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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16737
    작성자 : 제1대등신왕
    추천 : 442
    조회수 : 53748
    IP : 223.62.***.39
    댓글 : 76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8/17 15:52:39
    원글작성시간 : 2015/08/17 12:14:28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16737 모바일
    와이프가 집을 비웠을 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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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썼던 와이프 이야기입니다.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215775">http://todayhumor.com/?bestofbest_215775</a><div><br></div><div>와이프가 처가에 간 날들의 기록입니다.</div><div><br></div><div><b>첫날.</b></div><div><br></div><div>모든 남편이 그러겠지만, 와이프가 친정에 가면 남편들은 그 기간 동안 자유롭고 순수했던 청년의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div><div>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핸드폰으로 재난 특보 메시지가 발송된 날 더위를 피해 아이와 함께 와이프가 시원한 처가로 갔을 때,  </div><div>퇴근하는 순간부터 자유롭고 순수했던 청년 시절로 돌아갔다. 집에 들어설 때 옷을 하나씩 벗으며 완전변태한 곤충의 자태로 </div><div>냉장고로 기어간 뒤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쇼생크 탈출에서 옥상의 작업 후 병맥주를 마시던 죄수처럼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div><div><br></div><div>순간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div><div><br></div><div>"너 지금 빤스만 입고 소파에 앉아 배꼽 만지면서 맥주 마시고 있지?" 양말을 아직 신고 있다는 것을 빼면 거의 적중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div><div>절대 인정하면 안 된다.</div><div><br></div><div>"아니. 무슨.. 이제 집에 들어와서 옷 갈아입고 씻으려고 하지.."</div><div><br></div><div>"나 없다고 짬뽕에 소주 시켜서 먹지 말고, 오늘은 밥해놓고 갔으니까 잘 차려서 먹어. 그리고 혼자 있다고 빈둥거리지 말고. </div><div>집 안 청소도 좀 하고 TV만 보지 말고 책도 읽으면서 발전적인 모습으로 있어 며칠간.."</div><div><br></div><div>"응. 그래야지." 그날 난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와이프가 예상했던 짬뽕이 아닌 탕수육에 소주를 시켜 먹었다. 그리고 와이프의 지시대로</div><div>독서를 위해 원피스 78권을 읽었다. 그날 독서의 교훈은 도플라밍고!!!!</div><div><br></div><div><b>둘째 날 </b></div><div><b><br></b></div><div>그날 업무보다 중요한 건 저녁 약속=술 약속을 잡는 것이었다. 나는 단축번호 18번, 44번, 77번과 통화 시도를 했다.</div><div><br></div><div>단축번호 18 : 친구 1 (군견병)</div><div><br></div><div>"야.. 오늘 저녁에..."</div><div><br></div><div>"안돼. 너희 와이프가 당분간 너랑 놀아 주지 말래."</div><div><br></div><div>"응.." </div><div><br></div><div>실패다. 역시 이 녀석을 18번으로 저장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div><div><br></div><div>단축번호 44 : 친구2 (암내 나는 녀석)</div><div><br></div><div>"잘 지내냐?"</div><div><br></div><div>"못 지내. 야근해야 해."</div><div><br></div><div>"어. 그래 그럼 계속 못 지내길 바래."</div><div><br></div><div>허걱... 본론도 꺼내지 않았는데..</div><div><br></div><div>실패다. 하지만 녀석의 암내를 맡으며 더운 여름날 생사의 갈림길에 선 술자리는 피하는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div><div>역시 44번이야..</div><div><br></div><div>단축번호 77 : 친구3 (영화 좋아하는 노안의 녀석)</div><div><br></div><div>"어르신. 기체 후일 향만 강 하오신지요.."