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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6693
    작성자 : gerrard
    추천 : 20
    조회수 : 2329
    IP : 219.255.***.20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3/10 13:00:52
    http://todayhumor.com/?panic_86693 모바일
    재업] 할머니, 엄마 그리고 나(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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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일전에 제글에 달린 댓글 중에 눈에 띄는 게 있었어요.
     
    ' 대를 이어서 무속인이 되는거면 저주받은 게 아닌가? 목사님을 찾아가보셈 ㅇㅇ '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였구요.
     
    저주받았다.. 저주받았다라..
     
    일단 저는 " 저주받았다 " 라는 저 말을 처음 들어본 게 아니랍니다 ^^;;
     
    저주라는 게 정확히 뭔지도 모를 때부터 잊어버릴만하면 한 번씩 들어왔던 소리인지라

    음.. 낯설지는 않은 말이예요. 
     
    제 기억에 처음으로 ' 저주받는 女!! ' 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본인이 유치원에 다닐 때.
     
    저는 동네에 있는 작은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어요.
     
    동네 놀이터에서 같이 노는 꼬꼬마 친구들도 전부 다 같은 유치원ㅋㅋ
     
    노란색 유치원 원복입고 유치원 버스 타고 댕기는 그냥저냥 키작은(그때부터) 꼬꼬마.
     
    하루는 집에 돌아와서 알림장(가정 통신문?) 같은 걸 엄마가 읽어보시더니
     
    ' 희야 며칠있음 좋은 데로 소풍가네? ' 라고 말씀하셨어요.
     
    소풍 가는 날은 6월초. 현충일이 가까운 날이었으므로, 국화꽃 한 송이씩 손에 들고 동작구에 있는 국립현충원에 현장학습(을 가장한 소풍) 을 가는 날이였더랬죠.
     
    점심 도시락과 국화꽃 한 송이씩. 이게 준비물의 전부였으므로ㅋㅋ
     
    엄마는 동네 슈퍼에 가서 김밥재료 준비를, 그리고 국화꽃은 현장학습 당일에 사는 걸로 준비 끝.
     
    그리고 현장학습 당일.
     
    엄마가 새벽부터 싸주신 도시락을 가방에 넣고, 국화를 사기 위해 엄마랑 꽃집에 갔어요.
     
    역시 동네 꽃집인지라, 같은 유치원 친구들도 엄마 손잡고 바글바글ㅋㅋ
     
    다들 손에 햐안 국화 한 송이씩 들고 재잘재잘 떠들고 있는데, 제가 엄마한테 꺼낸 말은
     
    ' 엄마, 전 꽃 두 송이 사주세요. ' 라는 짧은 한 마디.

    ( 본인은 어릴 때부터 특정 순간에만 부모님께 존댓말을 썼다고 함. 그냥 일상적인 밥줘, 빵줘, 돈줘? 같은 말은 편한 반말로,
     어떤 촉에 의해 나오는 말은 깍듯한 존댓말로. 울아빠는 사극말투라고도 표현하심. )
     
    하나밖에 없는 (그때는) 딸의 말버릇을 모르고 지나쳤을 엄마가 아니기에.
     
    ' 희야, 친구들은 다 한 송이씩 가져가는데 너만 두 송이 가져갈꺼야? 희야 욕심쟁이야? ' 하며 엄마가 절 살살 달래려하셨지만 때는 이미 늦었지ㅋㅋ
     
    전ㅋㅋ 꽃집에 빽빽히 꽂혀있는 국화 두 송이를 손에 꼭 쥐고선 입을 다물어버렸어요.
     
    그렇게 동네 아줌마들의 시선을 받으며 (엄마에겐 등짝 스파이크를 받았지) 유치원으로 출발.
     
    유치원 버스에 올라타고 현충원으로 이동.
     
    이동하는 유치원 버스 안에서 전 같은반 친구(여름이라 칭하겠음) 에게 말을 걸었어요.
     
    ' 나 너주려고 꽃 하나 더 가져왔어. ' 라고.
     
    여름이는, ' 꽃? 나도 있어. 우리 언니 꽃은 좀 시들었는데 그 꽃 울언니 주면 안 돼? '...
     
    여름이는 일란성 쌍둥이였거든요. 여름이랑 여름이 언니는 같은 유치원, 같은반에 다녔구요.
     
    언니를 생각하는 여름이의 말에.. 본인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 안 돼 그꽃 니꺼야. 너주려고 사왔다니까? ' 하며 여름이의 말을 무시해버렸어요.
     
