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size="4">휴<span lang="en-us">~ </span>이제 한 시름 놓았나 싶었지만<span lang="en-us">, </span>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 넘어 산이야<span lang="en-us">. </span>발기의 저항을 생각 못 한 건 아니지만<span lang="en-us">, </span>궁궐 앞에서 시위를 하고 난리가 아니야<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유언장 없는 왕위 계승은 무효다<span lang="en-us">. </span>국민적 합의 없는 일방적인 왕위계승을 철회하라<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철회하라 철회하라<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br>우리 연나부 집안에 정권을 통째로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발기는 소노부 세력들을 모아 농성을 이어 갔지만<span lang="en-us">, </span>여론은 이미 정부의 발표를 지지 하는 쪽으로 돌아섰어<span lang="en-us">. </span>더군다나 우리 연나부 측에서 이미 각 언론사와 주요기관을 장악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발기는 시위 외에 는 할 일이 없어<span lang="en-us">. </span>산상왕으로 등극한 내 둘째 남편은 발기에게 국빈 급 대우를 보장해줘서<span lang="en-us">, </span>농성을 막자고 하는데 유약해 빠진 소리지<span lang="en-us">. </span>이건 형제간의 도리를 따질 집안 문제가 아니라<span lang="en-us">. </span>왕좌라는 타이틀이 걸린 지상최대의 게임이야<span lang="en-us">. </span>이번 주까지 사태를 주시 한 후 언론이 쉬는 일요일 오전을 기하여 강경진압을 이미 지시해 났어<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br>그런데<span lang="en-us">, </span>금요일 새벽 긴급한 전갈이 도착했어<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마마<span lang="en-us">! </span>큰일 이옵니다<span lang="en-us">. </span>발기왕자가 연나부 세력들을 이끌고<span lang="en-us">, </span>요동 땅으로 귀순 하였습니다<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멋이라<span lang="en-us">? </span>이런 지지리도 못난 인간<span lang="en-us">!!! </span>지금 남의 나라 힘을 빌려서라도 왕권을 차지 하겠다는 거야<span lang="en-us">? </span>요동태수 공손도가 어떤 자인데<span lang="en-us">, </span>아무 대가 없이 병력을 제공 할 거 같아<span lang="en-us">! </span>나라 한 귀통이를 떼어 주더라도 왕좌를 차지 하겠다<span lang="en-us">?.....</span>도련님 좋습니다<span lang="en-us">. </span>이제 막 가자는 거지요<span lang="en-us">.”</span><br>나도 시동생과 전쟁까지 하고 싶진 않았어<span lang="en-us">. </span>그런데 남의 나라에 가서 병력을 요청하고 자기의 조국에 창을 겨누겠다고 하니 응전을 안 해 줄 수 없잖아<span lang="en-us">. </span>산상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가 강력히 주장하여<span lang="en-us">, </span>진압군 대장으로 막내 동생인 계수를 임명하였어<span lang="en-us">. </span>큰 형이 잘못했는데<span lang="en-us">, </span>막내 동생이 수습을 해야 하지 않겠어<span lang="en-us">? </span><br>사사로운 감정인 가문의 우애를 넘어서 우국충정의 심정으로 형을 진압하러 나온 대장군 계수<span lang="en-us">! </span>스토리가 있잖아<span lang="en-us">!</span><br>군사력도 중요하지만 우직한 계수가 진압군으로 나서면<span lang="en-us">, </span>발기는 심리적으로 타격을 받을 꺼야<span lang="en-us">.</span><br>이제 잔치는 벌어졌으니<span lang="en-us">, </span>떡이나 먹으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해 보자고<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span>마마<span lang="en-us">! </span>치열한 난타전 끝에 계수왕자 군이 발기왕자병력을 완전히 진압했다고 하옵니다<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옳거니 그래 잘했구나 우리 막내 시동생<span lang="en-us">! </span>그래 지금 발기 왕자는 어디 있느냐<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그게<span lang="en-us">…..