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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12310
    작성자 : 허니순살치킨
    추천 : 53
    조회수 : 5391
    IP : 121.162.***.159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8/06/26 01:32:20
    http://todayhumor.com/?wedlock_12310 모바일
    (더러움주의) 난 그게 싫지 않아
    지난 주말, 다음달에 결혼하는 후배가 청첩장을 돌릴겸 식사 자리를 마련하였다. <div>이 자리에는 A남과 A녀(부부, 결혼 대략 5년차, 아이 2살 정도), B남과 B녀(부부, 10년 이상, 아이 초등학생1, 미취학1), C(결혼예정후배). D(나, 유부녀, 5년, 아이없음), E(선배, 유부남, 7~8년, 아이 5~6살 미취학), F(후배와 동기인 모태솔로 경력 35년차 남, 마법사) 이렇게 총 8명이 함께하였다.</div> <div><br></div> <div>결혼식은 몇시인지, <span style="font-size:9pt;">결혼식장의 접근 방법은 무엇인지, </span><span style="font-size:9pt;">신혼여행은 어디로 가며, 며칠이나 가는지, 신혼살림은 어느 동네에 차리게 되는지, 그 동네에서 직장으로의 출퇴근 경로는 적절한지, 양가 부모님들은 어떻게 이 결혼을 대하고 있는지 등등 결혼식 전에 물어볼만한 많은 이야기들이 질문과 답 형식으로 이어지다가 문득 A녀가 좋을때다..라는 감탄사? 를 하면서부터 마치 봇물이 터지듯이 본격 결혼 생활에 대한 천하제일 불만 성토대회가 시작되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 중 단연 으뜸인 주제는 화장실에 대한 것이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A남은 비위가 튼튼하지 않아 A녀와 결혼한 후 제일 힘들었던 것이 그녀와 화장실을 같이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들은 모두 아침 배변파였는데 그게 정말 못견디게 싫었다고 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어떻게 그렇게 예쁜 여자(목숨은 둘이 아니니)가 이런 냄새를! 하는 생각에 결혼을 잘못했나까지 생각했다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에 질세라 A녀 역시 A남의 냄새가 너무 힘들었다고 얘기하며 화장실 청소 한번 안하는 주제에 무슨 말이 많으냐까지 나왔는데 의외로 A남은 아직까지도 그것만은 못 참겠다는 급격한 고백을 해서 그들 커플 사이에 한랭 전선이 형성.</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커플이 끼어 들면서 B녀가 신혼시절 아침에 이를 닦고 있는데 B남이 화장실에 급히 뛰쳐들어와 바지를 내리더니 급설사를 한 만행을 소개하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며 냄새때문에 큰 난리를 겪었다고. 그날 B녀는 아침에 먹은 것을 전부 화장실 바닥에 게워내게 되었고 그 냄새를 맡은 B남이 아래로 싸다가 위로 같이 토하면서 그야말로 아침부터 환장대파티를 펼치게 되었다는 사연이었다. 그들은 결국 지각을 했고, 둘다 구역질과 눈물로 그 현장을 치웠다며 아련한 눈을 하며 이야기하였다. B남은 아기의 기저귀 가는 것도 냄새난다고 싫어했다면서, B녀는 섭섭함을 토로하며 A녀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전했다.(과연 위로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여기서 E선배도 질세라 냄새에 관한 이야기를 쏟아놓기 시작했다. E의 와이프는 변비가 심해서 그 냄새가 2박 3일을 간다고. 그들이 처음 살았던 집의 아파트 배관의 문제로 환풍기를 틀면 어디선가의 담배연기가 들어왔는데, E는 그 담배냄새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와이프의 냄새가 이웃에 전해져 동네에서 냄새난다고 민원이 들어올까봐 화장실의 환풍기를 제대로 틀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 바짝 허리띠를 졸라 메어 지금은 화장실 두개인 집에서 와이프 냄새 걱정 없이 편안한 배변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며 결혼하는 후배에게 신혼집에 화장실은 몇개냐고 물어보고 어서 돈벌어 화장실 두개인 집으로 이사할 생각을 하라는 다소 이상한 조언을 해주었다.     </span></div> <div><br></div> <div>난 의아했다.</div> <div><br></div> <div>내 남편도 변비가 심해서 일주일에 한번 가면 자주 간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라 한번 화장실에 가면 그 냄새가 굉장하다. 게다가 시도때도 없이 일주일간 묵은 똥을 거친 그 생생한 가스의 냄새가 코를 스칠때면 남편이 어디가서 사회생활을 할 수는 있는것인가 심각하게 걱정할 정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결정적으로.. 난 그 냄새가 싫지 않다.</div> <div><br></div> <div>"난 남편의 온갖 냄새가 전부 그닥 싫지 않던데.. 변비도 있고 하지만... 내가 이상한거야?"</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제껏 밥먹으면서 더러운 얘기를 다 했던 주제에 다들 일제히 나한테 더러운 얘기 좀 하지 말라며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나는 </span>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남편 냄새가 나면 오 드디어 조금 나왔나 해서 대견하다 고생했다 마구 칭찬을 해주곤 한다. 다들 그러고 사는 줄 알았는데 모두가 더럽다고 난리를 치니 조금 걱정이되기 시작했다. 내 남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살까. 남편은 날 혐오하고 있는 건 아닐까. 혹시 남편은 그런 문제로 이혼을 생각했으려나?</div> <div><br></div> <div>"아니, 냄새가 안난다는게 아니라.. 좋은 건 아니지만 싫지도 않아. 흐으으으으음"</div> <div><br></div> <div>어머 아직도 의외로 저집은 좋을때일지도라는 훈훈한 결론과 유일하게 모태솔로 F가 여친 이름은 무엇인지, 몇살인지, 밥은 먹었는지는 몰라도 냄새라도 맡아보고 싶다는 얘길 하면서 이 이야기는 급 마무리 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게 되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돌아와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남편은 초딩처럼 똥 얘길 좋아한다. 오유 똥게에서 본 얘기를 가끔해주면 남편은 숨이 넘어가게 웃곤 한다. A네는 그렇대..B네는 이런 일이 있었대.. 등등. 남편은 흥미 진진하게 얘기를 듣더니 말하기를.</span></div> <div><br></div> <div>"나도 당신이 화장실 갔다 왔을때 바로 들어가면 냄새를 맡을때가 있는데.. 난 그 냄새가 뭐 좋지는 않지만 싫지도 않던데?"</div> <div><br></div> <div>라고 얘기해주는 것이 아닌가. 이런 천생연분 같으니.</div> <div><br></div> <div>"당신도 그래? 그럼 정말 다행이야. 나도 그렇거든. 근데 다들 더럽다고 난리였어"</div> <div>"고양이 똥도 냄새 심하지만 그냥 치우잖아. 애가 있다면 그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향기롭고 그럴리는 없지만 그냥 괜찮은거잖아. 아마 신혼초에 좀 그랬겠지. 애도 낳고 살면서 무슨 소리야"</div> <div>"B남은 냄새난다고 애 기저귀도 안갈아준대"</div> <div>"에이 설마. 그냥 과장이겠지"</div> <div>"그렇겠지? 나도 다른 사람들 냄새는 생각만해도 싫은데 당신 냄새는 괜찮은거거든"</div> <div>"나도 그래. 내가 퍼세식 화장실 못가는거 알잖아. 으으. 그냥 식구는 일종의 영역내로 받아들여 괜찮다고 인식하는게 아닐까?"</div> <div><br></div> <div>남편의 태도에 조큼 기분이 좋아진 나는 남편의 겨드랑이에 코를 박고 한껏 심호흡을 해 비릿하면서 톡쏘는 땀냄새를 맡으며 생각했다.</div> <div><br></div> <div>'응. 역시 싫지 않아. 혹시 좋아하는 걸지도.'</div> <div><br></div> <div>아마 아직 좋을때여서 인가보다. 다행이다. 아직 좋을때라서. 라는 훈훈한 결론을 내리면서 문득..</div> <div>하지만 언젠가.. 남편이 살아 있음으로 인해 생기는 그 냄새들이 혹시라도 내게 혐오로 다가오게 된다면.. 그땐 어떻게 해야할까... 조금 걱정을 해본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뭐 그땐 그때지. 별 수 없겠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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