    본인의 강압적인 태도 때문이였는지, 여름이는 울먹거리기 시작했고, 앞쪽에 앉아있던 여름이의 언니(가을이라 부르겠음) 가 선생님을 대동하고 와서 ' 왜 내동생 울려!! ' 라고 퍼부어댔지만 개의치 않았던 본인은..
     
    닭똥 같은 눈물을 떨구며 울던 여름이의 손에 끝끝내 제 국화 한 송이를 쥐어줬어요. (징한년)
     
    그렇게 시끄럽게 현충원에 도착하여 도시락 먹고 국화꽃 드리며 묵념도 하고..
     
    아무일도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듯 했으나.
     
    유치원 버스에 타려고 짝꿍과 손잡고 줄을 서 있을 때쯤.
     
    여름이는 급체를 한 건지.. 배를 잡고 울어대기 시작했어요.
     
    우리도 당황, 가을이는 더당황, 선생님은 완전당황..
     
    일단 다른 아이들부터 유치원 버스에 태우고, 배를 잡고 울어대는 여름이는 버스 조수석 선생님 옆자리에 앉게 됐어요.
     
    현충원에서 우리동네까지의 거리는 30분 정도?
     
    핸드폰도 없던 때라 아파하는 여름이를 선생님이 달래주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급한대로 휴대용 반짓고리에서 찾은 바늘로 손도 따주심. 검은피를 보고 우리는 한 번 더 당황)
     
    그렇게 우리동네로 버스를 타고 오던 중, 사고가 나버리고 말았구요..
     
    동네에 인접한지라 넓지 않은 도로였는데. 곡예주행을 하던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전봇대에 버스를 들이받아버린.. 그런 사고였다고 나중에 엄마가 말씀해주셨어요.
     
    조수석.. 그러니까 선생님과 여름이가 앉아있던 그 자리는.
     
    전봇대와 바로 부딪힌 그 자리였어요..
     
    구급차, 경찰차, 구경하는 사람들..
     
    경찰 아저씨들은 우리를 버스에서 끌어내리셨고, 우리를 살펴보시며 다친 곳이 있는 아이는 옆에 서 있던 구급차 쪽으로 보내셨어요.
     
    뒤쪽에 앉아있던 우리 중에 크게 다친 아이는 없었던 걸로 기억되네요.
     
    그렇게 여름이랑 선생님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고, 저와 나머지 아이들은 경찰 아저씨와 다른 어른들의 도움으로 집으로 귀가했어요.
     
    엄마와 아빠는 천만다행이라며 몸 여기저기를 살펴보셨고, 자기전에 청심환 할 알을 먹여주셨구요.
     
    그리고 다음 날. 아빠차를 타고 엄마와 함께 유치원에 갔을 때 들었던 소식은.
     
    여름이가 하늘로 갔다는 소식.
     
    여름이의 부모님 그리고 가을이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어요.
     
    유치원 원장님과 다른 선생님들은 울며 손이 발이 되게 여름이 어머니께 빌고 계셨던 것 같아요.
     
    울엄마아빠도 참담한 상황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 엄마! 쟤야! 쟤! ' 라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을 하던 여름이의 어머니가 제 앞에 서 계셨어요.
     
    저를 향해 삿대질하던 가을이, 뺨을 때리시던 가을이 어머니.
     
    가을이가 현충원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을 어머니께 말씀드렸던 거겠죠.....
     
    놀라 굳어버린 울엄마아빠에게(정확히는 울엄마) 삿대질을 하며
     

    ' 저.. 저 고양이 눈깔.. 지엄마 눈이랑 판박이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그 엄마에 그 딸이라더니
     
     니가 방정을 떨어서 여름이가 잘못된 거야! 이 저주받은 년들아!! ' 


    라고 울부짖으셨어요.

    ( 동네에서 여름이 어머니 포함 가까이 지내던 아줌마들끼리 계를 했다고 함.
     적은 액수가 아니였고. 계주가 돈을 들고 튀기 전 날 밤, 울엄마는 동네 아줌마들을 끌고 계주의 집에 찾아가서 쌩뚱맞게 커피 얻어 
     마시러 왔다며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고.
     엄마는 별말없이 커피를 마시고 다른 아줌마들은 수다를 떨고 있을 때 엄마가 계주에게
     ' 생각 고쳐먹고 우리 계속 얼굴보며 친하게 지내면 안 돼요? ' 라고 물으셨다는.
     다른 아줌마들은 ?? 하는 반응을 보이셨고 계주는 아무말 없이 커피만 마셨고
     끝내 엄마는 돌직구를 날리지 않고 다른 아줌마들이랑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함.
     그 다음 날 계주가 야반도주한 걸 알게 된 아줌마들은 엄마의 실체?를 대충 파악했다고 함 )
     
    정신을 차린 아빠가 절 뒤로 감춰주셨고 여름이의 아빠도 무표정한 얼굴로 여름이 어머니를 일으켜 세우고 한쪽으로 데리고 가시기 전까지.. 그냥 못박힌듯 서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이랑 선생님들과 병원에 가서 여름이와 마지막 인사를 하고.
     
