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막 공항에서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에 앉았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div><br></div> <div>정말 숨이 안쉬어진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알거같은 하루네요..</div> <div><br></div> <div>저와 여자친구는 20대 후반 커플입니다. 만난지는 7월이 딱 4년이고</div> <div><br></div> <div>학창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서 알고지낸진 10년도 넘었습니다.</div> <div><br></div> <div>대충 저와 여자친구의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일반 사무직이고 여자친구는 현재 서울소재 k대학교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있습니다.</div> <div><br></div> <div>만난 기간도 오래됐고 날을 잡진 않았지만 서로 1~2년내로 결혼얘기를 드문드문 하고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4주년 기념으로 올 여름에 미루고 미루던 일본여행을 가자고 마음을 맞췄고</div> <div><br></div> <div>지난 주말부터 오늘까지 일주일이 약간 안되는 기간동안 차를 렌트해서 홋카이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div> <div><br></div> <div>여자친구는 운전을 못해서 운전은 제가 다 했구요.</div> <div><br></div> <div>사단은 마지막 밤인 어제 났습니다. 마지막 날이라 삿포로 시내를 늦게까지 구경하고 밤 10시쯤 호텔로 돌아왔습니다.</div> <div><br></div> <div>여자친구가 먼저 씻으러 들어갔고 전 tv를 보고있었는데 여자친구 카톡이 갑자기 너무 많이 울리길래</div> <div><br></div> <div>여자친구 핸드폰을 봤습니다. 4년간 한번도 핸드폰을 본적도 없었고 항상 여자친구를 믿었는데 왠지 그순간 만큼은</div> <div><br></div> <div>확인이 해보고싶었습니다. 여자친구는 여행중에도 연구실 일이 바쁘다며 핸드폰을 자주 들여다보았고 연구실 사람이랑</div> <div><br></div> <div>자주 통화를 했습니다. 카톡 내용을 봤더니 정말 놀랠 노자더라구요..</div> <div><br></div> <div>연구실 남자동기와 보고싶다느니 여행중에 찍은 셀카며 음식사진이며 모두다 보내주면서 미션완료? 이러고있더군요..</div> <div><br></div> <div>남자는 시시콜콜 여자친구에게 카톡으로 보고싶다 해외에 나가있으니 더 보고싶다느니 전화통화 하자느니 이런소리를 하고있더군요.</div> <div><br></div> <div>정말 손발이 차가워지고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였지만 그냥 그 남자동기도 오래 알고지는 사이니까 괜찮겠지 하고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여자친구가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제가 이리앉아봐라 얘기좀하자, 내가 어쩌다 너의 폰을 봤는데 이게뭐냐라고 물어봤더니</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게 무슨소리요....순순히 인정을 하더라구요.. 떳떳하지 못하다구요..</span></div> <div><br></div> <div>여자친구와 저는 정말 잘 지냈습니다. 4년을 사귀면서 헤어지자는 소리도 서로 해본적이 없었고</div> <div><br></div> <div>싸운것도 열손가락에 꼽을만큼 적었습니다. 오랜기간 친구였어서 서로를 잘 알았기에 너무 잘 지냈습니다.</div> <div><br></div> <div>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했고 항상 서로를 신뢰하고 믿었습니다. 근데 그건 저의 생각이였나봐요.. 제가 사람을 너무 믿었나봐요.</div> <div><br></div> <div>올해부터 연구실이 바빠지면서 대학근처에 룸메이트와 함께 독립을 하고나서</div> <div><br></div> <div>데이트 횟수가 줄었고 연락하는 빈도나 횟수가 줄었지만 전 단순히 바쁜줄 알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근데 그게 아니였더군요.. 저에게 연구실에서 일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그남자와 데이트를 했고.</div> <div><br></div> <div>저에게 잔다그러고 그남자와 늦은 밤까지 카톡을 했더라구요...</div> <div><br></div> <div>들은 바에 의하면 5월부터 그 남자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위로해주다보니 가까워졌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정말 절대 몸을 섞은 적도 없고 두 세번의 데이트와 손잡은게 전부라고 하네요.</div> <div><br></div> <div>확인할 길이 없으니 믿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어떻냐고 묻자 정말 아무런 감정도 없고 </div> <div><br></div> <div>그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고 그저 호기심에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하더군요..</div> <div><br></div> <div>그러면서 정말 죽을죄를 지었다고 자기자신이 정말 쓰레기같다고 그러면서 울더라구요.