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우리 오빠는 엠팍말고는 다른 사이트는 하지 않는다.</div> <div>그래서 한동안 내가 인터넷에 오빠에 대한 글을 올리는 것을 알지 못했다.</div> <div>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도 영원한 동지도 없었다.</div> <div>오빠가 얼마 지나지 않아 내 글의 존재를 알게 됐다.</div> <div>그 후로 압박이 시작됐다.<br></div> <div>"한번만 더 내 얘기 올리면 니 앞니로 콘샐러드 해먹는다."</div> <div> </div> <div>무서웠지만 멈출 수 없었다.</div> <div> </div> <div>그 후로도 나는 꾸준히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렸다.</div> <div> </div> <div>그리도 또 걸렸다.<br></div> <div>"내 얘기 올리지 말랬지? 마요네즈 유통기한이 지나서 무사한 줄 알아라. 한번만 더 올리면 그땐 니 두 눈두덩이에 영원한 보랏빛 아이섀도우를 선물해주지."</div> <div> </div> <div>이 말을 남긴 채 유유히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뒷모습은 병신같지만 무서웠다.</div> <div> </div> <div>그래서 한동안 오빠 얘기를 올리지 않았다.</div> <div>하지만 지금 또 올릴거다.</div> <div>이젠 오빠와 내가 조금 멀리사는 덕에 충분히 도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br></div> <div>오빠자식아 이 글도 보게된다면 명심해.</div> <div>내 앞니가 없어져도, 내 두 눈두덩이가 퍼렇게 멍들어도 내 손꾸락이 두개이상 붙어있는 한</div> <div>난 끝까지 네 얘기를 쓸 것이야. </div> <div>자, 이제부터 게임을 시작하지.<br></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리 오빠는 무심한 성격이지만 </div> <div>그나마 나에게만큼은 조금 다정하게 굴줄 아는 새끼다.<br></div> <div>어린 시절</div> <div>내가 귀찮다고 하면서도 발가락으로 빗을 잡고 종종 내 머리를 빗겨주기도 했으며</div> <div>생일이면 비흡연자인 나에게 담배 한개피를 선물해주기도 했고</div> <div>내가 감기에 걸렸을 때면 물을 많이 마셔야 낫는다며 혹시나 감기가 옮을까 내 방문은 열지도 않은 채 문 앞에 시린 얼음물을 한가득 떠놓고 외출하기도 했다.<br></div> <div>참으로 다정한 오빠새끼였다</div> <div> </div> <div>하지만 싸울때면 우리 사이는 돈떼먹고 도망간 계주와 계원사이보다도 험악해지곤 했다.<br></div> <div>와사바리를 거는 오빠가 무서워 집에있는 야구방망이를 풀스윙으로 휘두르며 못오게 막은적도 있다.</div> <div>오빠는 그때마다 옆에 있던 야구공으로 변화구를 던졌고 결국 모든 싸움의 패자는 나였다.</div> <div> </div> <div>한번도 오빠와의 싸움에서 이겨본적이 없었다.</div> <div>억울했다.<br></div> <div>매일 부들부들 손을 떨며 언젠가 네 녀석을 처단할 것이라는 목표로 지금까지 살아왔다.<br></div> <div> </div> <div>그러던 어느날 복수할 기회가 생겼다.<br></div> <div>오빠의 여자친구가 집에 놀러온다는 것이다.</div> <div>나는 마음이 분주해졌다.</div> <div> </div> <div>어떻게 하면 킹오브킹 비기스트 엿을 날릴 수 있을까.</div> <div>오랜 고민끝에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div> <div> </div> <div>오빠 여자친구가 오는 날.</div> <div>집을 깨끗이 치웠다.</div> <div>마치 집안은 가구하나 없는 것처럼 보일정도로 깨끗했다.</div> <div>오빠 방에는 패브리즈도 뿌렸다.</div> <div>금방이라도 벌과 나비들이 날아올 것만같은 향기였다.</div> <div> </div> <div>이쯤이면 됐다.</div> <div> </div> <div>마지막으로 집안을 둘러본 후 오빠와 오빠 여자친구가 도착하기전 나는 집을 나섰다.</div> <div><br> </div> <div><br></div> <div>밖에서 더러덜덜 떨며 밖을 배회하기를 2시간쯤 지났을까.</div> <div> </div> <div>이제 시작이다.</div> <div> </div> <div>미친듯이 달렸다.</div> <div>100m 25초의 내 발빠른 다리도, 내 심장도 모두 미친듯이 뛰고 있었다.</div> <div> </div> <div>마침내 도착한 집앞.</div> <div>숨을 몰아쉴 시간도 없이 나는 손에 꼭 쥐고있던 열쇠로 문을 열어제꼈다.<br></div> <div>신발을 휘날리며 벗어던지고 들어가자 마침내 오랜 시간 계획했던 복수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br></div> <div>우당타아타아당탕타아탕</div> <div>긴박한 소리가 들려왔고 문틈이 조금 벌어져 있던 오빠 방문은 꽝 소리를 내며 굳게 닫혔다.</div> <div> </div> <div>그리고 나는 오빠가 나올때까지 한발짝도 떼지않고 거실에 앉아 티비를 시청하며 깔깔깔 웃어댔다.<br></div> <div>얼마 지나지 않아 </div> <div>오빠는 흠흠거리며 쭈뼛쭈뼛 방을 나와 내게 넌지시 말을 걸었다.</div> <div>"언제왔어. 우리동생? 약속없어?"</div> <div> </div> <div>"응 없어. 평생. 영원히."</div> <div> </div> <div>내 말끝에 오빠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다시 방으로 들어갔고</div> <div>잠시 후 온 얼굴에 볼터치를 한듯 빨개진 얼굴로 나온 오빠 여자친구는 </div> <div>내게 짧은 인사만을 남긴채 집을 나섰다.</div> <div> </div> <div>오빠가 뒤를 이어 나갈 채비를 했다.</div> <div> </div> <div>"왜? 어디가? 벌써나가? 왜? 집에서 놀아. 왜? 나가게? 어디? 나도 같이 갈까? 나랑도 놀자. 응? 어어어?"</div> <div> </div> <div>주섬주섬 신발을 신는 오빠의 뒷통수에 대고 나는 끊임없이 깐족거렸다.</div> <div> </div> <div>순간 오빠의 주먹에 시퍼렇게 힘줄이 돋았지만</div> <div>이내 모든것을 체념한듯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며 현관밖으로 사라졌다.</div> <div><br></div> <div>완벽한 나의 승리였다.</div> <div><br><br> </div> <div>이렇게 나의 승리로 끝날 줄 알았던 신경전은 얼마 후 다시는 이기지못할 싸움으로 끝났다.<br></div> <div>오빠 여자친구가 피자를 시켜주면서부터 였다.</div> <div>그후로 오빠 여자친구가 놀러올 때마다 나는 피자나 치킨, 탕수육을 얻어먹고 조용히 꺼지곤 했다.</div> <div>실로 달콤한 패배였다.</div> <div><br> </div> <div><br></div> <div>하지만 소심한 복수로 짜장면만 시켜주는 날은 조금 늦게 나갔지롱.</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