</span>계수왕자의 입회 하에 현장에서 자결을 했다고 하옵니다<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멋이라<span lang="en-us">? </span>생포를 해서 머리를 산발한 모습도 언론에 내보내고<span lang="en-us">, </span>없는 이야기라도 만들어서 희대의 배신자로 만들기로 한 계획은 어찌되고 자살을 하게 그냥 나둬<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그게 계수왕자가 독단적으로 처리한 일이라<span lang="en-us">, </span>저희 쪽에서도 발기왕자 신병을 채 인도할 틈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span lang="en-us">. </span>보고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고 하옵니다<span lang="en-us">. </span>글자 그대로 보고만 드리겠습니다<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span>발기군 진압 과정 중 발생한 발기왕자 자결 보고서<span lang="en-us">></span><br>발기군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마침내 항복을 하였습니다<span lang="en-us">. </span>이에 연나부 비밀병력은 즉시 발기왕자 신병확보에 주력 하였으나<span lang="en-us">, </span>계수왕자가 이미 발기왕자를 따돌린 이후였습니다<span lang="en-us">. </span>아래의 대화는 계수왕자의 구술에 의한 보고임을 밝혀 드립니다<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형님<span lang="en-us">!! </span>이게 도대체 무슨 꼴입니까<span lang="en-us">? </span>돌아가신 큰 형님<span lang="en-us">(</span>고국천왕<span lang="en-us">)</span>이 지금의 우리 꼴을 보면 머라고 하시겠어요<span lang="en-us">? </span>아무리 왕좌가 탐이 나도 그렇지 용병을 데리고<span lang="en-us">, </span>고구려 땅을 밟으시면 어쩌자는 겁니까<span lang="en-us">. </span>이 동생 보기가 부끄럽지도 않으세요<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그래<span lang="en-us">……..</span>계수야<span lang="en-us">. </span>니 말이 맞구나<span lang="en-us">. </span>내가 왕좌에 눈이 멀어<span lang="en-us">. </span>조상 뵐 날도 없고<span lang="en-us">, </span>내 조국도 똑바로 쳐다 보지 못 하겠구나<span lang="en-us">. </span>내 염치 없는 부탁 이지만 니 칼 좀 빌리자꾸나<span lang="en-us">. </span>이대로 끌려가 고역을 당하느니<span lang="en-us">, </span>동생님 칼로 자결할 기회는 좀 주시게<span lang="en-us">. </span>내 먼저 가서 아버님 형님 뵙고 큰 절 올리면서 사죄를 하겠네<span lang="en-us">.”</span><br>계수 왕자는 연나부 간부들의 저지에도 불구하고<span lang="en-us">, </span>발기왕자의 자결을 방조 했을 뿐 아니라 장례까지 치러 작은 무덤까지 마련해 주었습니다<span lang="en-us">. </span><br>이상 보고 끝<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span>마마 어찌 할까요<span lang="en-us">? </span>계수 왕자를 특검으로 불러 낼 깝쇼<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어리석은 놈<span lang="en-us">. </span>민심을 완전히 등 돌릴 작정이냐<span lang="en-us">? </span>지금 계수왕자는 나라도 구하고 형제의 명예도 지켰어<span lang="en-us">. </span>니 놈이라면 이런 왕자를 처벌 하려는 행정부에 지지를 표 하겠느냐<span lang="en-us">? </span>아쉽지만 이 것도 하늘의 뜻일 터 왕명으로 발기왕자의 장례식을 제대로 치러줘야 할 것이야<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br>계수왕자가 사고 한 번 칠 줄은 알았어<span lang="en-us">. </span>하지만 세상사가 모두 내 뜻대로 될 턱이 있나<span lang="en-us">. </span>내줄 건 내주고 취할 건 취해야지<span lang="en-us">. </span>그리고 나라를 위해서라도 계수왕자 같은 사람 한 명쯤은 필요해<span lang="en-us">. </span>이제 내부의 적은 정리가 된 듯하니 내가 왕자 하나만 순풍 나으면<span lang="en-us">, </span>노후 걱정은 없을 텐데<span lang="en-us">……</span>아니야 오늘은 나도 마음이 심란해<span lang="en-us">. </span>아무 생각 없이 그 동안 못 잤던 잠이나 자고 나머지 이야기는 좀 더 맑은 정신으로 들려줄게<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 </span><br>하루 밤 숙면을 취하고 난 거 같은데 어느 새<span lang="en-us"> 10</span>년이란 세월이 흘러 버렸어<span lang="en-us">. </span>독자제위 여러분은 다들 평안 하신가<span lang="en-us">? </span>내 오늘은 잘 나가는 고구려의 왕후가 아니라 박복한 여자의 일생에 대해서 하소연 좀 하려고 하니 내 말 좀 들어보소<span lang="en-us">. </span><br>내 전국에 용하다는 무당과 의원들을 안 만나본 사람이 없건만 아직도 왕자를 생산하지 못 하고 이리 지내고 있었소<span