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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3214
    작성자 : gerrard
    추천 : 30
    조회수 : 5530
    IP : 219.255.***.203
    댓글 : 32개
    등록시간 : 2015/09/15 12:32:16
    http://todayhumor.com/?panic_83214 모바일
    군 근무 중에 만난 스님 이야기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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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font size="2">아마 2006년 여름 쯤, 엄청 더웠던 걸로 기억합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강원도 철원에서 근무를 하던 저는 상병을 달고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근데 군사지역이라기보다는, 좀 한가한 근무지라 바람도 쐬면서 민간인도 보면서 ㅎㅎ;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심심~한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강 근처였는데, 갑자기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 척 봐도 예순 넘으시는 - 스님이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막길을 올라오시는 겁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근무를 서던 저는 항상 하듯이 여기는 군사지역 어쩌구를 나불거렸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스님은 껄껄껄 웃으시며 저를 향해 합장을 하셨고,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저 역시 집에서 불교를 믿는 터라 뒤늦게 알아차리고 고개를 숙여 합장을 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스님은 미소를 지으시며 "자네는 부모님 따라 절에 좀 다닌 모냥이구만" 이라며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웃으셨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도 그럴 것이 저는 합장을 했는데 다른 쫄따구들은 그냥 멍때리고 있었거든요.</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후~ 날도 더우니 좀 쉬어갑세" 라고 하시며 그 스님은 큰 나무 아래 그늘에 바위에 걸터앉으셨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외모에서 풍기는 포스가 장난이 아닌 수준이었기에 저는 무심코 물어보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자 그 스님께서 저를 보면서 "글쎄, 발길닿는데로 돌아다니다 보니.."</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면서 저를 빤히 보시는 겁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더니 냅다 물으시는 말이 "자네는 태생이 어딘지 알고 있는가?" 라고 하셨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저는 생각없이 "고향이 경북 고령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원래 저 자신에 관한건 말하기 꺼리는 편이나,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스님의 풍기는 포스도 그랬고, 심심하던 차라 말벗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차였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자 스님이 하시는 말이,</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고향 말고 태생 말일세... 자네에 대해 말해준 이가 없던가?"</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라고 저를 빤히 바라보시며 질문하시더군요.</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저는 무슨 말일지 이해를 전혀 못 해서, 되물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무슨 말씀이신가요?"</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자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자네같은 사람은 처음 보네. 정말 자네를 보고 말해준 사람이 없었나? 어릴 때라도 말이야."</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저는 점점 이상한 기분에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글쎄요, 어릴때 어머님이 아시는 보살님이 뭐라고 하긴 했는데, 기억은 전혀 안 납니다만."</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스님께서는 혀를 차면서,</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자네 같은 업을 지닌 사람은 처음 본다네. 자네 삶도 순탄하지는 않았지 싶구만."</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뭐 점쟁이들이나 사이비 --;; 들이 항상 하는 말 아니었겠습니까.</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저는 물론 그리 순탄한 루트를 밟아온 건 아니지만, 그런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 편인데다,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사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사람이라 -_-;; 대게 넘겨짚어 하는 말이거니 싶어서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라고 얼버무렸습니다.</span></div> <div><br></div> <div><font size="2">한참의 시간이 지나, 스님이 발길을 다시 옮기시면서 제게 한마디 하시더군요.</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자네 지금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인생은 빚지고 있는 걸세. 부디 삶을 소중히 하게. 그게 빚을 갚는 길이야.</span></div> <div><font size="2"> 지금 자네는 마치 날카로운 작두 위에 있는 것과 비슷해. 부디 조심하게나.</font></div> <div><font size="2"> 피를 볼 일이 많을 것인데, 자네가 별 탈 없었으면 좋겠네. 허어..."</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라고 하면서 합장하시고 바쁘게 걸음을 옮기며 가셨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저는 그 때는 그걸 웃어넘기고 그냥 말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뒤로 1개월 여가 지났고, 저는 그 근무지에서 (근무 중 사고로) 총을 맞고 말았습니다-_-;;</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정말 엄청난 소리가 지나간 다음,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엄습하더군요;;</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헬기로 이송된 후, 대수술을 거쳐서 저는 결국 폐 한쪽을 들어냈지만, 살아남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몇 주가 지나, 이제 걸어다닐 수 있을 만큼은 회복된 저는 침상에 앉아서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문득 그 스님을 떠올렸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말씀이 대체 무슨 의미일까 하고 말이죠.