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피로가 안 가셨으므로 음슴체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요즘 기차가 말이 아니다.</div> <div><br></div> <div>특히나 무궁화호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좌석은 꿈도 못 꿀 정도로 만차인 경우가 많았다.</div> <div><br></div> <div>나는 역시나 코레일 앱을 켜 놓고 연신 새로고침을 연타하며 입석이 예약 가능으로 바뀌길 희망하는 중이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새로 고침을 한 열 댓 번 눌렀을 때 갑자기 나타난 '좌석' 하나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div> <div><br></div> <div>누가 채갈 세라 얼른 결제를 하고 허공에 대고 승리의 미소를 날리며 플랫폼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예상대로 기차는 인도의 그것을 방불케 했다.</div> <div><br></div> <div>통로는 물론이거니와 열차 카페, 열차와 열차 사이의 그 공간과 심지어 화장실까지 사람이 없는 곳이 없었다.</div> <div><br></div> <div>만약 이 기차에 탄 사람들이 미니언이고 '나'라는 챔피언이 열차를 처치하면</div> <div><br></div> <div>아마 코어템 4개를 일시불로 뽑을 수 있을 정도였다.</div> <div><br></div> <div>그 와중 나는 승리자였기에 내가 예약한 좌석을 향했는데 거긴 누군지 모를 노파가 앉아있었다.</div> <div><br></div> <div> "어르신 여기는 제 자린데요."</div> <div> "내가 다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좀 양보해 주면 안되겠어요?"</div> <div><br></div> <div>나는 살아계실 적 불효했던 할머니 생각이 나기도 하고</div> <div><br></div> <div>어차피 목적지까지는 얼마 걸리지도 않기에 일단은 그런다고 하였고 근처에 서 있었다.</div> <div><br></div> <div>문이 열리는 취이익 소리와 함께 무궁화호 승무원이 나타났다.</div> <div><br></div> <div>보통 검표를 할 때는 좌석은 내버려두고 입석만 검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 역시도 해당사항이었다.</div> <div><br></div> <div> "학생 표 좀 보여주십쇼."</div> <div> "아 여기가 제 자린데 일단 양보해 드린겁니다."</div> <div><br></div> <div>검표를 하던 승무원이 알겠다고 하려는 찰나 할매가 한 마디 했다.</div> <div><br></div> <div> "아니 여기가 내 자리인데 무슨 소리냐?"</div> <div> "?????"</div> <div> "????????????"</div> <div><br></div> <div>너무 어이가 없어 그 자리에 굳어 있었더니 검표하는 사람이 묻는다</div> <div><br></div> <div> "진짜 어르신 자리 맞아요?"</div> <div> "그럼 내가 이 자리 계속 앉아 있었는데 내 자리지"</div> <div> "표는 있으세요?"</div> <div><br></div> <div>노파는 역정을 냈다.</div> <div><br></div> <div> "새파랗게 젊은 놈이 내 자리를 뺏으려고 하는거다 (대강 이런 뉘앙스였다.)"</div> <div> "학생 표 좀 보여줘봐."</div> <div><br></div> <div>얼탱이가 상실한 나는 그저 코레일 앱을 켜서 내 자리로 표시된 티켓을 보여주었다.</div> <div><br></div> <div> "할머니 표 좀 줘보세요"</div> <div><br></div> <div>몇 분의 언쟁이 오간 뒤 밝혀진 사실은 그 할매는 무임승차였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 "따라오세요."</div> <div><br></div> <div>승무원이 할매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난 후 </div> <div>나는 옆에 서 있던 다른 어르신에게 자리를 양보하였다.</div> <div><br></div> <div>어르신께서 건넨 단팥빵 하나가 너무나도 맛있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