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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14083
    작성자 : 성성2
    추천 : 248
    조회수 : 30801
    IP : 211.180.***.71
    댓글 : 5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7/16 22:02:32
    원글작성시간 : 2015/07/16 01:14:40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14083 모바일
    영화같은 삶을 사는 친구의 잡다한 이야기
    옵션
    • 창작글
    <div>영화같은 삶을 사는 친구 1편입니다.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humorbest_1094828" target="_blank"><span>http://todayhumor.com/?humorbest_1094828</span> </a></div> <div> </div> <div>그 외 영화를 본 뒤 영화 같은 삶을 살던 녀석과의 부스러기 같은 일화들입니다. 영화별로 분류했습니다. </div> <div> </div> <div>1. 매트릭스 </div> <div> </div> <div>전날 마신 술로 편두통이 심했던 날. 녀석에게 약국에서 술 깨는 약을 사 오라고 부탁했다.</div> <div>녀석은 약국에서 사 온 드링크 한 병과 두 알의 약을 들고 말했다. </div> <div> </div> <div>"진짜 현실 같은 꿈을 꿔 본 적이 있나? 빨간약을 먹으면 넌 계속 숙취로 고통을 받는 대신 어제의 기억을 안고 살아갈 수 있을 거야. </div> <div>하지만 이 파란 약을 먹으면 넌 숙취에서 깨어나 어제의 기억을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야."</div> <div> </div> <div>모피어스를 신나게 두들겨 패던 스미스 요원의 심정이 이해됐다. 그리고 내 주먹에는 조금씩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div> <div>그리고 녀석이 사온 약은 두통약과 소화제였다. 정체불명의 드링크와 두 알을 한꺼번에 먹었는데 신기하게 편두통과 속 쓰림이 </div> <div>한 번에 풀렸다. 녀석은 모피어스가 아니고 오라클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div> <div> </div> <div>2. 타이타닉</div> <div> </div> <div>폭설이 내리던 어느 날, 녀석과 단둘이 막히는 올림픽대로에 있었다. 둘이 서로 대화가 없었음에도 유리창에는 서리가 끼기 시작했다.</div> <div>운전석에 있던 녀석은 갑자기 손바닥을 유리창에 짝 소리가 친 뒤, 계속 손바닥을 유리에 대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관능적인 눈빛으로 바라보며</div> <div>내게 쉰 목소리로 작게 말했다.</div> <div> </div> <div>"재액~"</div> <div> </div> <div>녀석을 알고 지낸 지 꽤 되었지만, 그날만큼 녀석이 위험하게 느껴지는 건 처음이었다. 내 머릿속에는 </div> <div> </div> <div>"저 녀석과 함께 있는 건 미친 짓이야,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녀석은 도어락을 눌렀다. 아차.....</div> <div> </div> <div>3. 브로크백 마운틴</div> <div> </div> <div>"너 브로크백 마운틴 봤냐?</div> <div> </div> <div>"안 봤어. 봤어도 너랑은 논할 가치가 없는 영화야."</div> <div> </div> <div>"거기 히스 레저...."</div> <div> </div> <div>"안 봤다니까. 내 앞에서 브로크백 마운틴 말도 꺼내지 마. 새끼야."</div> <div> </div> <div>"그럼 쌍화점은?"</div> <div> </div> <div>"이 놈은 정말 위험한 놈이다." 라고 생각했다. 녀석의 인성이 의심됐다.</div> <div> </div> <div>4. 덤 앤 더머</div> <div> </div> <div>덤 앤 더머 1편을 보면 제프 다니엘스가 스키장 리프트에 혀를 댔다가 그대로 혀가 리프트에 붙는 장면이 있다. 술에 취한 녀석은 그건 영화에서나 </div> <div>가능한 일이라고 하며 불결한 혀를 날름거리며 가로등에 갖다 댔다. 그리고 </div> <div> </div> <div>"야 이어 이아 우어. 아..아아아" </div> <div> </div> <div>저 녀석과 함께 있으면 사람들이 나를 짐 캐리로 오해할 거 같아서 가로등과 프렌치 키스를 나누고 있는 녀석을 두고 집으로 향했다. </div> <div>녀석의 첫 키스 상대는 대학로 4번 출구 방향에 있는 가로등이다. 아.. 그 가로등의 첫 키스 상대도 아마 녀석일 것이다. </div> <div>둘이 아름다운 사랑을 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밝은 2세를 봤으면 한다. </div> <div> </div> <div>5. 아저씨</div> <div> </div> <div>녀석과 포차에서 제육볶음를 시켜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녀석은 고기를 씹으며 말했다.</div> <div> </div> <div>"오돌뼈 빼고 다 씹어 먹어줄게."</div> <div> </div> <div>"제발 닥치고 마셔. 간은 충청도로, 눈은 경상도로 보내버리기 전에...."</div> <div> </div> <div>그리고 오늘은 그만 마시고 가자는 내게 녀석은 </div> <div> </div> <div>"아직 한 병 남았다. 