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와..반응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어요..ㅋㅋ 힘에 입어 짬내서 2편도 바로 써볼게요</p> <p>참고로 제가 쓰는 글은 100% 실화지만, 할아버님께서 간략하게 말씀하시고 넘긴 이야기도 </p> <p>할아버님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제가 받은 느낌을 좀 덧붙여서 기억나는데로 쓰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p> <p>너무 글씨가 빼곡한 것 같아서 보시기 편하게 줄을 한칸씩 더 띄워서 쓰기로 하고</p> <p>대화 형식을 그냥 주고받는 소설형식으로 적기로 했어요!</p> <p>저번 편까지 내용은 할아버님이 귀신을 보고 기절인지 뭔지 모를 상황에 꿈에서 최홍만 같은 사내를 만나</p> <p>어리둥절 하시는 것까지 적었습니다.</p> <p>.</p> <p>.</p> <p>.</p> <p>.</p> <p>그때까지만해도 할아버님은 대강 짐작은 했지만</p> <p><br></p> <p>(이 양반이 말하는 우리집의 잡것이 그 여잔건 알겠는데 대체 어떻게 아는거지?) 라는 느낌보다</p> <p><br></p> <p>(여기는 대체 어디고, 내 앞에 있는 이 사람들은 뭐지?) 라는 생각이 더 깊이 드셨대요</p> <p><br></p> <p>무서움보다 호기심이 더 앞서셨던거죠, 그러다 이윽고 말문을 땐 할아버님께서</p> <p><br></p> <p><strong>할아버님: 여기는..대체 어디유 지가 혹시 죽은건가유..?</strong> </p> <p><br></p> <p>라고 묻자 큼직한 사내는</p> <p><br></p> <p><strong>큰 사내: 죽은건 아니유 여긴 원래 산사람이 오면 안되는 곳인데 워쩌다 여기꺼정 온거유</strong></p> <p><br></p> <p>하고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대요.</p> <p><br></p> <p>할아버님은 왠지 모르게 푸근하고 친근한 느낌 그리고 자신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셔서</p> <p><br></p> <p>경계심을 풀고 하나하나 조목조목 그간 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고 해요</p> <p><br></p> <p>그때 큰 사내가 입을 떼기도 전에 앉아있던 작은 사내가 재채기를 했는데</p> <p><br></p> <p>날아갈듯 옷이 휘날리고 태풍이 집을 삼키듯 등뒤로 엄청 심한 바람이 지나갔다고 해요</p> <p><br></p> <p>이윽고 재채기를 끝마친 작은 사내가 큰 사내를 바라보면서</p> <p><br></p> <p><strong>작은 사내1: 딱 보니께 그 년이 분명허구먼 찢어죽일 년!</strong></p> <p><br></p> <p>하면서 욕지거리를 하더래요 할아버님이 떨고 계시자 큰 사내가</p> <p><br></p> <p><strong>큰 사내: 믿을지는 몰러두 우리는 도깨비여 도깨비, 자네는 죽은게 아녀 워쩌다 여기로 왔능가</strong></p> <p><strong>아까부터 생각해 봤는디 그 육시럴 것이 눈 앞에 선헌거 빼고는 왜 일루 왔는가 잘 모르것소</strong></p> <p><br></p> <p>하더랍니다 도깨비라는 얘길 들으니 할아버님께서도 엄청나게 신기했다고 해요</p> <p><br></p> <p>(도깨비..내가 도깨비를 다 보다니 이게 뭔일이람..) 하고 생각하고 있던 순간에</p> <p><br></p> <p>큰 도깨비: 그 년이 곧 가실 양반들 관에다 별 해괴한 짓을 다혀서 부정을 태운다니께..</p> <p>편하게 갈 양반들도 그 년때문에 못거고 여기저기 떠도는겨..월매나 불쌍헌지</p> <p><br></p> <p>하고 얘기했대요 동시에 </p> <p><br></p> <p><strong>큰 도깨비: 워쨌든 그 년이 뭔 바람이 불어 그짝 양반한테 갔는지는 잘 모르겄지만</strong></p> <p><strong>집안에서 봤다는 것부터가 위험한 거구먼 목숨부지허기 힘들어 알간?</strong></p> <p><strong>그러고 여기는 우리가 사는 곳이여..산 사람이 못들어올 뿐이지 엄연히 여긴 우리 동네고</strong></p> <p><strong>그 짝 양반이 꾸는 꿈도 아니여 그것만 알어</strong></p> <p><br></p> <p>라고 얘기를 마치고 뿌연 하늘만 바라보더래요</p> <p><br></p> <p>단지 건물을 쳐다봤다고해서 곧 죽을 사람들한테 저주를 퍼붓고 이승에만 머물게 하는 그 여자귀신이 무섭기도 했지만</p> <p><br></p> <p>여기가 꿈도 아니고 현실도 아니고 그 경계라는 사실에 아리송하면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p> <p><br></p> <p>할아버님은 도깨비에게 부탁을 하기로 했대요</p> <p><br></p> <p><strong>할아버님: 지는 이자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구먼유..