lang="en-us">. </span>딩크족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오<span lang="en-us">. </span>나를 위해서 아니 안정적인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도 후사가 반드시 필요해요<span lang="en-us">. </span>나도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인력으로 안 되는 것을 어찌 하리오<span lang="en-us">. </span>근심이 날로 늘어 가던 어느 날 기가 막힌 보고를 받았어<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마마<span lang="en-us">! </span>마마<span lang="en-us">! </span>큰일이옵니다<span lang="en-us">. </span>산상왕께서 주통촌에 <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소란 떨지 말고<span lang="en-us">, </span>차분히 말하지 못 할꼬<span lang="en-us">? </span>산상왕께서 멀 어찌 하셨다는 게냐<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주통촌에<span lang="en-us">…..</span>여자가 있다고 하옵니다<span lang="en-us">. </span>보통 관계가 아니라는 보고이옵니다<span lang="en-us">”</span><br>내 이 인간을 확<span lang="en-us">. </span>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데<span lang="en-us">, </span>날 무시해<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그래<span lang="en-us">. </span>내 아직까지 왕자를 생산 하지도 못한 불찰도 크다<span lang="en-us">. </span>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span lang="en-us">. </span>왕자를 생산하기 위함이라면 후궁을 들이시지<span lang="en-us">. </span>어찌 주통촌에 여인을 숨겨 놓고 계실꼬<span lang="en-us">? </span>니가 사람을 보내서 당장 알아보거라<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네<span lang="en-us">. </span>마마 분부 받들겠사옵니다<span lang="en-us">. </span>주통촌에 기거 하고 있는 여인을 확인 후에는 어찌 할까요<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이런 미련한 놈<span lang="en-us">. </span>내 입으로 모든 걸 일일이 지시 해야 알아 듣겠느냐<span lang="en-us">?”</span><br>배신감<span lang="en-us">, </span>질투 분노에서 기인하여 내 몸 저 바닥 아래서부터 끓어 오르는 화를 누르며<span lang="en-us">, </span>난 엄지손가락을 꺾어 내리며 대답을 대신했어<span lang="en-us">. </span>권력을 지킴에 있어서 상대에 대한 관용은 나의 몰락으로 가는 지름길일 뿐이야<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br>주통촌 망할 년의 뒤 처리는 연나부에 맡겨 두고 난 직접 왕을 찾아가 변명이라도 들어봐야겠어<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오늘 기쁜 소식을 들었사옵니다<span lang="en-us">. </span>주통촌에 어여삐 여기는 아가씨가 있다 구요<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아<span lang="en-us">….</span>부<span lang="en-us">…</span>부인 그게 내가 미리 말 하려고 했는데<span lang="en-us">, </span>나라 일이 워낙 바빠서 내 말을 좀 들어 보시오 작년<span lang="en-us"> 11</span>월 제사 때 참으로 기이한 일이 있었어요<span lang="en-us">. </span>이건 나의 뜻이 아니라 하늘의 뜻이니 내 이야기를 듣고 노여움을 푸세요<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노여워하지 않습니다<span lang="en-us">. </span>다만 왕 게서 숨기신 데는 그럴만한 연유가 있을 거라 사료 되니 어디 말씀이나 들어보겠습니다<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br>이 인간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아 하늘의 뜻인지<span lang="en-us">, </span>인간의 의도된 계획인지는 독자제위께서 판단을 해 줘<span lang="en-us">.</span><br>고구려는 매년<span lang="en-us"> 11</span>월에 내년 농사에 대한 풍년과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며 조상님들께 제사를 지내<span lang="en-us">. 