</div> <div><br></div> <div>여자친구와 같이 인턴을 봤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 영화에서 여주의 남편이 바람을 피고 나중에 결국 재결합을 하죠.</div> <div><br></div> <div>그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여자친구와 서로 만약 바람을 피면 어쩌겠냐는 대화를 나눴습니다.</div> <div><br></div> <div>여자친구는 한번정도는 봐주겠다고 했고 저는 절대 절대 절대 봐주지않고 그자리에서 끝내버리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보던 바람얘기를 볼때마다 단박에 잘라야돼 저런사람은 만나면 안돼라고 쉽게 말했던 저인데.</div> <div><br></div> <div>막상 그 상황이 되자 그게 쉽게 되지 않더군요... 검은머리짐승은 고쳐쓰는게 아니라고 배웠고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고 배웠는데</div> <div><br></div> <div>머리는 헤어지라는데 정말 감정이라는게 그렇게 되지 않더군요.</div> <div><br></div> <div>제가 힘들던 20대 초반을 제 옆에서 정말 큰 힘이 되어준 여자였고, 10년 간 정말 좋은 인연을 이어왔습니다.</div> <div><br></div> <div>항상 저와 생각이 잘 맞았고 트러블도 없었고. 정말 존경할 만한 여자였습니다. 항상 많은걸 배워왔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그런 여자가 바람을 피다니 정말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바보같이 내쳐야 하는데 10년 중에 단 한 번 실수를 했다고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절 사랑하냐고 물었고.</div> <div><br></div> <div>예전같지 않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확신이 서지 않는다더군요. 그러면서도 저랑 헤어질 자신은 없다네요..</div> <div><br></div> <div>언제부턴가 저와 하는 데이트가 설레지 않고 의무처럼 다가왔고 즐겁지않았다고 하더라구요.</div> <div><br></div> <div>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아야한다는걸 알면서도 자기 감정이 점점 식어가는걸 막을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div> <div><br></div> <div>정말로 너무너무 야속하고 미워서 제가 알고있는 모진 단어 모진 말들을 밤새 여자친구에게 쏟아냈습니다.</div> <div><br></div> <div>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렌트카를 반납하고 공항에서 어떻게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는지 기억도 잘 안납니다.</div> <div><br></div> <div>인천공항에서 그녀는 저에게 미안하다 바람핀건 정말 죽을만큼 그 무엇으로도 자기가 갚을수없는 잘못을 한게 맞지만</div> <div><br></div> <div>더이상 절 사랑하지않는다고 헤어지자고 하더군요.</div> <div><br></div> <div>전 그녀를 용서하고 싶었고 아직도 사랑했기에 멍청하고 천치같이 </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두번다시 바람을 피지 않는다고, 두번다시 그러지 않겠다고 깔끔히 정리한다면 용서해주겠다고 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그러고 나서 다시한번 서로의 감정에대해 생각하면서 처음부터 시작해보자고 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span style="font-size:9pt;">너가 바람핀 거에대한 벌은 주고싶다고 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앞으로 나에게 연애 초창기때처럼 노력해라. 그리고 너의 감정을 다시 되돌리도록 노력해라. 라고말했습니다.</div> <div><br></div> <div>인터넷 바람글에 댓글에 10명중 9명은 헤어지는게 맞는거라고 했고 제 친구들 조차 헤어지는게 맞다고 했지만</div> <div><br></div> <div>그렇게 되지않더라구요.. 결국 저는 그녀를 용서한거 같습니다.. 알겠다는 알량한 한마디 말을 듣고 안심한 제 자신이 한심하네요.</div> <div><br></div> <div>제 선택이 후에 정말 병신 머저리 같은 선택이여서 땅을치고 늦게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div> <div><br></div> <div>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는 합리화를 저도 모르는새에 되새기고 있네요...</div> <div><br></div> <div>뭐...답정너도 아니고 이미 다 끝내놓고 이렇게 글쓰는것도 웃기네요..</div> <div><br></div> <div>좋지않은 글솜씨에 제정신도 아닌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유님들의 따끔한 조언도 달게 듣겠습니다..</div> <div><br></div> <div>모든 사람들이 기쁘게 여행을 떠나고 여행길에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공항에서 저는 왜 울고있어야했는지...</div> <div><br></div> <div>너무 힘드네요...세상씨벌...</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