</div><div><br></div><div>"닥치고 운전하니까 용건만 간단히 말해."</div><div><br></div><div>"오늘 술 마시자고."</div><div><br></div><div>"흠.. 조건이 있어. 베테랑 보여주면 술 마셔줄게."</div><div><br></div><div>역시 녀석은 대학 때부터 경제수학을 잘해서 그런지 계산이 빠른 놈이었다. </div><div><br></div><div>"그래 베테랑 보여줄께..." </div><div><br></div><div>통화를 끝낼 때 팝콘 콤보를 외치는 녀석의 절규는 살포시 무시했다. 역시 행운의 숫자 77! 나는 오늘 너에게 영화를 보여줄 테지만 </div><div>대신 술값을 덤터기 씌워주지.. 후훗..</div><div>주로 커플 남녀가 다정하게 영화를 관람하는 극장의 한가운데 좋은 자리에 동남아에서 파견 근무 나온 통짜이 씨와 70년대 <별들의 고향> </div><div>관람 이후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극장을 처음 온 것만 같은 어르신은 다정히 팝콘을 씹어 먹으며 베테랑을 봤다. 베테랑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아트박스 아저씨...</span></div><div><br></div><div>그리고 술을 마시기 위해 족발집으로 향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항상 녀석과 영화를 보고 난 뒤 술을 마시면 영화 대사를 인용하며 대화를 하는데, </span></div><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김없이 베테랑에 나온 대사들로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span></div><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맷돌 손잡이가 뭐라고 뭔지 알아요? 어이라고 해요. 맷돌을 돌리다가..."</span></div><div><br></div><div>"닥쳐.. 그리고 너 황정민한테 맞았냐? 술을 왜 질질 흘리고 마셔. 턱받이 해야겠네."</div><div><br></div><div>그날 난 오랜만에 마시는 술과 고급진 족발 안주에 감격에 겨워 그런지 술을 질질 흘리면서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족발집에 </div><div>딱 봐도 잡상인으로 보이는 동남아 남녀 젊은이 2명이 들어왔다. 벌써 녀석은 나와 그 젊은이들을 번갈아 보며 앞으로 우리 테이블 앞에서 </div><div>벌어질 상황을 기대하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있었다. 드디어 두 젊은 남녀는 우리 테이블 앞으로 왔다. </span></div><div><br></div><div>"안녕하세요. 저희는 티베트에서 유학 온.."</div><div><br></div><div>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두 남녀는 흠칫 놀라는 눈치였다. 그들이 오래 우리 테이블에 있으면 녀석이 나를 더 놀릴게 너무 뻔해서 나는</div><div>빠른 조처를 했다.</div><div><br></div><div>"멀리 타국에서 고생이 많쯥니다. 볼펜 3천 원이죠. 5천 원 드릴 테니 볼펜 하나 주시고, 남은 돈으로 시원한 음료수라도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드세요." </span></div><div><br></div><div>순간 여학생이 우리 앞에서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옆의 남학생은 계속 "감짜합니다. 감짜합니다."를 말하고 있었다. </div><div>이것들 나를 한국에서 성공한 동남아 선배로 보고 있는 게 아니야.. 라는 생각이 강렬히 들었다. </div><div>이 상황을 빨리 종료시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div><div><br></div><div>"저희가 지금 이야기하던 게 있어서 그럼.."</div><div><br></div><div>그 남녀를 보냈을 때 녀석은 또다시 나를 놀려대기 시작했다.</div><div><br></div><div>"야! 너보고 고향에 있는 아빠 생각났나 보다. 크하하하하."</div><div><br></div><div>영화 황해에서 면정학(김윤석 님)은 족발로 사람을 때려죽였다. 지금 내 눈앞에 고기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족발이 있다. </div><div>잡기도 좋아 보인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면정학으로 빙의되어 딱 세대만 녀석을 때리고 싶었다. </span></div><div><br></div><div><b>셋째 날</b></div><div><br></div><div>드디어 자유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이면 와이프와 아들이 서울에서 돌아온다. 퇴근하면 '어제 술 마시고 들어간 흔적들을 없애고 </div><div>청소 좀 해야지' 하고 결심한 순간 와이프에게 카톡이 왔다. 아니.. 내일 온다면서 왜 오늘 온 것이야!!!!