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칫 놀라곤한다.
기를 쓰고 흔적을 게워내면 너는 보란듯 그 자리에 있다.
하필 왜 너와, 그토록 많은 일을 함께하고
그만큼 여러곳을 다녔던걸까.
기억하지 않을 권리가 내게 있다고 생각했다.
추억이 될 만큼 아름다운 사랑이 아니었다.
그러나 사랑이 취했던 태도가 얼마나 불량했는지와 상관없이 기억은 말뚝처럼 생활 전반을 옭아맸다.
뇌의 주름 사이 알알히 박힌 순간의 유리구슬들이
시끄럽게 부딪히며 달그락댄다.
기억을 화장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묻어둔 기억은 매일밤 좀비처럼 무덤을 헤집고 일어서
내 살을 갉아먹는다.
기억 앞에 무력하여 대응할 수 없다.
온 몸 근육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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