    ( 여름아, 울엄마가 그러는데 넌 부잣집 고명딸로 다시 태어나 평생을 사랑받고 예쁘게 살거래.
     넌 정말 다시 태어났을까? 내가 널 다시 만나면 알아볼 수있을까? )
     
    여름이를 멀리 떠나보낸 여름이의 어머니가 집으로 찾아오셔서
     
    ' 내가 미쳤었나보다.. 희야.. 아줌마가 미안하다.. ' 라며 눈물을 쏟으셨지만..
     
    어린 마음에도 뭔가 심란하고..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게 제가 살면서 처음으로 ' 저주 ' 라는 말을 듣게된 일이구요.
     
    본인은.. 삶이 얼마남지 않은 분들의 발자국을 보는 저주를,
     
    그리고 세상에 태어날 생명을 느끼는 축복을.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느끼게 될 때마다 저주와 축복이 항상 같이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 저주받은년! ' 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도
     
    그 이면에는 '축복'이라는 뜻도 있는 거니까... 라고 스스로 위로해야죠 뭐 ^^;;
     
    악플보고 옛생각에 글 풀어내는 나란 여자 -_-
     
    이놈의 글은 쓰면 쓸수록 주절주절 길어지네요.
     
    뿅.





    4.

    전편에 썼던 것처럼 원래 자식은 저 하나로 족하다고 생각하셨던 엄마, 아빠는 뜻하지 않게 굴러들어온 복덩이(!)인 제 동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ㅋㅋ
     
    ' 엄마. 엄마한테 자꾸 아기소리나요 ' 라는 딸의 말을 무시하신 엄마는ㅋㅋㅋ
     
    동생이 생겼다는 경사스런 사건을 저에게 전해주신 걸 시작으로 열심히 태교모드에 돌입하셨다지요.
     
    그와 동시에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 무수히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ㅋㅋ
     
    그중에 일부만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8살까지 형제, 자매 없이 커온 저로서는 동생이 생긴다는 건 더없이 기쁜 소식이었어요.
     
    학교만 갔다오면 아직 부르지도 않은 엄마 배를 쓰다듬으며 혼잣말을 했다고 하네요.
     
    음.. 엄마, 아빠는 제가 더 어렸던 시절부터 남과는 조금 다르다는 걸 느끼셨대요.
     
    배를 쓰다듬으며 ' 희야~ 동생이 딸이었으면 좋겠어? 아들이면 좋겠어?' 라고 엄마가 물으시면
     
    ' 엄마는 벌써 알고 있잖아요. ' 라고 쿨하게 대답하기 일쑤였다고 하네요 ^^;;
     
    병원에서 성별검사를 할 수도 있었지만 (그때만 해도 그건 불법이었다고;)
     
    여자든 남자든 건강하게만 태어나다오! 라는 엄마, 아빠의 신념으로 성별검사는 패쓰ㅋㅋ
     
    엄마는 타고난 촉으로 제 동생의 성별을 이미 알고 계셨다고 했지만
     
    아빠에게는 말해주지 않으셨대요. (일종의 서프라이즈랄까ㅋㅋ)
     
    궁금증이 도지셨던 아빠는 ㅋㅋ
     
    매일매일 엄마와 저에게 번갈아가며 동생의 성별을 묻는 게 일상이 되셨구요.
     
    그럴 때마다 우리 모녀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침묵ㅋ
     
    그러던 어느 날 저녁에 제가 아빠손을 이끌더니 밖에 나가자고 조르더래요.
     
    엄마는 집에 계시고 아빠랑 나랑만 집앞 공원에서 바람쐬며 걷고 있는데 제가 아빠한테 ' 아빠, 아빠 등에 업히고 싶어요 ' 라고 했다네요.
    (원래는 내갈길은 내가 가던 꼬꼬마였음;)
     
    그렇게 아빠 등에 업힌 저는 아빠 귀에 대고 킥킥 웃으며 장난을 치더니
     
    ' 아빠. 아빠도 이제 동생 태어나면 목욕탕 같이 다닐 수 있으니까 좋죠? ' 하고 말하더래요.
     