7</span>년 전부터는 왕과 나 사이에 후사가 없어<span lang="en-us">, </span>한 가지 항목이 추가가 되었어<span lang="en-us">. </span>왕은 마지막 부분에 대해서 특히 신경을 써서 준비를 했다고 해<span lang="en-us">. </span>제물은 역시 돼지가 준비 되었지<span lang="en-us">. </span>영화를 보면 백마나 흰 소 같은 것을 제물로 준비 한다는 데 왠 돼지냐고<span lang="en-us">? </span>그딴 건 영화에나 나오는 거고<span lang="en-us">, </span>척박한 고구려 땅에서 돼지는 우리 삶에 실질적이며<span lang="en-us">, </span>상징적인 동물이야<span lang="en-us">. </span>그런데 정성을 들여 준비한 이 돼지가 제사 도중 도망을 쳤다고 하네<span lang="en-us">. </span>이 돼지가 얼마나 날랜지 고구려의 날고 긴다는 군인들이 돼지 한 마리를 잡지 못해서<span lang="en-us">, </span>이 돼지가 주통촌까지 달아났다고 해<span lang="en-us">. </span><br>여기까진 일단 참아 주고 들을만해<span lang="en-us">. </span>그런데<span lang="en-us">, </span>어이없게도 군인들도 못 잡던 돼지를 주통촌에 아리따운 처녀가 휙 낚아 챘다고 해<span lang="en-us">. </span>설화를 만들려면 그 년 집 우물에 돼지가 빠졌다거나<span lang="en-us">, </span>안방으로 뛰어 들어서 자리를 틀고 앉았다거나 하는 편이 리얼리티가 더 살지 않아<span lang="en-us">? </span>그리고는 뻔한 이야기가 이어져<span lang="en-us">. </span>산상왕은 연우왕자 시절의 로맨틱본능이 발동하여 주통촌 처녀에게 상을 내리고 저녁엔 파티를 하다가 합방을 했다는 거지<span lang="en-us">. </span>이 모든 건 왕이랑 대신들이 날 빼돌리고 짜고 친 고스톱임이 너무도 명백해<span lang="en-us">. </span>그리고<span lang="en-us">, </span>엉성하다 못해 웃픈 알리바이를 찌라시로 퍼트린 거지<span lang="en-us">. </span>내가 궁중생활<span lang="en-us"> 1~2</span>년이야<span lang="en-us">? </span>이런 찌라시들이 몇 백 년 아니 천 년이 지나면 설화나 전설이란 이름으로 남겨 지겠지<span lang="en-us">.</span><br>웃기지도 않은 변명을 듣고<span lang="en-us">, </span>내 방으로 돌아와 연나부 킬러들의 보고나 기다려야겠어<span lang="en-us">.</span><br>서방님이 엎지른 물 제가 깨끗이 치워 드리겠나이다<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span>마마<span lang="en-us">…….</span>연나부 정보원에서 주통촌 처녀를 확인을 하고 돌아왔다고 합니다<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확인을 하다니 무슨 소리냐<span lang="en-us">? </span>미녀인지 추녀인지 확인을 했다는 것이냐<span lang="en-us">? </span>내가 그런 지시를 내린 게 아닐 텐데<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마마<span lang="en-us">……</span>주통촌 처녀는 이미 임신을 하였다고 하옵니다<span lang="en-us">. </span>그리고 시골처녀답지 않게 너무도 당당히 왕자를 잉태 하고 있다고 호통을 쳐 모두 들 물러났다고 하옵니다<span lang="en-us">”</span><br>아뿔싸<span lang="en-us">! </span>늦었구나<span lang="en-us">. </span>늦었어<span lang="en-us">. </span>이럴 때 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span lang="en-us">, </span>두 수 앞을 내다봐야 해<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그래요<span lang="en-us">. </span>내가 이번에 제대로 한 번 당했네요<span lang="en-us">. </span>어서 가서 궁궐로 조심이 모셔오시고<span lang="en-us">, </span>내 주치의를 붙여 순산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세요<span lang="en-us">”</span><br>여기서는 내가 한 발 물러나는 게 현명한 판단이고<span lang="en-us">, </span>이왕 물러날 때엔 인심이라도 후하게 쓰고 가야 하지 않겠어<span lang="en-us">? </span><br>이 날 이후 후궁으로 들어온 주통촌 처녀는 사내 아이를 순산 하였고<span lang="en-us">, </span>그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 서기<span lang="en-us"> 227</span>년<span lang="en-us"> 18</span>세의 나이에 동천왕이 돼<span lang="en-us">.</span><br>산상왕도 없고 난 완전히 뒷방 할머니 신세가 될 수도 있었어<span lang="en-us">. </span>위기감을 느낀 나는 친모는 아니지만 왕의 어머니로서 권력을 유지하고<span lang="en-us">, </span>어린 왕을 길들이기 위해 못된 짓도 많이 했어<span lang="en-us">. </span>그런데 동천왕은 나이가 어린 걸 떠나서 내 못된 짓도 다 받아주면서<span lang="en-us">, </span>훌륭한 왕으로 성장해 나갔어<span lang="en-us">. </span>심성자체가 착한 아이야<span lang="en-us">. </span>나도 나이가 들면서 내 배로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이런 동천왕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지 머야<span lang="en-us">. </span>나이가 드니 마음이 약해지는 겐지 원<span lang="en-us">……</span>또 졸음이 몰려와<span lang="en-us">. </span>오늘 자고 일어나면 마지막 이야기를 들려줄게<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br>나이가 드니 새벽잠이 없어져<span lang="en-us">. </span>지금은 새벽<span lang="en-us"> 4</span>시인데<span lang="en-us">, </span>혼자 덩그러니 앉아 회상에 잠겨 있어<span lang="en-us">.