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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5795
    작성자 : gerrard
    추천 : 21
    조회수 : 2871
    IP : 219.255.***.20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1/21 11:29:11
    http://todayhumor.com/?panic_85795 모바일
    자판기 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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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 face="바탕" size="2"><이 이야기는 단순 자작입니다.  글이 좀 길어요.></font></span></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지금부터 제가 작년 일본 유학중에 경험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size:small;line-height:1.5;">일본은 자판기의 나라라는 이름에 걸맞게 어딜가든 자판기가 많은 건 모두들 알고 계시죠?</span></div> <div><font size="2" face="바탕">제가 살던 XX마을은 자그만한 시골마을인데 논밭이 많고 큰 건물이 거의 없어 푸른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런 한적한 곳이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여기는 무와 당근이 유명한데 밭에는 자기가 먹을 만큼만 가져가고 알아서 돈을 나무상자에 놔두고 가는 형식의 </font></div> <div><span style="font-family:'바탕';font-size:small;line-height:1.5;">아날로그 자판기(?)가 아직 남아있을 정도로 마을사람들은 때뭍지 않은 순박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흥미로운게 이런 시골에도 골목 곳곳에 자판기가 있는데 그중에도 저희 집에서 500m정도 떨어진 놀이터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만난 꼬마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저는 회사에서 숙소와는 꽤나 떨어진 곳으로 전철로 30분거리에 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퇴근시간은 보통 20시 정도인데 집에서 추가로 해야 할 일도 있고 피로도 풀 겸 해서 집 근처 놀이터 앞 에 위치한 음료수 자판기에서 거의 매일 캔커피를 뽑아 먹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런데 어느 날 자판기 옆 구석에 조그만한 남자애가 웅크리고 앉아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첨엔 깜짝 놀랐지만 곧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언제나 처럼 자판기에 동전을 넣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캔커피를 뽑은 후 잔돈을 챙겨 갈 때쯤 꼬마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형. 10엔 만 주세요.”</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뭐…귀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서 10엔을 주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감사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꼬마에게 일단은 밤이 늦었으니 집에 들어가라고 타일렀고, 꼬마애는 금세 고개를 끄덕이며 자판기를 떠났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다음 날도 커피를 뽑으러 가니 꼬마애가 쭈그리고 앉아 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이번엔 아는 척을 해봐야겠다 해서 제가 먼저 인사를 하니, 별 반응없이 멀뚱멀뚱 쳐다봅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뭐… 상관없나.. 하고 캔커피를 뽑고 잔돈을 챙겨 갈 때쯤 또</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형. 10엔 만 주세요.”</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라고 하는 겁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뭐 저에겐 그리 큰돈도 아니고 크게 잔돈에 신경쓰는 타입이 아니다 보니 또 별 말없이 줬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감사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러고선 또 꼬마는 유유히 사라졌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어딘가 모자란 꼬마가 아닐까 하며 또 별 생각없이 그냥 집으로 향했죠.</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렇게 한달 정도는 매일같이 그 꼬마애가 있는 겁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별 대화는 하지 않았지만 정이 들었는지 언제부터 10엔씩 계속 챙겨 줬고, 그렇게 계속 하루하루가 지나갔죠.</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러나 눈 바람이 새차게 불던 겨울날.. 저는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회사를 쉬게 되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자연스레 자판기 쪽에는 가지 않았죠. 아니 갈 수가 없었기에 그 아이와는 한동안 만나지 못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렇게 감기몸살과 싸우며 버틴 게 무려 일주일. 이제서야 제 몸도 어느정도 가벼워지고 두통도 사라져서 다음 날 출근을 하기 위해 목욕과 세탁을 하며 이런저런 준비를 하다가 커피라도 마실까 해서 자판기가 있는곳으로 가 봤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자판기 앞에는 언제나 있던 꼬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어찌보면 이렇게 추운날씨엔 없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별 생각없이 언제나 처럼 커피를 뽑아서 주워 들기 위해 자판기 배출구를 향해 허리를 숙여 손을 뻗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때였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배출구에서 흰 손이 나오더니 제 손목을 덥석 잡고 놓아주지를 않습니다. 그리고는 그 속에서</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형.. 