</div><div>함정수사에 걸린 범죄자의 심정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오늘 퇴근 하면 청소하고 증거인멸을 하려 했는데 억울했다.</div><div><br></div><div>"너 죽을래?" 1</div><div><br></div><div>그리고 거실에 잔뜩 늘어놓은 나의 옷가지와 이불이 담긴 사진이 전송되었다. </div><div><br></div><div>"너 카톡 보고 있는 거 다 아니까 빨리 전화해. 오늘 보는 하늘이 살아생전 보는 마지막 하늘이 되기 싫으면 빨리 연락해" 1</div><div><br></div><div>바퀴벌레는 위기 때 아이큐가 340까지 오른다는 데 이런 위기의 순간에 아이큐가 100도 아닌 1도 오르지 않는 멍청한 나의</div><div>두뇌가 원망스러웠다. 결국 내 머리에서 쥐어짠 멘트는</div><div><br></div><div>"죄송합니다."</div><div><br></div><div>"죄송한 짓 했으면 맞아야지. 이따 퇴근하고 보자." </div><div><br></div><div>"남자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라며 권위있는 남편의 모습으로 반항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다 더 맞을 거 같아 공손하게 </div><div>"네. 오늘은 칼퇴근하겠습니다."라며 순종했다.</div><div><br></div><div>그리고 잔뜩 겁에 질려 퇴근했는데, 뜻밖에 와이프는 저녁을 차려놓고 아들과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문 앞에서 공손하게</div><div>"삼삼아 아빠 오랜만에 봤는데 제대로 인사해야지." 하면서 현모양처의 모습으로 둔갑하고 있었다.</div><div>사형수도 형을 집행하기 전 먹고 싶은 음식을 배불리 먹여준다고 나를 두들겨 패기 전에 배는 채워주려는 속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div><div>떨리는 손으로 숟가락을 들었다. </div><div><br></div><div>"어제 술 많이 마셨다면서 내가 북엇국 끓였으니까 먹어봐."</div><div><br></div><div>"으응.. 고마워."</div><div><br></div><div>내가 용기 있는 가장이었다면 "아오 짜짜짜짜.. 짜짜로니.." 라고 했을 텐데, 난 연약한 사무직이다. </div><div><br></div><div>"맛있네. 조금 먹었는데도 벌써 속이 풀리는 거 같아."</div><div><br></div><div>"근데 오빠. 어제 집 정리도 제대로 안 하고, 내가 시킨 거 하나도 안했네. 잘못했지?"</div><div><br></div><div>"응 미안해. 난 내일 온다고 해서 오늘 퇴근하고 하려고 했지."</div><div><br></div><div>"그래. 내가 용서해줄게. 대신 밥 먹고 차 트렁크 열어봐. 거기 뭔가 있을거야."</div><div><br></div><div>"알았어. 오늘 밥 진짜 맛있다." 내 옆에서 북엇국을 한 수저 떠먹은 아들은 울면서 "에 퉤퉤퉤..." 하고 있었다. </div><div>너는 그래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자유는 있구나... 하지만 멀지 않았다. 아들!</span></div><div><br></div><div>그리고 트렁크를 여는 순간 부댓자루 3개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span class="Apple-tab-span" style="white-space:pre;"> </span>. </div><div><br></div><div>"이게 뭐야?"</div><div><br></div><div>"어 집에서 까다가 포기한 마늘인데, 주말 동안 이거 다 까놔. 그럼 내가 용서해줄게. 그리고 냄새나니까 집에서 말고 주차장에서 까."</div><div><br></div><div>나는 연약한 사무직이다. 까라면 까야지. </div><div>폭염주의보가 내린 주말 내내 주차장에서 마늘을 깠다. 그리고 그날 나는 마늘을 참 잘 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div><div>역시 웅녀의 후손이다.</div>
    출처 저희 와이프는 사랑스럽습니다.

    게다가 아름답습니다. 심지어 마음씨도 곱습니다.

    그녀의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잡아 본 순간 "어딜 만져!" 라는 소리와 거칠어진 주먹으로 맞았습니다.
    제1대등신왕의 꼬릿말입니다
    와이프에게 오유에서 열린 등신 백일장에서 등신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기뻐할 줄 알았는데, 와이프는 묵묵하게 당연한 거 아니냐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내가 왕이니까 당신은 중전이야. 그리고 삼삼이는 세자고..."

    "가족까지 끌어들이지 마! 이 등신 왕아." 

    그 후 집에서 수라상을 직접 차려 먹는 전세계 유일한 왕이 되었다. 
    와이프는 집에서 나를 등신왕이라고 부른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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