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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4077
    작성자 : gerrard
    추천 : 10
    조회수 : 5757
    IP : 219.255.***.20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10/24 10:06:42
    http://todayhumor.com/?panic_84077 모바일
    아빠와 나
    옵션
    • 펌글
    #1..

    이건 얼마 안 된 따끈 따끈한 이야기임.
     
    아버지께서 나 대신 신내림을 받으시고 무당을 하시면서 꽤 자주 아프셨음..
    (이전 이야기 - http://pann.nate.com/b315414434)
     
    그냥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면서 몸이 약해지신거라 생각한 난 보약도 지어드리고 오메가3부터 시작해서 각종 비타민 철분 등등 챙겨드렸음.
     
    그 후로 평소에는 건강하신데, 꼭 심하게 아프실 때가 있는 거임.

    곰마냥 미련한 난 '뭐 좋아지시겠지' 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음.
     
    근데 내가 얼마 후 진짜 오늘 내일 하는 사람마냥 아프기 시작함.

    건강하기도 하고, 그 흔한 독감도 어지간하면 걸리지 않던 난데 정말 손가락 까닥하지도 못할만큼 아픔..
     
    식은 땀은 줄줄 흐르고 속은 계속 매스껍고 역해서 물도 겨우겨우 마실 정도??

    거짓말, 과장 없이 근 일주일을 앓아누웠음..
     
    신기했던 게 병원 가서 약을 먹어도, 링겔을 맞아도 소용이 없었는데,

    어느날부터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짱해짐..
     
    막 우스갯 소리로 '진짜 죽다 살아났네' 하면서 낄낄거리며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지내고 있었음.
     
    근데 새벽에 아버지한테 전화가 옴.
     
    이 길을 걸으신 후 술을 입에도 대지 않으시던 아버지가 만취가 돼서 전화를 하신 거였음.
     
    그리고 나서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있었는데
     
    그 말인 즉슨...
     
    원래 무당들이 굿을 하기 전에 매우 아프다고 함.

    간접적 접신? 그런 형태여서 고인 분이 살아생전 아프셨던 곳이 다 느껴진다고 함.
     
    이번에 아팠던 것도 그런 이유인데, 나도 아버지와 같이 통증을 느끼게 된 것이라 하셨음.

    특히 그 분은 음독자살을 하셔서.. 막 속이 역하고 매스껍고 구토하고 그랬던 거라 함.
     
    또.. 아버지가 많이 울으셨음. 

    내 기억 속 아버지는 항상 강인하셨는데 흐느끼는 목소리로
     
    "**야.. 아빠가 미안해. 나중에 너 손가락질 받으면서 살게 해서 미안해.."
     
    라고 하셔서 가슴이 많이 아팠음...


     
     

    #2.

    나에겐 11년 된 불x친구 6명이 있음.

    그 중에 혼자 사는놈이 있는데 별명이 옥당임.

    '옥계동 당구왕' 해서 옥당 이라고 불렀음.
     
    암튼 조그만한 빌라인데 방 하나에 거실있고 부엌겸 통로, 화장실.. 

    혼자 자취한지 꽤 오래됐음. 14살..때부터 혼자 살았으니..
     

    근데 얘가 2년 전인가? 부터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했음.

    어느샌가 방에서 자면 자꾸 여자 소리가 들리고, 가위에 눌린다고..
     
    그래서 도저히 방에서는 못 잘 것 같아서 불켜두고 거실에서 잔다고 함.

    남자들이야 뭐.. 여자 얘기만 나오면 '처녀귀신이냐? 이쁘냐?' 이러면서 장난쳤는데, 사실 그런건 당사자 아니면 진짜 그 고통을 모름 ㅎㅎ;
     
    게다가 대부분 밖에서 만나거나 휴일 낮에 옥당이네 집에 놀러갈 때 빼곤 갈 일이 없었음. 잠을 잘 이유도 없었음.
     
    그냥 별거없이 넘어갔음.


    그렇게 지내다가 또 슬슬 그 이야기가 화젯거리가 됨.
     
    옥당이 여자친구도 그 방에서 자다가 가위에 눌려서 식겁했고,

    11년지기 친구놈들 중에서도 호기심에 잤다가 여자를 봤다는둥 하는 말이 오고가고 있었음.
     
    후에는 옥당이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아예 문을 닫고 잠궈버렸는데,

    손톱으로 문을 긁는 소리마저 들려서 한동안 집에 들어가질 못하고 근 1개월 반 정도를 모텔에서 지냈었음.
     
    또 그 때가 마침 우리 아버지 100일 기도 끝마무리 시점이라..
     
    아버지가 내려오신 후 바로 옥당이가 달려감.

    이러쿵 저러쿵 설명하고 나서 아버지를 모시고 집엘 함께 갔는데,
     
    아무것도 묻지 말고 서둘러 이사 준비하라고 하셨다 함.


    이사할 때까진 필요한 것들 챙겨 아버지 법당에 와서 지내라고 하셔서 잠깐 같이 살았음.
     
    그 다음 날 바로 보증금 빼고 일하던 곳에 월차, 연차까지 내면서 아버지랑 같이 방 구하러 다녔는데,

    이사하고 나서 밥먹을 때 아버지가 말씀해주셨음.
     
    그 빌라가 1층부터 4층까지 되고, 각 층에 5가구가 있음.

    그럼 총 20가구인데, 옥당이 포함해서 6가구만 거주하고 있는 거임.
     
    1층에 2가구, 2층에 옥당이, 3층에 2가구, 4층에 1가구..
     
    방 배치도 잘못되어서 햇볕이 들지 않아 음기가 서리고,

    가뜩이나 사람도 없는데다 영가들이 몰려대니 자연스레 집터마저 죽어 음기를 띄기 시작했다고 하셨음.
     
    음기가 강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구조로 바뀌고, 견디질 못해 잔병치례를 한다던가.. 사람에게 붙거나 불화가 끊이질 않게 된다 함.
     
    옥당이도 몸 자체가 너무 약해져서, 자칫 잘못하면 상 치룰까 봐 한동안 법당에서 머물게 했던 거였음..
     
    그래서 이사할 집도 아버지와 같이 다니면서 집터는 어떻고 일일이 다 따져가며 만족할만한 집으로 이사함.
     
    그 후 옥당이는 우리 아버지 말이라면 죽는 시늉도 할 정도로 충성을 맹세함 ㅋㅋ;

    심심하면 법당에 올릴 군것질거리 사들고 놀러 가기도 함.
    출처 판 체스 님

    http://pann.nate.com/b32636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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