잠깐만..”</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라는 꼬마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저는 기겁을하고 온 힘을다해 뿌리쳤고, 그대로 줄행량을 쳤죠.</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집에 도착한 저는 제 팔에 남아있는 손자국을 보며 생각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이건 몸이 안 좋아서 헛걸 본 게 아니라 진짜구나…하고.</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리고는 직감적으로 알게 됐습니다. 그 꼬마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렇게 무서운 경험과 기괴한 의문만을 남긴 그 날 밤 저는 복잡한 생각에 잠기다 잠이 들었고</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다음 날 아침 충열된 눈으로 나선 출근길에 골목 어귀에서 만난 동네 아주머니들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이야기인 즉슨</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최근 이 동네에 40대 초반의 남자가 7살 정도의 아들로 추정되는 꼬마와 함께 이사를 왔다고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 남자는 일은 하지 않고 인생을 비관하여 매일같이 술만 마시고 지냈고, 술을 마시면 어김없이 아이를 폭행하며</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니네 엄마한테나 가버려” 라고 소리치며 밖으로 쫒아내곤 했다고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 아이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엄마를 찾아가는 것 밖에 없겠구나 해서 도쿄로 갈 수 있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모을려고 했으나 7살배기 꼬마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래서 자판기 앞에서 추위를 피하며 쭈그리고 앉아있다가 저랑 만났고, 저한테 받은 10엔으로 희망을 얻었는가 봅니다. 그 동네 아주머니들에게도 몇 번 받기도 했구요.</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계속 그런 식으로 돈을 모을 수 있겠다고 생각 했는가 봐요. 세상 물정 모르는 꼬마니까 가능한 판단이겠죠.</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러다 어느 날 객지에서 온 불량한 녀석들이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얼큰하게 취해서 자판기 앞에 앉아 있는 꼬마에게 괜히 시비를 걸다 별 반응이 없으니까 화가 난 나머지 힘껏 발로 차버렸는데 아무래도 영양실조에다 추위 때문에 약해진 몸이 버티질 못했나 봐요.</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렇게 쓰러져 있던 꼬마는 갑작스런 지독한 추위와 겹쳐 일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길가에서 얼어 죽었다고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이런 살기 좋은 마을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생긴 거죠.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꼬마는 다음 날 눈을 치우던 동네 아저씨에게 발견되어 경찰차가 오고 난리 났었는데 전 몸살감기와 싸우느라 상황을 전혀 몰랐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전 갑자기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그 불쌍한 녀석을 뿌리치고 도망쳤다는 죄책감에 다시 그 자판기로 달려 갔죠.</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역시나 꼬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상식적으로 나타난다는게 말이 안 되지만 먹먹한 마음에 다시 한 번 꼬마를 소리쳐 불러 보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꼬마야!!」</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러자 자판기 옆 구석진 공간에서 슬그머니 꼬마의 형상이 나타났습니다. 보일듯 말듯 옅은 형체로 나타났지만 그 꼬마가 확실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리고는 꼬마는 웃는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형 그동안 고마웠어. 엄마랑는 벌써 만나서 이젠 이돈 필요없어.</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이거 줄려고 부른거야”</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 말이 끝나자마자 자판기에서는 10엔짜리 잔돈이 와르르 쏟아져 나왔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리고는 꼬마는 웃는 표정을 뒤로하고 점점 희미해져가더니 이윽고 사라졌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나중에서야 알게 됐지만, 꼬마의 아버지는 그 후 행방불명이 되었고, 지금까지 계속해서 경찰이 수배를 하여 쫒고 있다고 들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이유인 즉슨 심한 부부싸움 끝에 부인을 칼로 죽이고 아들만 데리고 이곳으로 야반도주 한 듯 합니다. 당연히 꼬마는 잠결의 비몽사몽이었으니 그 사정을 몰랐겠죠. 그리고는 계속해서 엄마를 찾는 아들로 인해 그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었고 계속해서 술만 마셨다고 하네요.</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안됐지만 지금에서라도 꼬마는 엄마를 만나게 돼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 </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저는 지금 한국에 돌아왔지만 그 돈들은 도무지 쓸수가 없어서 그냥 가지고 왔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ace="바탕">그 10엔짜리 동전을 볼 때마다 그 꼬마와 만났던 그 날 하루하루가 생각나네요.</font></div>
    출처 루리웹 붸스트 님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8609604&bbsId=G005&itemId=145&pageIndex=1
    gerrard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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