</span><br>내가 죽음을 목전에 둔 지금이 서기<span lang="en-us"> 234</span>년이니<span lang="en-us">, </span>궁궐에 입궐 한 지가 어언<span lang="en-us"> 55</span>년 전이야<span lang="en-us">. </span>지금 와서 돌아보니 왜 그렇게 억측같이 살았나 싶기도 하지만<span lang="en-us">, </span>한 인간으로써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자부해<span lang="en-us">. </span>자식 복이 없어 여자로써 일생이 아쉽지 않냐고 묻는 다면<span lang="en-us">, </span>내 배로 낳은 아이는 아니지만 동천왕 같은 아들 얻었으니 그 또한 후회는 없어<span lang="en-us">. </span>지금도 이 어진 왕은 내 옆을 지키고 있어<span lang="en-us">. </span>이 착한 사람이 망설이며 우물쭈물 하는 걸 보니 오늘은 드디어 그걸 물어보려고 왔나 봐<span lang="en-us">. </span>머긴 머야 내 묘 자리 문제지<span lang="en-us">! </span>내가 남편이 두 명이잖아<span lang="en-us">. </span>어느 왕 옆에 묻힐지 정해야 하는 문제가 남았어<span lang="en-us">. </span>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구먼<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어마마마<span lang="en-us">. </span>여쭙기 송구하오나 국상 이하 대신들이 워낙 채근이 심하여<span lang="en-us">, </span>감히 여쭈옵니다<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알아요<span lang="en-us">. </span>알아<span lang="en-us">. </span>내 미리 말씀을 못 드려 미안해요<span lang="en-us">. </span>늙은이가 주책이라 이리 늦었다오<span lang="en-us">. </span>내 우선 친 어미도 아닌데<span lang="en-us">, </span>날 진심으로 대해줘서 고맙다고 꼭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어마마마 아니옵니다<span lang="en-us">. </span>소자 어마마마의 깊은 뜻 혹시 헤아리지 못 한 것이 있나 걱정이 앞설 뿐입니다<span lang="en-us">. </span>그 동안 제게 서운했던 것 있으시면 다 푸시고<span lang="en-us">, </span>제가 어마마마 마지막 부탁은 반드시 들어 드리겠습니다<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span>그럼 내 편안한 맘으로 말씀 드리리다<span lang="en-us">. </span>내 일생을 돌아보며 글을 써준 양반이 어느 왕 옆에 묻히고 싶은지는 러블리한 댓글 달아 주신 분들께만 비밀 댓글로 알려 주겠다는데<span lang="en-us">, </span>난 이 글 쓴 양반 부탁 들어 주고 싶어요<span lang="en-us">. </span>내가 제대로 사례도 한 게 없어서<span lang="en-us">. </span>어때요<span lang="en-us">? </span>너무 주책 맞아요<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span>어마마마 그리 하지요<span lang="en-us">. </span>하고 말 구요<span lang="en-us">. </span>소자 왕이 아닌 아들로써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span lang="en-us">. </span>두 분 중<br> 정말 사랑한 분을 선택 하신 겁니까<span lang="en-us">? </span>아니면<span lang="en-us">?</span><br><span lang="en-us">“ ^^ </span>나는<span lang="en-us"> 00</span>왕 옆에 묻히고 싶어요<span lang="en-us">. </span>그리해 주세요<span lang="en-us">”</span></font></div> <div><font size="4"><span lang="en-us"></span></font> </div> <div><font size="4"><span lang="en-us">P.S 블로그에 오시면 재미진 다른 이야기들도 준비 되어 있습니다. 시간 나실때 슬쩍 들러 보셔요^^</span></font></div> <div><font size="4"><a target="_blank" href="http://blog.naver.com/jy3180" target="_blank">http://blog.naver.com/jy3180</a><br><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 </span><br><span lang="en-us"> </span></font></div>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