너는 내일을 생각하고 술을 마시지. 나는 오늘만 생각하고 술을 마신다."</div> <div> </div> <div>내 옆에 방탄유리가 있다면 녀석의 머리를 한 대 때려보고 싶었다. 과연 방탄유리가 깨질까 아니면 녀석의 머리가 금이 갈까....</div> <div> </div> <div>6. 쇼생크 탈출</div> <div> </div> <div>녀석과 함께 극장에서 쇼생크 탈출은 본 뒤, 녀석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감동에 눈물을 흘렸다. </div> <div>그리고 눈물을 닦으며 내게 말했다. </div> <div> </div> <div>"너 모건 프리먼 닮았어..."</div> <div> </div> <div>그건 나도 인정했다. 그리고 녀석은 분명 밖으로 뛰쳐나가 두 팔을 들고 하늘을 바라볼 거로 생각했다. </div> <div>뜻밖에 녀석은 벽으로 가더니 내 이름을 쓰며 "***은 여기 있었다. 나도 있었다." 라고 썼다. </div> <div>난 담담한 표정으로 극장 아르바이트 분에게 </div> <div> </div> <div>"저 새끼 벽에 낙서해요." 라고 한 뒤 모른 척 갔다. 아르바이트 분의 굳은 표정에서 녀석에게 심판의 날이 곧 오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div> <div> </div> <div>7. 반지의 제왕</div> <div> </div> <div>반지의 제왕을 본 뒤, 며칠 후 샤워를 하고 나온 내게 녀석은 동그랗게 말은 정체불명의 철사를 내게 주며 말했다.</div> <div> </div> <div>"마이 프레셔스~" 해봐 </div> <div> </div> <div>녀석은 더는 내 친구가 아니고 지하계의 오크라고 생각했다. </div> <div>아라곤처럼 칼로 녀석을 내리찍을까, 레골라스처럼 활로 쏴 죽일까, 아니면 김리처럼 도끼로 찍을까 고민했다. </div> <div>그리고 간달프의 마법으로 녀석을 세상에서 지워 버리기로 했다. </div> <div> </div> <div>8. 아바타</div> <div> </div> <div>어느 날 녀석은 자신에게 새로운 특기가 생겼다면서 내게 자랑했다. </div> <div> </div> <div>"그래서 뭔데?"</div> <div> </div> <div>"토르크 막토 성대모사 할 수 있어. 아마 이건 전 세계 최초일 거야."</div> <div> </div> <div>"꺄아아아악. 아아아악"</div> <div> </div> <div>뜻밖에도 비슷했다. 듣는 순간 난 창을 들고 녀석의 등에 올라타야 한다는 생각과 내 양미간이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다.</div> <div> </div> <div>9. 애나벨</div> <div> </div> <div>녀석은 중학교 때 이블데드를 보고 무서워서 책을 끊고, 링을 본 뒤로는 제목이 없는 비디오는 안 볼 정도로 공포영화를 잘 보지 못한다. </div> <div>심지어 패러디 영화인 무서운 영화를 보고 나서도 녀석의 아랫도리는 축축이 젖어들었을 것이다. </div> <div>그런 녀석에게 애나벨이 개봉했을 때 "겨우 인형 나오는 영화야", "잔인한 장면 없다고 하더라." 하면서 이것도 못 보면 "영화 매니아가 아니지" </div> <div>라면서 영화 매니아의 자존심을 도발했다. </div> <div> </div> <div>그날 극장에는 자유로이 판도라 행성의 하늘을 나는 토르크 막토의 외침이 끊이질 않았다. </div> <div> </div> <div>그리고 녀석의 가방에 몰래 미리 준비한 팔 하나를 뜯은 조카가 가지고 놀던 낡은 바비 인형을 선물로 넣어뒀다. </div> <div>이제 더는 녀석이 금발 여성들을 보고 하악 거릴 일은 없겠지.</div> <div> </div> <div>그날 난 전 세계의 금발 머리 여성들을 구원했다. </div>
    출처 스무 살 때부터 지금까지 영화를 함께 보는 소중한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때, 한 명은 영화감독,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시나리오 작가를 꿈꿨는데,

    지금은 둘 다 영화 매니아 삶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성성2의 꼬릿말입니다
    변호인

    퇴근 후 심야에 변호인을 보고 난 뒤 우리 둘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돼지국밥에 소주를 마시자고 했다. 
    그날만큼은 둘 다 말이 없이 술만 마셨다.

    그리고 녀석과 나는 그날 새벽 누군가를 매우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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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16 01:18:38  59.1.***.138  호놀룰루빵야  61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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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5/07/16 05:22:51  175.112.***.12  뽀룹뽀룹  546772
    [5] 2015/07/16 07:02:55  218.39.***.131  폴로21  598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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