.. 네가 가 봐." 라고 하셨고 사무실에 남자 직원이 나밖에 없었던</div> <div>관계로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두 비범한 노인들 앞으로 다가갔다. </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를 위아래로 훑어 본 몽크 할아버지께서는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장님치고는 젊으신 편이군.." 이라 말씀하셔서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 저는 사장이 아니고 출간 관련 담당자입니다." </span></div> <div>라고 답했다. </div> <div><br></div> <div>"그런데 어떻게 찾아오셨죠?"</div> <div><br></div> <div>"범상치 않은 기운이 흐르길래 발길을 멈췄는데 그게 바로 이 출판사였소. 때마침 도사님께서 얼마 전 좋은 기운이 있는 글을 하나 쓰셔서 </div> <div>그 기운을 이 출판사와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왔소." 몽크 할아버지 말씀에는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div> <div><br></div> <div>"아.. 원고 투고이시군요. 그럼 원고와 연락처를 주고 가시면 저희가 검토한 뒤 별도로 연락 드리겠습니다."</div> <div><br></div> <div>그때까지 말씀이 없으시던 백발의 장발 할아버지께서 무서운 눈빛으로 나를 째려보시며 </div> <div><br></div> <div>"기운이 느껴진다니까!!"</div> <div><br></div> <div>"네?"</div> <div><br></div> <div>나는 순간 2가지 이유로 놀랐다. 첫 번째는 장발 할아버지의 나를 잡아먹을 듯한 무서운 기세였고 두 번째는 비범한 외모와 다르게 가녀린</div> <div>어디선가 들어본 베컴의 목소리와 비슷한 할아버지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div> <div><br></div> <div>그리고 몽크 할아버지께서는 직원 전체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서 직원들에게 잠시 이쪽으로 모이라고 하셨고, 당시 사무실에 있던 나와 </div> <div>직원들은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무언가에 홀린 듯 그 두 노인 근처로 모였다. 그리고 몽크 할아버지의 연설이 시작되었다. 길고도 장황했던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연설 내용의 요약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장발 할아버지는 기본적으로 한국 아니 전 우주에서 가장 기가 센 천하장사에 나이 세는 것을 포기한 오랜 시간 생존해 있는 하이랜더 아니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최소 도민준 같은 존재이며, 한국에 위기가 올 때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를 아낌없이 나눠주신 메디브처럼 타락하지 않은 진정한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수호자셨다.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몽크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동안 장발 할아버지는 한 번씩 고개를 끄덕끄덕하셨고, 위기 극복을 위해 기를 나눠주셨다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했을 때는 '아.. 그때 조금 힘들었지..' 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몽크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던 나는 질문을 던졌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 그런데 저 어르신은 도사님이시고, 그럼 지금 말씀하시는 어르신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소인은 도사님을 모시는 수제자이올시다."</span></div> <div><br></div> <div>"아.. 수제자이시군요." </div> <div><br></div> <div>"이렇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도사님의 기운을 한 번 느껴봐야 믿음이 가지 않겠소? 누가 한번 도사님의 기운을 </div> <div>느껴보고 싶은 사람이 없소?" </div> <div><br></div> <div>직원들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팀장님께서는 나지막하게 "니가 시작한 일이니까 니가 마무리해야지.." 하시며 나를 밀었다. </div> <div>겁이 났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위대한 도사님의 기운을 받고 싶다는 호기심도 생겼다. </div> <div><br></div> <div>"그럼 제가 한 번.."</div> <div><br></div> <div>도사님은 다시 한 번 베컴 같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내게 저쪽 멀리 서 있으라고 했다. 그리고 기를 잘못 받으면 뒤로 쓰러지거나 심할 경우</div> <div>내장 파열이 있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셨다. 팀장님께서는 내게 "산재처리 해줄게. 기운을 받아 봐.." 라고 하셨다. </div> <div><br></div> <div>떨리는 마음으로 벽을 등지고 섰다. 내장파열이라는 단어가 두렵긴 했지만 혹시 나도 도사님의 기운을 받고 막힌 혈이 뻥 뚫리고 초능력자가</div> <div>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도사님과 그 수제자는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그 자세가..</div> <div>도사님은 두 손을 양쪽으로 펴고 있었고, 수제자는 기마 자세로 손을 도사님 방향으로 뻗치고 "으아~~~" 하는 목소리를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고 있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치 그 모습은 엑스맨에 나오는 공중부양하는 매그니토와 옆에서 집중하는 프로페서 엑스 같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뻔 했지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참았다. 그리고 도사님의 짧고 강한 "허익!!" 이라는 외침이 있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긴장한 나는 눈을 질끈 감고 긴장했는데 내 신체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내가 눈을 뜨고 "지금 뭐 하신 거에요?"라고 물었을 때 </div> <div>갑자기 도사님이 주저앉으셨고 수제자가 "도사님!" 이러며 쓰러진 도사에게 다가갔다. 도사님은 수제자에게 뭐라 귓속말을 하셨고 </div> <div>그 말을 들은 수제자는 출생의 비밀을 들으셨는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내게 말씀하셨다. </div> <div><br></div> <div>"아..며칠 전 도사님께서 지구 온난화 때문에 기를 너무 많이 소진해 지금 기를 제대로 조절할 수 없으셔서 자칫 잘못했으면 자네가 죽을뻔해서 </div> <div>기를 멈추셨다고 하셨소. 큰일 날 뻔 했소!"</div> <div><br></div> <div>"그냥 한 번 쏘셔도 되는데.."</div> <div><br></div> <div>그렇게 나는 살아남았지만 도사님의 기운을 받아 손오공으로 각성하는데 실패했다. </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