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핑크님의 <span style="color:#333333;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font-size:15.4px;font-weight:bold;">게임하는 여자, 숨어서 게임하는 여자 -숨지않고 '나'로서 게임을 즐기기</span><a target="_blank" href="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314649&s_no=1314649&page=6">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314649&s_no=1314649&page=6</a> <div><br></div> <div>를 읽고 느낀바가 있어서 저도 글을 써봅니다. </div> <div>잡설이 길긴한데 잡설도 나름 여성유저의 고충이 담겨있어서 그냥 줄줄 쓰겠습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여자고, 초등학교때부터 게임을 정말 좋아했어요. </div> <div>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고 동네에 또래도 없어서 일찍 인터넷으로 외로움을 달랜 편이었죠. </div> <div>주로 했던 건 오유와 ㅇㅇ판타지아라는 어떤 게임이었어요. </div> <div>(오유에서 오래 사용하던 닉을 버리게 된 계기 역시 오늘 쓰는 이야기와 비슷하지만 생략)</div> <div><br></div> <div>ㅇㅇ판타지아라는 게임을 하기 전에도 다른 게임을 했었는데 </div> <div>그 게임에서도 12살 여자애한테 온갖 성희롱을 퍼붓는 변태들이 많았거든요. </div> <div>자연스럽게 ㅇㅇ판타지아에서도 성별을 숨기고 친해진 사람들한테도 형이라고 부르면서 게임을 했죠. </div> <div>그 중 친해진 형이 있었는데 같이 이런저런 고민이나 사는 이야기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해졌어요. </div> <div>그런데 서로 알고지내면 지낼 수록 왠지 상대가 형이 아니라 언니인거 같더라구요. </div> <div><br></div> <div>그래서 제가 먼저 조심스럽게 혹시 형이 아니라 언니냐고 물어봤고 </div> <div>역시나 언니였죠ㅋ</div> <div>그 언니가 당시에 가입해있던 길드에 초대해줬어요. </div> <div>원래는 성인유저만 받는 길드였는데 길드원이 보증해서 데리고 오는 경우에는 나이제한이 없었거든요. </div> <div>저는 그 길드에 있던 총 28명중 부길마님과 언니 그리고 저를 포함한 총 7명이 여자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div> <div>물론 저 포함 7명 모두가 성별을 남자라고 속이고 있었죠. </div> <div><br></div> <div>그 길드에서 1년 반을 게임을 했지만 우리가 여자라고 차마 밝히지는 못했었어요. </div> <div>무서워서...남자분들은 왜 그렇게 폐쇄적이냐고 하실수도 있는데 정말 무서웠어요. </div> <div>듣기싫은 욕이나 성희롱이 무서운 것 보다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이 돌변하는게 더 무섭더라고요. </div> <div>저희도 마음만큼은 항상 여자라는 걸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게임하고 싶었죠. </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저희 부길마 언니가 먼저 커밍아웃?을 하게 되는 일이 있었어요. </div> <div>오랜 연인이었던 길마님과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거든요. ㅎㅎ</div> <div>비록 저는 초딩이라 참가할 수 없었지만 성인유저들은 상당수 결혼식에도 참가하고 </div> <div>자연스럽게 그 과정에서 언니들의 성별이 전부 들통났죠ㅎㅎㅎㅎ</div> <div>그래서 저도 13살난 초딩 여자애라고 밝히고 정말 즐겁게 게임을 했어요. </div> <div><br></div> <div>그런데 ㅇㅇ판타지아에서는 환생 시스템이라는 게 있는데 특정 던전에서 보스를 깨야 하거든요. </div> <div>거기에서는 보스를 깨거나 죽기 전에는 나올 수가 없어요. </div> <div>피닉스의 깃털이라는 아이템을 써야 나올 수 있는데 1회성 소모품 치고는 살짝 비쌌죠. </div> <div>당시 길드 내에서 제일 부자였던 저는(인게임 재산 랭킹 100위안에 들었었음 훗)</div> <div>팀원들의 피깃은 제가 책임지겠다고 하면서 같이 그 던전에 들어갔어요. </div> <div>그런데 그 던전이 좀 깨는데 오래걸려서 밤샘 도중에 너무 졸린나머지 다들 한숨 자고 오기로 했죠. </div> <div><br></div> <div>서로서로 깨워주기로 하고 전화번호를 공유했고 </div> <div>적어도 게임내에서 1년반은 알고지낸 사람들이었고 부길마 언니와 저랑 친한 언니를 포함한 파티여서 </div> <div>문제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어요.