</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병원에 있는 내내 그 생각이 저를 지배했고, 저는 재활을 앞당겨 그 해가 가기 전에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수통에서 퇴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퇴원해서 집에 도착하자 마자, 어머님을 붙들고 그 보살님을 찾아갔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다짜고짜 스님과의 일을 말씀드리고 이게 무슨 말인지 여쭈어 보았더니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보살님께서 한숨 쉬시면서 하시는 말이,</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이고.. 니는 니 어무이가 매 해마다 니 때문에 절에 가서 108배하고 여기저기 다님서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치성드리는거 몬봤나? 니는 곱게 살 명은 아니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 카이..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솔직히 내는 니가 지금 멀쩡히 돌아댕기는게 니 어무이 덕 때문이라고 생각한데이"</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여기까지는 별 상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이 충격이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color="#ff0000"><font size="2">"니는 살이 끼었다고 말 안 하드나..? 니 명줄은 물론이고 니 주위에 있는 사람도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니랑 같이 있는거 만으로도 큰일날 수 있다카이... 에휴..</span></font></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font color="#ff0000"> 어짜긋노 니 팔잔가 보다.."</font></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충격에 저는 그 길로 집으로 돌아온 뒤 심한 대인기피증에 시달렸고,</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정신병원에 입원을 하는 등 별일을 다 겪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어느 날 병실에 어머니가 와서 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시면서,</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아이고.. 니가 다섯살때 열병으로 혼수상태 되었을 때 다 포기하라 카드만...</font></div> <div><font size="2"> 그 개고생을 해서 살렸더니 이게 무슨 일이고..."</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전 어머님을 다독거리면서 한참을 그냥 있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어머님이 이윽고 정신을 차리시고 하시는 말씀이란,</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제가 어릴 때 큰 열병을 앓을 때 그 보살님이 말씀하셨었다더군요.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그 아이를 포기하는 게 좋을 거다, 그 아이는 살아나도 쉬운 삶을 살기는 어려울 거다.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항상 고난이 뒤따를 거고, 주위 사람도 불행이 뒤따를 수도 있다.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그만한 업보를 지닌 애가 쉽사리 그 명에서 벗어나기는 불가능할 거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전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그 뒤로도 수많은 사고가 뒤따랐지만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수많은 흉터와 수술을 거치며 살아났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저는 병원에서 퇴원했고, 그 뒤로 자주 절에 가서 절을 하고 기도를 드리면서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사람과의 만남은 여전히 꺼리며 살고 있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어느 날, '기림사' 에서 절을 드리고 나오다 근무 중에 만났던 그 스님을 다시 뵈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스님은 저를 보자마자 허겁지겁 달려 오시더니 덥썩 제 손을 잡고는,</font></div> <div><font size="2" color="#f79646"><b><br></b></font></div> <div><font size="2" color="#f79646"><b>"자네 무탈한 걸 보니 다행이야. 부디 자신의 명을 탓하지 말고, 삶을 소중히 하게. </b></font></div> <div><font size="2" color="#f79646"><b> 그게 자신의 운명을 벗어날 수 있는 법이야. 부디 건강하게나."</b></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라고 하시며 나무아미타불을 읊으시며 빠르게 멀어져 가셨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저는 어안이벙벙해서 그 스님을 찾아 뒤쫒았지만 어느새 그 스님이 사라지셨고,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저는 지나가던 아무 스님을 잡고 그 스님의 외모를 장황하게 설명하며 그 스님을 찾았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한참을 설명을 들으시던 스님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어디서 그 분을 뵈었느냐고 물으셨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저는 그 자리에서 기절 할 뻔 했습니다.</font></div> <div><br></div> <div><font size="2">"그 스님은 제 은사 스님이신 XX 스님이신데, 두 해 전에 입적하셨습니다."</font></div>
    출처 웃대 맥개번 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subject&sk=%BD%BA%B4%D4&searchday=all&pg=0&number=46308
    gerrard의 꼬릿말입니다
    추적당하고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다고 해서 희생자는 아니다.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사건에 놓였을 때, 현실이 덫이 되었을 때, 일상생활이 뒤집혀질 때에야 비로소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진실을 찾아 나서지만 실패하기 때문에, 자신이 찾은 진실이 진정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 밖의 여러 이유 때문에,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더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그는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스릴러가 슬퍼지면 독자들은 빠져 나오기 어렵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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