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는 대구사람이었고,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한참을 대구 달서구 상인동이라는 곳에서 살았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지금은 다들 기억속에서 희미해졌겠지만, 상인동은 20년 전에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가 났었습니다.<br></div> <div><br></div> <div>그 당시에 저는 상인네거리를 지나는 버스를 타고 ㅅ여중에 다녔고요.</div> <div><br></div> <div>사고 전날은 증조할아버지 제사였어요.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해 일가 친척들이 다 모여서 제사를 지냈습니다.</div> <div><br></div> <div>제사를 지내고 늦은 잠을 청하는데, 이상한 꿈을 꿨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꿈 속에서 저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어요.</div> <div><br></div> <div>학교 앞 버스정류장에는 사람이 많아 항상 친구들이랑 2~3코스를 거슬러 올라가 버스를 타고는 했거든요. </div> <div><br></div> <div>그런데 갑자기 시점이 마치 하늘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바뀌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모든게 슬로모션처럼 천천히 뒤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div> <div><br></div> <div>제가 평소에 자주 타는 버스가 길을 따라 계속 갔고, 저는 그걸 저 위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div> <div><br></div> <div>이윽고 상인네거리(사고장소)에 버스가 도착하자 버스가 순간 펑! 하면서 폭발했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깜짝 놀라서 잠을 깼고요. 깨보니 제가 일어날 시간이라 찝찝한 마음으로 등교 준비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거짓말처럼 꿈에서 폭발한 그 버스가 앞에 섰어요.</div> <div><br></div> <div>무심결에 버스를 타려고 버스 타는 곳에 발 한짝을 올렸는데... 버스를 타면 안될거 같은겁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그 버스를 그냥 보내고 다른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마침 같은 반 친구가 자기 아버지 차를 타고 등교하다가</div> <div><br></div> <div>버스를 기다리는 절 보고 타라고 했어요. 다른 친구도 한 명 더 태워야 한다며 상인네거리가 아닌 다른 길을 돌고 있는데</div> <div><br></div> <div>갑자기 펑...</div> <div><br></div> <div>무슨 소리지? 뭐지? 하면서 학교에 도착해보니 선생님들은 수업에 들어오지 않고 뭔가 사고가 났다는 말이 들려오고</div> <div><br></div> <div>학부모님들이 학교로 찾아와 우리 애 어디있냐며 찾고...</div> <div><br></div> <div>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다들 하교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지나다니는 차가 없어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왔어요.</div> <div><br></div> <div>걸어오면서 현장을 지났는데 이미 그때는 푸른색 포장마차에 쓰는 방수천같은걸로 사고 현장을 다 덮어놨더라고요.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실 전 꿈을 거의 꾸지 않아요. 가장 최근에 꾼 꿈이 몇년 전 태어난 조카의 태몽이니까요.</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날 꾼 꿈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div> <div><br></div> <div>집에 돌아와서 나 사실은 이런 꿈을 꿨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리니까</div> <div><br></div> <div>다들 증조할아버지가 도운거라고, 조상이 도운거라고 그런 말을 하셨어요.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저는 2003년...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 계단에서 검은 연기와 미친듯이 뛰어나오는 사람을 마주하게 됩니다.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