지가 워떠케 여기서 나가야 되는지</strong></p> <p><strong>또 으떻게하면 그 여자를 떼어낼 수 있는지 귀띔 좀 해주시면 안되겠슈? 부탁이에유..지발유..</strong></p> <p><br></p> <p>정말 간절하게 도깨비에게 얘길하자 큰 도깨비가 헛기침을 (큼큼) 하더니,</p> <p><br></p> <p>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 -마치 그 소리가 천둥번개 같았다고해요- 를 들려주며</p> <p><br></p> <p><strong>큰 도깨비: 우리가 배가 고퍼 그란디..그람 메밀묵을 많이 쑤어주면 한번 생각해볼테니께</strong></p> <p><strong>정확히 5일뒤에 크으으은 대접에 메밀묵을 가득 담에 대문앞에 놓아 줄 수 있는가?</strong></p> <p><br></p> <p>라고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물어보더래요</p> <p><br></p> <p>당연히 수긍한 할아버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안개속에서 오직 도깨비 옷저고리만 붙잡고</p> <p><br></p> <p>천천히 따라오라는 도깨비를 따라 꽤 오랜시간을 걷고 걸으셨대요</p> <p><br></p> <p>얼마나 걸었는지 감도 오지 않았을때 금테로 두른 커다란 문이 보이더래요</p> <p><br></p> <p>큰 도깨비가 그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자 그 큰 대문이 열리면서</p> <p><br></p> <p>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강한 빛이 비추더래요 </p> <p><br></p> <p>할아버님 말씀을 빌려 말하자면</p> <p><br></p> <p>따뜻한 비단옷 수십개를 갑자기 겹쳐입은 듯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었다고해요</p> <p><br></p> <p>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님이 발로 이불을 박찼을때 </p> <p><br></p> <p>머리를 이불끝까지 덮고 있었던 탓인지 온몸에는 땀범벅에 숨도차고 어지러웠다고해요</p> <p><br></p> <p>바로 실눈을 뜨고 방문을 바라봤을때 아까 봤던 그 여자는 없었구요</p> <p><br></p> <p>그 곳에서 몇시간 있었던 것 같은데 시계를 보니 시간은 겨우 15분정도 밖에 지나있지 않았대요</p> <p><br></p> <p>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그게 너무 생생해서 할아버님은 일단 메밀묵을 준비하기로 마음을 먹었대요</p> <p><br></p> <p>그 이후 할아버님은 5일동안 매일 가위에 눌리시고 악몽을 꾸시고 밤마다 꿈에서나 현실에서 이따금씩 그 여자를 봐야만 했대요</p> <p><br></p> <p>참 이상한게 그 여자는 말도 걸지 않고 할아버님 머리 맡에서, 다리 밑에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할아버님에게 다가오더래요</p> <p><br></p> <p>4일째 되는 날 잠을 자는데 너무 한기가 들고 느낌이 좋지 않아 눈을 살며시 떴는데</p> <p><br></p> <p>그 여자가 할아버님 얼굴 앞에서 미친듯한 속도를 내며 손으로 할아버님 얼굴을 쓰다듬고 있더래요</p> <p><br></p> <p>이윽고 그 여자가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합쳐진 톤으로</p> <p><br></p> <p><strong>그 여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strong></p> <p><br></p> <p>이 단어를 계속 반복하더래요 번뜩 일어나 혼비백산해서 밖으로 도망나온 할아버님은 소리를 지르고 울면서 동네를 뛰어다녔대요</p> <p><br></p> <p>마지막 5일째 되는 날 할아버님은 모아왔던 돈을 탈탈 털어서 메밀묵을 엄청나게 많이 준비해서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부터</p> <p><br></p> <p>대문 앞에 메밀묵을 놓아두었대요 그리고 돌아서면서 </p> <p><br></p> <p><strong>할아버님: 대접이 아니라 대야에 담아뒀으니 좀 도와주셔유..