    ( 울아빠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딸바보시지만
     아들들을 거느리고? 목욕탕 다니는 아빠 주위 분들을 참 부러워하셨음. 물론 엄마랑 나몰래ㅋ )
     
    ' 희야, 아빠랑 같이 목욕탕가는 동생이면 엄마 뱃속에 있는 동생이 남자아이야? '
     
    하고 아빠가 물으시니
     
    ' 아빠 저 이제 걸어갈래요. ' 라고 등에서 풀쩍 뛰어내려 집으로 총총 걸어가버리더래요 ^^;;
     
    시간이 지나고 엄마배는 점점 불러오고.
     
    저는 ' 엄마. 다른 아기들은 응애응애 하고 우는데 내동생은 왜 어흥어흥 하고 울어요? ' 라는 소리를 지껄여댔고,

    그때마다 엄마가 ' 희야 그게 무슨 소리야? ' 라고 물으시면
     
    ' 동생이 어흥어흥하고 울잖아요. ' 라고만 짧게 대답했대요ㅋㅋㅋ
     
    말좀길게하지 요망한 꼬꼬마야ㅋㅋㅋ
     
    또 아이 이름은 아이가 태어나면 생시를 들고 작명소에 가서 지을 예정이었으므로 엄마, 아빠는 동생의 태명인 복덩이ㅋㅋㅋ로 부르고 계셨는데 전 자꾸 엄마 배를 쳐다보며 ' X범아~ 누나야~ ' 하고 말을 걸었더랬지요.
     
    ' X범이? 그게 누구야? ' 하고 물어보시면 ' 누구긴. 희야 동생이죠. ' 라고 역시 짧게 대답ㅋㅋㅋ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엄마 배가 남산만큼 불러왔을 때쯤.
     
    가까운 친척이 결혼을 한다는 청첩을 해왔었대요.
     
    집에서 차타면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지라 만삭인 엄마도 아빠와 동행하기로 결정.
     
    결혼식날 아침에 아빠는 양복을, 엄마는 깔끔한 임부복을 입고 준비가 한창이었는데 갑자기 제가 가기 싫다고 울며불며 발광(!) 을 하더래요.
     
    만삭이라 체력적으로 지친 엄마 대신 아빠가 저를 달래려 하셨는데 들은 채도 안 하고 울어대더니 엄마가 기껏 차려입은 임부복 위에다 오바이트..를 해버리더래요ㅋㅋ 나란여자ㅋㅋ
     
    엄마가 태교를 위해 봉인해뒀던 호랑이 성질을 꺼내며 눈을 부라리셨지만 저는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 X범아~ 너도 가기 싫지? ' 한 마디 하고 딴청부리기ㅋㅋㅋ
     
    엄마가 참아왔던 성질을 쏟아내며 더러워진 옷을 갈아입으려고 하는데 저멀리 경상도에 계시는 외할머니한테 전화가 오더래요.
     
    ' 영아(울엄마)! 너 오늘은 아무데도 가지 말고 집에 콕 쳐박혀 있어라! ' 라는 다급한 목소리.
     
    울할머니의 말은 곧 법인지라 엄마와 나는 집에 남고 아빠만 예식장으로 출발.
     
    그리고ㅋㅋ 예식장에서 갈비탕을 만족스럽게 드셨던 아빠 포함 하객분들은ㅋㅋㅋ
     
    식중독으로 고생. 개고생...
     
    ( 아빠는 나중에 이일을 회상하며 외할머니를 원망했음ㅋㅋ 사위도 가지말라고 말려주시지ㅠㅠ )
     
    드디어 엄마 배가 빵 터지기 직전쯤.
     
    저를 낳을 때도 난산이라 고생이 심하셨던 엄마는 슬슬 겁이 나셨대요.
     
    예정일이 가까워올수록 밤만 되면 배가 뒤틀리듯 아프셨다고 하네요.
     
    참을성 제로인 울엄마는 밤마다 배가 아프면 아빠를 붙잡고
     
    ' 희야 아빠.. 나 배가 너무 아퍼ㅠㅠ 빨리 병원 가자ㅠㅠ 나무서워ㅠㅠ ' 라고 아빠를 재촉했고, 첫출산 때 고생하는 엄마를 지켜봤던 아빠는 그때마다 엄마를 부축해서 병원으로 가려하셨대요.
     
