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부터, 왜. <div>나는 말을 잃어갔는지.</div> <div><br></div> <div>생각을 잃은 건 아닌데</div> <div>말을 한참 잃었다.</div> <div><br></div> <div>가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가,</div> <div style="text-align:right;"><i><font size="1" color="#7f7f7f" face="맑은 고딕">맞아요, 기계적인 반복 말고, 말다운 말을 한참 안 하다 보면은, 말이 잘 안 나와요.</font></i></div> <div style="text-align:right;"><font color="#7f7f7f" face="맑은 고딕"><br></font></div> <div style="text-align:left;">어떤, 반복의 고리 안에서 나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렇게 말을 하거나 적는 것도 소용이 없다거나,</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럴 힘조차 비축하는 편이 낫겠다거나.</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변형된 질량이 보존되듯 칼같이 보존되진 않는다 하더라도 말보다 생각이 훨씬 먼저 태어나니까,</div> <div style="text-align:left;">생각에서 말로 가지가 자라나지 않았다뿐이지, 생각들은 여전히 파릇파릇 잘 자라고 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외형을 갖지 못한 생각들은 아등바등 메모장에라도 기어나와 보겠다고.</div> <div style="text-align:left;">꿋꿋이 새겨진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right;"><font face="맑은 고딕" size="1" color="#7f7f7f"><i>휙, 휙.</i></font></div> <div style="text-align:righ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쓰임에 퍽 충실했던 쓰레기들을, 쓰던 시절 잊은 채 무심하게 분류하여 내다버리듯</div> <div style="text-align:left;">웅얼웅얼 몽얼몽얼... 맨 처음 그 생각이 내 머리에, 내 마음에 떠올랐던 순간의 생생함은 오간 데 없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시대에 걸맞게, 짧다 못해 순간적이면서 꽤나 인상적인 것 같은 생각들이 팝콘처럼 따닥딱딱 튀어오르는 바람에 </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헉헉거리며 간신히 이 손과 저 손에 다 받아내고 </span><span style="font-size:9pt;">나는 실컷 얻어터진 격투기 선수처럼 링 위에 축 늘어져 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게 다 뭔가,</div> <div style="text-align:left;">수도꼭지를 잠그듯 왜 생각은 잠글 수 없는 걸까.</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너무 많은 생각들에 난 이렇게 괴로운데.</div> <div style="text-align:left;">예를 들면 이런 것.</div> <div style="text-align:left;">시도는 분명 엄청나게 하는데, 성공률이나 명중률이 아주 낮은.</div> <div style="text-align:left;">어떤 행위들과 같이,</div> <div style="text-align:left;">생각도 마찬가지. 상상에 가까운 생각들은, 사실은 상상과 경계가 거의 없는 그 많은 생각들은</div> <div style="text-align:left;">얼마 되지도 않는 늘어진 내 활력을 박박 긁어가고,</div> <div style="text-align:left;">다시 나는 그 자리를 애써 쥐어짜낸 활력으로 또 채우는가 싶더니 다시 빼앗기고.</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지금도, 글 한 줄을 쓰기 위해 얼마나 싸우고 있는지.</div> <div style="text-align:left;">많은 어떤 사람들처럼 너도나도 자기가 먼저 튀어나와 보겠다고.</div> <div style="text-align:left;">생각들에 질서를 부여할 때가 온 건갑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하려다 말다 하려다 마니 차라리 말지,</div> <div style="text-align:left;">싶어서. 말을,</div> <div style="text-align:left;">말이,</div> <div style="text-align:left;">줄어갔는데.</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것들은 사실 줄여지지 않는 것들인 데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어떤 식으로든 다른 형태를 취해서든 나와야만 하는 것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다른 질서를 마련할 때가 되었는갑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