</strong></p> <p><br></p> <p>라고 중얼거리고 방으로 돌아왔대요</p> <p><br></p> <p>문도 다 걸어잠그고 이불을 뒤집어 쓴 체로 방안에 얼마나 있었을까요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p> <p><br></p> <p>밖에서 친구분들이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래요</p> <p><br></p> <p>반가운 마음에 밖으로 나가려했는데 느낌이 너무 좋지 않아 방 안에서 왜 부르냐고 대답만 하고 있으려니까</p> <p><br></p> <p>친구분들이 지금 빨리가야 한다고 자꾸만 재촉을 하더래요 </p> <p><br></p> <p>궁금한 나머지 창호지에 자그맣게 구멍을 내어 밖을 바라보니</p> <p><br></p> <p>마당 담벼락 위에 검은색 물체 하나가 할아버님 친구 세분의 목소릴 흉내내면서 앉아있더래요</p> <p><br></p> <p>할아버님께선 그 말씀을 하시면서 하마터면 오줌을 지릴 뻔했다고 말씀하셨어요</p> <p><br></p> <p>그치만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고 할아버님은 이성의 끈을 잡고 </p> <p><br></p> <p><strong>할아버님: 무슨일이여 이시간에..나 못나가 몸이 안좋아..</strong></p> <p><br></p> <p>하시면서 계속 대답만 하셨다고 해요</p> <p><br></p> <p>그러자 밖에서</p> <p><br></p> <p><strong>검은 물체: 안그럼 내가 직접 들어가 끌고 나와야겠구먼</strong></p> <p><br></p> <p>하더랍니다 너무 놀랜 할아버님은 지금 옷을 입고 있다고 둘러대며 시간을 버셨대요</p> <p><br></p> <p>일부러 바시락 거리는 소리를 내자 더이상 밖에서 인기척이 없다가</p> <p><br></p> <p>갑자기</p> <p><br></p> <p><strong>?: 이년이! 여기가 어디라고 겨 들어온겨! 사지를 찢어줄까 당장 꺼지지 못혀?</strong></p> <p><strong>대체 무슨 해꼬지를 하고 다니는겨 죽은 사람이 할 짓이 있고 허지 말어야 할 짓이 있지</strong></p> <p><strong>왜 엄한 사람을 괴롭히는겨 </strong></p> <p><strong>당장에 배가 고프니께 너라도 잡아 먹어야 속이 시원하겠는디 그리 해줘?!</strong> </p> <p><br></p> <p>라고 다투는 소리가 들리더래요 바로 큰 바람이 몇번 불고 방문이 흔들흔들 하더니</p> <p><br></p> <p>아이들이 웃는 소리가 꺄르륵 들리고 덜컹덜컹 하더니 아주 잠깐이지만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잠잠해지더래요</p> <p><br></p> <p>비명소리인지 바람이 문과 문사이를 타고 들어올때 나는 바람소리인지 헷갈리신다고 하셨어요</p> <p><br></p> <p>방안의 할아버님은 너무 놀래서 그 자리에 서서 굳어있었대요</p> <p><br></p> <p>아까 뚫어놓은 창호지로 밖을 살짝 내다보았는데 마당에는 아무것도 없었대요 </p> <p><br></p> <p>밖에 쥐죽은 듯 조용해지자 무슨 용기가 났는지 메밀묵을 확인하러 나갔는데</p> <p><br></p> <p>메밀묵이 멀쩡하더래요 손을 댄 흔적도 없는데 다만 색이 좀 이상했대요</p> <p><br></p> <p>대문 밖을 나가보니 어스름하게 비추는 달빛아래 원두막 가는 방향으로</p> <p><br></p> <p>그때 보았던 큰 도깨비가 주위에 도깨비불 몇개와 함께 덩실덩실 걸어가더래요</p> <p><br></p> <p>그리고 그 이후엔 도깨비도 그 귀신도 꿈도 가위도 악몽도 아무것도 없었다고 하세요</p> <p><br></p> <p>그러면서 저에게 호기심에라도 그 건물에는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어요</p> <p><br></p> <p>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난 뒤였는데도 불구하고</p> <p><br></p> <p>저한테 그런 일이 생길까봐 노심초사 하시는 듯 했어요</p> <p><br></p> <p>얘기를 들은 것은 여기까지에요</p> <p><br></p> <p>아이스크림이 다 녹을때까지 멍하니 얘기를 듣고 있었어요 너무 재미있어서요</p> <p><br></p> <p>정말 현실과 다른 경계가 있는지는 미스테리지만 </p> <p><br></p> <p>도깨비가 마냥 무섭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p> <p><br></p> <p>두서없이 쓴 글에 좋은 반응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p> <p><br></p> <p>또 굉장한 경험담이 있다면 가지고 올게요!</p> <p><br></p> <p>좋은 하루 되세요!</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