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에서 10년째 살고 있는 외노자 입니다. 오랜만에 한국을 가려고 작년에 비행기표 예약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결국 모두 취소하고 직장에서도 구조조정 당해서 멘붕에 빠져 있어요. 여기는 코로나가 이제 피크에 달하고 있는거 같아요.
두달 전 쯤에 미국 정부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전하는 코로나 관련 지침' 이라는 엽서를 받았습니다. 받고 읽자마자 빡쳐서 다 찢어 버려서 인증샷을 올릴 수가 없네요. Trump coronavirus postcard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1. 니가 아픈거 같으면 병원 가지 마라
2. 니 애가 아픈거 같으면 병원에 데려가지 말고 담당 의사한테 연락을 해라 (실제로 딸애가 다른걸로 아파서 병원에 전화했는데 지금 병원이 포화현상이니 한달 있다가 다시 전화하라고 했어요)
3. 나이 많은 사람이 아픈거 같으면 집에 있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격리시켜라
4.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으면 가족 모두를 집에 격리 시키고 밖에 나오지 마라
5. 가능하면 재택근무해라
6. 10명 이상 모인곳에 가지 마라
7. 외식하지 말고 테이크아웃 해서 먹어라
8. 여행하지 마라
9. 의료인이 아니면 요양원에 방문하지 마라
10. 손 잘 씻고 위생을 유지해라
돈 없는 사람은 그냥 집에서 혼자 뒤지라는 소리에요. 제 아내가 갑상선 암 증상이라서 병원 예약이 줄줄이 되어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모두 예약 취소되었습니다. 이게 의료붕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지난달 쯤에 트럼프씨한테서 편지 한장을 더 받았습니다. 요약하자면
'지금 당신들이 코로나 때문에 힘든거 잘 알고 있어서 재정지원금에 대한 사인을 했다. 너는 얼마를 받을거다. '(사실 돈을 계좌 이체로 이미 받은 다음에 편지를 받았습니다).
두번째 편지에는 또람뿌씨 싸인도 있더군요 ㅋㅋ 기가차서 말도 안나왔습니다. 거만한 백인졸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미지였는데 재선 앞두고 참 이미지 메이킹 열심히 하네요.
많은 분들이 코로나로 강대국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하시는데, 미국은 돈 없고 병들면 그냥 죽는 시스템이라서요. 그다지 놀랍진 않지만 아직도 제 주변에 미국병 걸린 사람들이 많아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지원금 3,600불 받았는데 (400만원 정도?) 이거 두달 의료보험비도 안되요. 저희집 보험비가 치과랑 안과, 약 보험까지 합해서 한달에 2400불입니다. 기레기들 한국 지원금 조금 준다고 불평하던데 이런 사실은 왜 안쓰는지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