    엄마는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아빠도 걱정을 감출 수 없어서 경황이 없는 그 찰나에 

    꿈나라에 가 있어야 할 본인은ㅋㅋ 항상!! 엄마가 병원에 가자고 할 때마다!! 귀신 같이 깨어나서!!
     
    ' 엄마. 지금 병원 가지 마요. 할머니가 X범이 마중나오신댔어요. ' 라는 개소리작렬ㅋㅋㅋ
     
    (위에 나온 할머니는 돌아가신 제 친할머니를 말함)
     
    배가 너무 아파서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엄마는ㅋㅋㅋ
     
    어린 딸에게 해서는 안 될 막말작렬..을 시연하셨고ㅋㅋ 아빠는 그때마다 제 귀를 막아주셨다는..
     
    웃지 못할 기억도 남아있네요.. 허허ㅋㅋㅋ
     
    그렇게 힘든 며칠의 고비가 지나가고,
     
    그 날 밤도 엄마는 뒤틀리는 배를 움켜잡고 아빠를 깨우셨대요.
     
    근데 그 날은 귀신 같이 나타나던 딸년이 안 보이네? 이때다ㅋㅋㅋ 하신 울엄마는 아빠를 재촉해서 병원으로 직행.
     
    난산이었던 첫출산과 달리 너무나 쉽게 득!남!
     
    아빠는 여기저기 출산소식을 알리셨고 저희 큰아빠, 큰엄마가 축하하러 오셔서는.
     
    ' 동서~ 고생 많았네~ 둘째도 어머님 기일에 맞춰나오느라 고생했고~ㅋㅋㅋ ' 라는 말씀을;;
     
    그랬네요;; 태교와 순산에 너무나 전념하신 울엄마아빠는ㅋㅋ 돌아가신 할머니 기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계셨던 거죠..
     
    그렇게.. 돌아가신 할머니가 맞아주신 동생을 데리고 엄마는 곧 퇴원 후 집으로 직행.
     
    동생의 생월생시를 들고 작명소를 찾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었대요.
     
    ( 외할머니가 곧 우리집으로 산후조리를 위해 오실 예정이었음.
     할머니 오시면 이것저것 조언듣고 작명하려고 기다리던 중. 이때까진 그냥 복덩이였음ㅋㅋ)
     
    태어나서 처음본 커다란 미역다발을 들고 우리집에 오신 외할머니는 웬일인지 복덩이 동생놈은 한 번 안아보지도 않으시더라구요.
     
    (울엄마 섭섭하다고 눈물 찔끔. 할머니 앞에서만 약해지는 여자.)
     
    미역국을 한솥 끓여두신 할머니가 드디어 입을 여셨어요.
     

    ' 영아. 둘째 이름은 범(호랑이)자가 들어가야 한다. 너랑 희야 기가 워낙 세서,

     이름을 세게 짓지 않으면 아이가 그 틈바구니에서 버티질 못할거야.
     
     크고 센 이름 지어오면 그때부터 많이 안아줄테니까 얼른 이름짓는 거 서둘러라. '

     
    ...할머니는 제가 동생을 X범이라고 불렀던걸 아셨던 걸까요;
     
    그 얘기를 들은 엄마랑 아빠는 제가 주구장창 불러댔던 X범이라는 이름을 적극 반영,
     
    작명소에 가서 ' 음은 지어왔으니, 여기에 맞춰 뜻을 붙여주세요. ' 라는 부탁을 하고

    세고 센, 정말 드센ㅋㅋㅋ X범이라는 이름을 완성시켜서 돌아오셨더래요.
     
    (루저인 본인과 달리 지금 복덩이놈은 188의 장신임. 니이름 내가지어줬다 임마!!)
     
    그 후로 한 달간 질리도록 미역국을 먹으며, 좋아하는 할머니랑 맨날 붙어자면서ㅋㅋ
     
    엄마도 몸을 어느정도 회복하시고, 할머니는 방안에서 하루종일 기도를 드린 후 다시 외가로 내려가셨어요.
     
    그토록 바라던 동생이였지만, 막상 태어나고보니 현실은 시궁창이였구요^^;; (2인자의 슬픔)
     
    동생놈 젖먹고 똥싸대는 거 구경하는 게 하루하루 낙이 될 때쯤.
     
    치토스ㅋㅋ 사준다는 아빠말에 신나서 아빠손 붙잡고 슈퍼로 가던 길에.
     
    문득 아빠한테 그러더래요.
     