</div> <div>근데 문제가 되더라구요. 제가 생애 처음으로 전화번호를 오픈했던거였는데....</div> <div>그 파티에 있었던 남자길드원 한명이 (1년여간 길드생활 문제없었던 매너남이었음)</div> <div><br></div> <div>매일 새벽 밤마다 전화해서 신음소리에 이상한 소리 안받으면 받을때까지 30통 넘게 전화하고 </div> <div>틈만 나면 지가 무슨 내 구남친이라도 된 것 처럼 나야 오빠야 지랄 (죄송 욕이나오네요.)</div> <div>당연히 ㅇㅇ판타지아는 접었고요, 그러나 그 뒤로도 전화는 제가 17살이 될 때까지 계속 왔어요. 계속...</div> <div>저는 어리기도 어렸고 무섭고 부모님한테 말하는 건 더 죄스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참았어요. </div> <div>부모님한테 말했다가 내가 더 혼날 것 같고 전화번호를 오픈한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생각해서요. </div> <div>당시 핸드폰에 녹음기능이 있는지도 몰랐고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서 증거도 수집할 생각을 못했고요.</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참다 못해 경찰에 신고할 거라고 하니까 그러더군요. </div> <div><br></div> <div>"오빠가 뭘 잘못했다고 신고를 해~너 좋다고 하는게 잘못이야?</div> <div>그래 신고해봐 어차피 신고하면 너도 경찰서 와야 하는 거 알지?</div> <div>어차피 난 훈방조치니까 신고해서 너 얼굴이나 한번 보자"</div> <div><br></div> <div>17살 어린 저는 저 말이 얼마나 공포스러웠던지...</div> <div>엄마한테는 말도 못하고 조르고 졸라서 핸드폰을 바꾸고 </div> <div>제 핸드폰은 다시 엄마가 쓰신다고 하셔서 그 미x놈이 엄마한테 저 지랄을 할까봐 덜덜 떨었었어요. </div> <div>다행히 엄마한테까지 그러지는 않았더군요. </div> <div>이제는 엄마도 핸드폰 번호를 바꾸셨지만....</div> <div><br></div> <div>저는 오랫동안 이상한 전화에 시달린 탓에 남들 다 하는 싸이월드도 한 적이 없어요. </div> <div>그 미x놈이 제 싸이까지 타고와서 집까지 쫓아올까봐...</div> <div>지금은 그나마 제가 유부녀가 되고나니 겁이 없어진 편이라 이런 글도 써보네요. </div> <div><br></div> <div>저는 아직도 게임을 사랑하고, 지금은 남편과 함께 오버워치를 합니다만 <span style="font-size:9pt;">보이스톡을 쓸 용기는 아직 없어요. </span></div> <div>물론 심해유저라서 아직까진 보이스톡 요구하시는 분들이 많이 없기도 하고요. </div> <div>전화번호를 오픈하는 게 아니고 인게임 보이스톡인데 무슨상관이냐 하시겠지만</div> <div>아무리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아무리 짧은 시간만 참으면 된다고 해도 나는 폭력을 당해야 하는거잖아요. </div> <div>다른 분들 하는 말씀 들어보면 열에 아홉은 그런 언어폭력에 시달린다고 하는데 무서워서 못할 것 같아요. </div> <div><br></div> <div>달콤핑크님 글을 읽고 그 분이 형사고소도 진행하신다고 해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div> <div>저도 그런 용기가 있었으면 쾌적한 게임환경에 일조했을 건데 바보같이 참기만 해서...</div> <div>그 글중 공감되었던 게 "이상한 애들이니까 그냥 참으세요" 하는 말도 상처가 된다는 말이었어요. </div> <div>요즘은 인실좆이라는 말도 유행이고 누가 나한테 피해를 주면 바보같이 참지 말라고 참으면 호구된다고 하잖아요. </div> <div>그런데 왜 게임하는 여자들에게는 참으라고만 하시는지...</div> <div><br></div> <div>이런...쓰다보니 말이 많아졌네요. 근데 마무리는 어떻게 하는거죠? </div> <div>아 그리고 쓰다보니 고구마네요. 죄송합니다 여러분.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