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 <div><font size="2">갱번이라고 아세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바다에서 미역, 톳, 김 등을 채취 하는 것을 갱번이라고 합니다. 물론 공동채취를 원칙으로 하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일본과 섬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는지.</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잊을만하면 신원불명의 시체가 종종 떠밀려 온다는 겁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제가 국민학교 코흘리개 시절 이야기 입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동네에서 갱번을 갔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저거 뭐야?"</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뭔데?"</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형이 짝지 (자갈밭) 에 밀려온 한 물체를 보고 사촌 누나에게 말을 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당시엔 방학이라 도시에 있던 형들과 누나들이 내려와서 갱번을 도왔거든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호기심 어린 형과 누나들은 짝지에 밀려온 한 물체를 보고 몰려들었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당시만 해도 상괭이 (고래 종류) 나 물개 종류가 종종 떠밀려 왔었거든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우웩"</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물체를 확인한 형들과 누나들은 모두 놀람과 역겨움에 고개를 돌리고 소리를 지르며 도망갔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물에 얼마나 있었는지 사람 형체만 거의 유지하고 있는 시신 한 구가 떠밀려 와 있었거든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야 어른들 불러!!!"</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요란한 소리에 근처에서 갱번을 하던 어른들이 몰려오고 반경 30미터도 안 되는 자같밭은 이내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시끌시끌해졌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조금 후에 경찰이 오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저희는 어렸던지라 그 자리에서 쫓겨나는 바람에 먼발치에서 광경을 지켜봤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잠시 후 경찰들과 나이드신 분들의 주도하에 그 물체는 자갈밭에서 작은 언덕으로 조심스럽게 옮겨졌어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물에서 건진 시체는 정말 조심히 다뤄야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살점은 말할 것도 없고 조금만 잘못해도 부숴져버리거든요. 몸통만 있다면 그게 사람인지 아님 다른 동물의 사체인지 구별이 안 가 머리,</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 팔다리가 있으니까 사람인 줄 아는 거죠.</span></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어쨌든 보통 저런 시신의 신원을 밝히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경찰관들이 서류를 꾸미고 (절차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하루나 이틀 안에 조촐한 장례를 치르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그 시신 또한 별반 다를 것 없이 형식적인 절차를 걸쳐서 진행됐어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묘를 만들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지금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지만, 예전엔 이런 일이 종종 있었던지라 다들 시신이 발견된 곳을 별반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갔어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물론 어린 우리들은 시신이 나왔던 장소라 무서워하며 가지 않았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대부분 그 일을 잊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하루는 친구가 그 곳으로 낚시를 갔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마을과 가까운 곳이라 저 역시도 자주 낚시를 갔던 장소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헌데 친구가 낚시를 하다 그만 실수로 물에 빠지고 말았어요. 보통 가장 자리는 물살이 그리 쎄지 않은데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조금만 벗어나면 유속이 상당히 빨랐던 곳이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엔 다소 힘든 곳이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친구는 헤엄을 잘했었는데, 그 물살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어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특히 그 곳은 여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섬.) 가 많아 물 속으로 소용돌이 치는 곳도 많았어요.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친구는 소용돌이와 물살 빨려 들어가 자포자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그런데 갑자기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누군가가</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친구의 손을 잡고 물 밖으로 끌고 나갔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친구의 손을 잡고 나온 아저씨는 능숙한 수영 솜씨로 친구를 안고 갯바위로 헤엄쳐 갔어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아저씨 감사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괜찮니? 물은 위험한 곳이야. 항상 조심해야지."</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아저씨는 친구 머릴 쓰다듬고 가셨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한 번도 본 적 없는 아저씨의 도움으로 친구는 목숨을 건진 거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일이 있고 얼마 후,</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당시 친구 아버지는 작은 통바리를 이용해 고기 잡는 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친구 아버지가 통바리를 건지러 가는 중에 친구가 물에 빠졌던 장소에서 그만 배가 고장이 나버렸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배의 엔진이 멈추자 그대로 물살 때문에 섬에서 멀어져만 가는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렇게 아무런 조치도 못하고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span></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멀리서 배가 하나 왔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일수 형님 어찌 알고 왔소!!"</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응.. 낚시꾼들 내려주고 오는 길에 누가 배가 고장나서 떠밀려 가드라고 해서 왔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누가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누구? 글쎄 동네 사람은 아니었는데.."</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암튼 누군지 몰라도 고맙고만. 십년감수했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친구와 친구 아버지는 그렇게 또 한 번에 고비를 넘겼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이번엔 친구 할머니가 산으로 나물을 하러 가신 날이었어요.</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비가 와서 바닥이 제법 미끄러웠지만 그래도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가까운 산으로 가셨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할매 멀리 가지마소. 길 미끄랍소."</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응 멀리 안 간다. 여기 근처서만 하고 내려 갈라니까 내 걱정 말고 일들 봐라."</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할머니는 가까운 곳에서 나물이나 약초 따위를 캐셨어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그러다 욕심이 생기셨는지 조금 더 깊은 곳으로 간다는 것이 그만 미끄러져버리고 말았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밑은 절벽이라 매우 위헙한 상황이었는데,</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천만다행히도 지나가는 사람이 할머니 손을 잡아줘서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아이고 고맙습니다.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객지 사람 같은데 울집 가서 식사라도 대접해야 내가 마음이 편할 거 같은데 같이 갑시다."</span></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아닙니다.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조심히 내려 가세요."</span></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할머니는 거듭 같이 가자고 했지만 아저씨는 끝내 사양하고 가던 길을 가셨어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날 밤 친구 아버지 꿈에 웬 깨끗한 옷을 입은 사람이 나타났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누구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 color="#f79646"><b>"이제야 은혜에 보답하고 갑니다"</b></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꿈 속 아저씨는 연신 감사하다는 말만 하고 사라지셨어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다음 날 친구 아버지는 하도 꿈 이야기가 요상해서 밥상머리에서 그 이야기를 꺼냈고,</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꿈 속 아저씨와 자기를 구해준 아저씨의 외양이 일치한다는 것을 깨달았죠.</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근데 놀랍게도 할머니 역시 할머니를 구해준 사람의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하셨어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아버지는 아무래도 예전에 그 곳으로 떠밀려 왔던 시신의 영혼이 아니었나 하셨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당시 시신을 운반할 때 모두들 기피했지만,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아버지가 솔선수범으로 나서서 시신을 옮기셨거든요.</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솔직히 어느 누가 당시 시신을 옮기는 일에 선뜻 나서고 싶었겠어요..</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아버지는 시신을 묻었던 묘지에 작은 상을 하나 차리고 가족들과 함께 명복을 빌었다는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이야기 입니다.</span></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상가집에 가면 진심으로 명복을 빌라는 말이 있지요............................</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복은 내가 뿌린만큼 받는 겁니다.</font></div> <div><font size="2"> </font></div> <div><font size="2">오늘은 혹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은 안 했는지 잘 생각해보고 칭찬 한마디씩 하는 그런 날이 되기를..</font></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