    ' 아빠. X범이 동생도 남자면 난 누구랑 놀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의 임신기간 내내 딸의 촉을 몸소 느끼신 아빠는 함박웃음을,
     
    집에 가서 그대로 말씀드리니.. 엄마는.. 그냥 안방문을 닫아버리셨어요ㅋㅋ
     
    현재 본인은.. 남동생들 위에 군림하는.. 누나나부랭이입니다 ^^;;
     
    오늘도 쓰다보니 길어지고 말았네요;
     
    마무리는 역시..
     
    뿅! 인거죠 ^^;;





    5.

    첫 번째 글에 썼듯이
     
    ' 보여서는 안 될 것들이 보일 것이다 ' 라는 할머니의 말씀은 사실이였어요.
     
    스무살 이전에 내가 알아왔던 것들은 희미함, 직감, 예감, 촉? 등등 느끼고 있는 본인도 100% 확신할 수 없는 어떤 것이었다면,
     
    스무살 이후(정확히는 할머니의 사고 이후) 에 제게 와닿는 것들은 200% 확신이 들만큼 뚜렷하고 선명하게 와 닿았거든요.
     
    (스무살 이전이 2G였다면 지금은 LTE A)
     
    음주가무로 인해 뻥뻥 뚫린 1학년 마지막 성적표를 받게 된 저는ㅠㅠ
     
    ' 수석이나 차석 둘중에 하나 하기 전까진 용돈없다 ' 라는 엄마의 말씀에ㅠㅠ
     
    거지같은 몰골로 알바를 구하러 다니게 됐어요.
     
    편의점? 커피숍? 패스트푸드? 등등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녔지만 이미 겨울방학이 시작된지라 알바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ㅠㅠ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 때쯤 고등학교 동창 한 명이 저에게 빛을 내려주더라구요.
     
    자신의 동생(여고생 고2) 과외를 해달라는ㅋㅋㅋ
     
    전.. 정말 너무나 철저한 문과형 인간이였기 때문에
     
    ' 혹시.. 수리나 과탐 같은 영역도 가르쳐야 해? ' 라고 친구한테 물었는데
     
    친구님의 대답은ㅋㅋ
     
    ' 내가 널 잘 알잖아. 그냥 언어영역이랑 외국어영역만 가르치면 돼.' 라고 쏘쿨하게 말하더라구요.
     
    당장 친구의 집으로 가서 친구 어머님께 넙죽 인사ㅋㅋ
     
    다음주 월요일부터 과외를 시작해달라는 친구 어머님의 말씀을 듣고 집으로 귀가.
     
    과외 시작날이 되기 전까지 고딩 때 공부 했던 걸 대충 들춰보며 각오를 다졌더랬지요;
     
    대망의 월요일.
     
    친구집에서 어머님께 인사를 드리고 동생방으로 직행.
     
    어색하게 ' 안..녕? ' 하려는데ㅋㅋㅋ 나참ㅋㅋㅋ
     
    책상 위에 다소곳이 펴져 있는 문제집과 노트를 상상했던 저는 그냥 무너져내렸어요.
     
    침대에 널부러(!)져서 핸드폰으로 게임하고 있는 동생ㅋㅋ 왜그랬니 동생아 ㅋㅋㅋ
     
    어머님께서 뒤따라 들어오셔서 동생 등짝을 후려갈려도 그저 묵묵부답.
     
    ' 너 언니친구 보기 챙피하지도 않아? 후딱 못 일어나?? ' 라는 어머님의 말씀을 고이 씹어드시는ㅋ
     
    고개를 살짝 돌려 저를 흘끗 쳐다본 동생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 뭐야.. 저 언니 왜저렇게 작아? ' ........................ (나중에 정확히 들은 동생의 키는 172cm)
     
    (본인의 신장은 160cm입니다. 185아빠와 155엄마 사이에서 나온 루저계의 1인자랍니다.)
     
    허허허. 이거 안 되겠구먼ㅋㅋㅋ
     
    전.. 일단 웃는 얼굴로 어머님을 방밖으로 모신 후에 동생을 책상 앞으로 끌어다 앉혔어요.
     
    ' 지민(가명)아, 너 지금 공부 안 하면 언니보다 더 키작은 사람들한테 무시당하면서 살 수도 있어. '
     
    한 마디 툭더지니까 다시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라구요.
     
    ' 같은 말 여러번 하는 거 싫어하니까 지금부터 내가 읽는 책내용 집중해서 잘들어(입닥치고!!) '
     
    하여, 지민이와 저의 과외수업은 시작되었어요.
     
