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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94000
    작성자 : aeio
    추천 : 127
    조회수 : 13886
    IP : 59.18.***.176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2/25 06:10:10
    원글작성시간 : 2012/12/25 03:49:34
    http://todayhumor.com/?humorbest_594000 모바일
    우리부대 레전드들
    <p><p>군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전설적인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또 직접 보기도 했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두명의 고참이 있다.</p><p><br></p><p>첫번째 고참은 내가 이등병때 이미 제대를 얼마 앞둔 말년병장 이었는데 이 고참에게는 특별한 재주가 있었다. </p><p>그건 바로 한 번 짱박히면 누구도 찾지 못하는 능력이었다. 정말 어디 닌자가문의 후예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p><p>경이로운 그의 능력에 수십년 짬을 먹은 부사관들도 "찾지 않을테니 제발 어디로 가는지 말은 하고가라."라고 할 정도였다.</p><p>그 당시 우리들 사이에선 주석궁에 데려다놔도 일주일은 거뜬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p><p>그런 탓에 그 고참은 닌자, 다크템플러, 스탑럴커등 의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능력자들이 그러하듯이 </p><p>그 또한 그의 능력 탓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만다. 부대 내 대청소가 있던 어느 날 다들 청소를 하느라 바쁘게 </p><p>몸을 움직이고 있엇지만 그 고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이젠 다들 그러려니 하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p><p>지나고 밤이 됐을 때 부대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발생한다. 점호시간이 다가왔는데 아무리 찾아도 그 고참의 모습이 </p><p>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설마 제대가 몇달 남지도 않았는데 탈영을 했을리도 없고 점호시간 안엔 나타나겟지 하면서 </p><p>기다렸지만 결국 점호시간이 될때까지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부대원 모두 그를 찾아 나섰고 그 고참을 발견한건 이미 </p><p>새벽이 지나서 였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그날도 어김없이 짱박힐 장소를 찾아 배회하던 그의 눈에 들어온 곳은 </p><p>보급품 창고였다. 평소엔 잠겨있지만 그날 대청소를 하는 바람에 창고문이 열려있었고 그는 거기 들어가 보급품 박스 속에 </p><p>들어가서 잠을 청했던 것이었다. 청소가 끝나고 창고 문을 잠그는 바람에 그는 그 창고에 갇히게 되었고 결국 밤이 되서야 </p><p>발견된 것이었다. 분노한 소대장이 니놈 대가리를 뚫어서 위치추적장치를 달고야 말겠다는 걸 겨우 말리고 이 일로 영창은 </p><p>면했지만 그는 말년휴가와 외출 외박을 통제당했고 솔리드 스네이크 라는 새 별명을 얻게 되었다.</p><p><br></p><p>두번째 고참은 나와 두달차이가 나는 선임이었는데 우리는 그를 고문관이라 불렀다. 군생활을 못해서 고문관이라 부르는게 </p><p>아니라 같이 있는 사람을 고문한다고 해서 고문관이라 불렀다. 기본적으로 그는 정말이지 사람이 이럴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p><p>재수가 없었다. 그는 제대할 때 까지 유격을 세번 갔으며 그가 근무를 나가는 날엔 거의 100프로 확률로 상급부대에서 순찰이 </p><p>나오고 무슨 일을 하던 간에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모두들 그와 같이 근무 나가기를 꺼려했고 어느 날 근무를 </p><p>나가다가 뒤로 자빠졌는데 개머리판에 부딪쳐 코가 깨지는 사건 이후로는 거의 사탄의 아들을 보듯 그를 바라 보았다. </p><p>이젠 정말 용한 무당이나 저명한 엑소시스트가 필요 한게 아닐까 생각이 들 때 쯤 황석영급 군생활을 하던 그에게도 광명의 </p><p>빛이 비치는 듯 했다. 우리부대에는 두개의 꿀보직이 있었는데 하나는 해안부대의 보일러 병이었고 또 하나는 대대의 소각병이었다. </p><p>특히 소각병은 모든 일과가 열외였고 소각장은 따뜻한 난로와 각종 잡지가 쌓여있는 말 그대로 맛스타와 맥심이 흐르는 </p><p>지상낙원 같은 곳이었다. 해안근무를 마치고 대대로 들어가면서 소각병 보직이 그 고참에게 돌아간 것이었다. 드디어 어두운 </p><p>터널같던 모든 불운의 끈을 끊고 럭키가이로 재탄생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최후의 시련이었을 것이란건 </p><p>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몇일간 꿈같은 생활을 하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무슨 이유인지 대대 내의 모든 나무를 </p><p>벌목하고 새로 나무를 심으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벌목한 나무가 향하는 곳은 바로 소각장이었다. 부대원 모두 작업에 참가하였고 </p><p>자른 나무만 육공트럭으로 세트럭이 넘었다. 트럭이 소각장 앞에 도착했을 때 그는 몽크의 절규에 나올법한 표정을 지었고 </p><p>나는 안될놈은 뭘 해도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p><p><br></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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