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반말로 작성합니다.<br><br>********************<br><br>지난 2017년 1월 설날의 일이다. 시골 친척댁을 가다가 기름도 넣을겸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br>차에서 내리면서 티맵을 끄고 포켓몬을 실행해보니 근처에 잠만보가 있다고 뜨는게 아닌가.<br><br>그 당시 내 트레이너 레벨 11. 간절곶에서 성장한 이후 정식 서비스가 되고서 폭렙중이었건만 참 저렙이었지.<br>나같은 저렙에게 체육관을 차지하고 있던 갸라도스, 잠만보, 이브이 진화3형제를 가진 트레이너들이 부러웠다.<br>물론 GPS 조작으로 그런거 쓸어담고 체육관 차지하고 돌아다니는 놈들은 그냥 논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들이다.<br><br>아무튼 포켓몬 위치를 찍어보니 대충 휴게소 건물 너머인것 같아서 그쪽으로 슬슬 걸어가고 있으니 저 뒤에서 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애가 달려온다.<br>폰 들여다보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달려오는 모습이 딱 트레이너더라.<br>그래서 그 애가 가까이 왔을때 나는 그에게 "잠만보?" 하고 큰 목소리로 물어보자 그 학생도 "네 잠만보!" 하면서 뛰어간다.<br>나도 모르게 그 학생을 따라서 뛰어가다가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 잠만보가 나타난다.<br><br>이날을 위해 나는 커브볼을 돌리고 볼을 수급해뒀지... 는 개뿔 참 잡기 힘들더라.<br>계단 밑의 쉼터 비슷한 공간에서 그 학생과 내가 열심히 잠만보를 레이드 하고 있을때 하나둘씩 다른 트레이너들도 저 위에서 걸어내려왔고<br>그때쯤 나는 그들중 제일 먼저 잠만보를 잡을 수 있었다.<br><br>기분좋게 계단을 다시 올라가다가 왠지 옆에 리젠된 피카츄까지 잡은다음 도감을 열어서 잠만보를 보고있으니 아까 그 학생도 웃으면서 계단을 올라온다.<br>내가 "잡았어요?" 하고 묻자 학생이 고개를 끄덕인다.<br><br>그리고 내가 손을 올리자 그 학생도 기분좋게 손을 올려서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하고 헤어졌다.<br>물론 그 학생과는 거기서 처음 만난거다<br><br>그렇게 잠만보 잡고 휴게소 화장실에 갔더니 그 옆에서 잠만보가 있는 포케스탑쪽으로 가는길을 몰라서 출입통제 펜스앞에서 쩔쩔매는 트레이너들에게 그쪽으로 돌아서 가는길을 알려줬다.<br>펜스 너머에는 아까 잠만보를 잡던 그 쉼터가 보였는데 벌써 몇몇 사람들이 거기 모여서 열심히 볼을 던지더라. 아마도 잠만보 잡으려는 사람들이겠지.<br><br>그 이후 잠만보를 1빠로 잡았다는 기쁨에 취해 나는 휴게소 불량식품인 피카츄 돈까스(...)를 사서 케찹을 잔뜩 뿌려먹고는 다시 차를 타고 거기를 떠났다.<br><br>진짜 뚜벅이로 놀면 이런 소소한 재미도 겪을수가 있다.<br>조작질이나 하는 놈들은 절대로 알 수 없는 그런것을...<br><br><br>-P.S-<br>그날 휴게소를 빠져나와서 한참을 달리다가 그제서야 더 중요한걸 생각하게 되었다.<br>차에 기름 안넣고 그냥 출발을 해버렸다. 그리고 나는 아버지에게 포풍 갈굼을 먹었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