    하루에 언어 2시간, 외국어 2시간. 도합 4시간.
     
    처음 며칠은 몸을 비비꼬더니 일주일째가 되니 그래도 자리는 지키고 앉아있어(!) 주더라구요.
     
    하루에 주구장창 4시간 동안 얼굴을 맞대고 있다보니 처음의 그 싸가지는 점점 녹아내렸구요.
     
    그렇게 보내던 어느 날, 저는 꿈을 꿨어요.
     
    작은 병아리 한 마리가 지민이 방문 앞에 삐약거리며 서성거리는 꿈.
     
    다음 날은 그 병아리가 지민이 방안에 들어가는 꿈.
     
    이틀 연속 병아리 꿈이라니;; 이게 뭔꿈인가 싶었지만 일단은 용돈을 위해서! 지민이 집으로 출발.
     
    우리는 평소처럼 책상(좌식) 을 펴놓고 마주앉아있었어요.
     
    언어영역 문제집을 들쑤셔가며 과외열정(용돈..) 을 불태우고 있는데,
     
    어디선가 희미하게 아기울음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지민이 집에는 어린 아기가 없고. 혹시 고양인가? 싶어서 물어봤더니 고양이 안 키운다는 대답 뿐.
     
    도둑고양인가? 하면서 다시 문제집을 쳐다보는데 조금 더 크게 들리는 울음소리.
     
    ' 지민아. 옆집에 애키우니? '
     
    ' 아니, 옆집에 할머니 한 분만 사시는데. '    
     
    그럼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아기울음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리는데 같은 방에 있는 지민이는 아무소리도 안 들린다는 상황이 계속됐어요.
     
    그렇게 며칠 후. 어머님이 친절하게 가져다주신 간식을 씹어먹으면서 저는 제가 한 가지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 아.. 나 예전에도 이런 일 있었어.. '
     
    제가 초딩 1학년 때. 그때까지만 해도 전 금지옥엽 외동딸이였어요.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면 항상 엄마한테 안기곤 했는데, 

    어느날부턴가 엄마 옆에 있으면 들려오던 희미한 아기소리.
     
    엄마한테 아기소리가 들린다고 몇 번씩 말했었지만 ' 니가 잘못들은 거야.. ' 라며 부정하시던 울엄마는ㅋㅋㅋ 며칠후에 ' 희야.. 너한테 동생이 생긴 거 같다.. ' 라며 말씀을 하셨던..ㅋ
     
    원래 엄마, 아빠는 저말고 다른 자식을 낳을 계획이 없으셨대요.
     
    음.. 내동생에겐 ' 넌 철저한 가족계획하에 태어난 소중한 아이란다^^ ' 라고 말씀하셨지만,
     
    전 알고 있어요. 사고의 결과가 제 동생이라는 걸ㅋㅋ 미안해 동생아ㅋㅋㅋ
     
    어쨌든, 그 옛날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제시선은 지민이의 배에 꽂혔어요.
     
    그리고 어김없이 들려오는 아기소리.
     
    그 날 과외를 대충 끝마치고 지민이를 밖으로 불러냈어요.
     
    혹시나 누가 들을까, 인적없은 놀이터ㅋㅋ로 불러내서 옆에 앉힌 후에
     
    ' 지민아 너혹시 임신했어? ' 라고 돌직구를 날려버렸더랬죠.. (저때도 급한 성격. 말돌려서 잘못함)
     
    ' 뭐?? 언니 미쳤어?? ' 하며 지민이가 벌떡 일어나더라구요.
     
    ' 확실하게 말해봐. 너 임신한 거 아니야? ' 두 번째 돌직구.
     
    ' 아니라니까? 언니 진짜 미쳤어? ' 하며 뒤도 안 돌아보고 지민이는 집으로 가버렸어요.
     
    그리고 그 날 밤, 친구(지민이 언니) 한테 전화가 왔는데 지민이가 어머님한테 무슨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일부터 과외 안 해줘도 된다고.. 그렇게 전하랬다고ㅠㅠ 하며 친구도 미안해하더라구요.
     
    날아간 내 알바자리..도 알바자리지만 전 지민이 일에 대해 확신을 가진 후였거든요.
     
    잠들기 전에 지민이한테 문자를 보냈어요.
     
    ' 지민아, 혹시 힘든일 생기면 언니한테 꼭 먼저 연락줘야 해. 공부 열심히 하고. '
     
    그리고 다음 날부터 새로운 알바를 찾아.. 하이에나처럼ㅠㅠ
     
    며칠만에 겨우 새 알바를 구해서 열심히 접시를 나르고 주문을 받았더랬죠.
     
    한 달쯤? 접시와 한몸이 되어 날아다니고 있는데,
     
    제가 일하던 가게로 친구와 지민이가 찾아왔어요.
     
    ' 에이~ 올라면 쫌만더 빨리 오지~ 이제 쫌있음 마감이라 주문하면 눈치보이는데~ ' 하고 웃으며 말했는데, 

    친구는 ' 밥먹으러 온 거 아니야. 희야 너한테 꼭 물어보고 싶은 거 있어서 왔어. '
     
    라며 어두운(!) 분위기를 잡더라구요.
     
    ' 올 것이 왔구나.. ' 하고 매니저님께 양해를 구해 30분 일찍 퇴근.
     
    근처 커피숍에 셋이 들어가 얼굴을 마주봤어요.
     
    ' 희야, 너 지민이 임신한 거 알고 있었어? ' (역시 내친구라 만만치 않은 돌직구)
     
    ' 어? 어.. 알고는 있었는데.. 지민이가 끝까지 아니라고 하더라구.. ' (괜히 내가 기어들어감)
     
    그 순간 친구는 동생의 뺨을 후려갈겼어요.
     
    지민이는 뺨만 부여잡고 아무말도 못하고 앉아있었구요.
     
    지난 얘기인 즉슨,
     
    남자친구와 얼떨결에 관계를 맺게된 지민이는 피임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고 해요.
     
    (이것이 우리나라 성교육이 문제다!!!!!)
     
    그냥.. 남자친구가 하자는대로 한 거라면서 눈물을 떨구더라구요.
     
    제가 지민이한테 돌직구를 날리며 물어보기 며칠 전에 남자친구와 마지막으로 관계를 가졌고,
     
    제가 물어보던 날 이미 남자친구를 잠수를 탄 후였다고 하네요. (호로자슥아)
     
    임신.. 이라는 건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쌩뚱맞은 언니친구가 임신했냐고 물어보니.. 그 후로 지민이도 부쩍 불안해졌었나 봐요.
     
    날짜가 지나도 생리마저 없으니 약국에 가서 테스트(!) 시약기를 구입,
     
    그거 하다가 제 친구한테 된통 딱걸려서 모든 사실을 실토.
     
    일은 일단 벌어진 거고 되돌릴 수 없는 거니까.
     
    ' 어머님께 말씀드리고 도움받는 게 최선이다. ' 라고 친구와 지민이한테 말해줬어요.
     
    며칠 설득 끝에 두 자매가 어머님 앞에 무릎 꿇고 사실을 고백, 어머님 반실신.. 등으로 이어졌어요.
     
    생명은 소중하지만 그 생명을 받아들이고 품을수 있는 때는 정해져 있다. 라는 어머님의 정리로 지민이는 뱃속에 있는 아이와 헤어지게 됐어요.
     
    그 후에 지민이는 저의 권유로 가까운 절에 가서 아이를 위한 기도.. 기도.. 기도..
     
    그리고 지민이의 강력추천으로 저는 다시 과외언니의 자리로 복귀. (무려 2년간 장기집권했음)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된 후에 친구가 저한테 물어보더라구요. 동생 임신은 어떻게 안 거냐고..
     
    음.. 그 친구는 제촉(!) 을 알고 있는 극소수 중 한 명이였으므로 아기울음소리와 병아리 꿈얘기를 빠짐없이 들려줬어요.
     
    울음소리에선 고개만 끄떡끄떡하던 친구가 병아리 얘기에선 깜놀.
     
    뭘 그렇게 놀라? 하고 물으니
     
    지민이의 별명이 '닭' 이라고 하네요. (닭대X리 네글자에서 앞글자만 남겨준거라 했음)
     
    닭.. 닭의 새끼는 병아리.. 그래서 꿈에 병아리가 나타난 거였나?
     
    하며 친구와 저는 잠시 신기방기 ^^;;
     
    그 후 저는 지민이의 존경(응?)과 어머님의 총애를 받으며 과외장기집권을 했고, 과외비 받으면 아빠만 맛있는 걸 사드리는 걸로 용돈 끊은 엄마에 대한 소심한 복수를 했더랬지요^^;;
     
    전.. 왜이렇게 글만 썼다 하면 길어지는 걸까요..
     
    역시 마무리는 어색하고 어렵네요.
     
    뿅!
    출처 판 흠냐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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