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MBED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src=http://bgm.pilsu.net/130521194408.swf wmode="transparent"><BR><BR><BR>찬바람이 등 뒤로 한 바가지. 머리칼이 바람에 딸려 쓸린다.<BR>딸리는 머리칼 따라 냉정한 달빛이 부서지며 반짝인다.<BR><BR>등 뒤의 어른거리는 묵직한 존재감에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다.<BR>앞장 서 걷는 그가 분위기를 잡듯 말했다.<BR><BR>“절대로, 뒤를 돌아봐선 안 돼요.”<BR><BR>이미 돌아봤다, 허풍선이. 당신은 가짜야. 내가 밝혀낼 거야.<BR><BR>성심 정신병원의 복도는 말이 없다. 또 어떤 것이 말이 없을 것 같아? 바로 죽은 사람들이야.<BR>귀신? 내가 당신네 귀신 팔이에 휩쓸리는 아둔한 여자로 보여?<BR><BR>그는 단순한 구조의 복도와 병실을 미로처럼 배회했다.<BR>딱히 걸음이 빠른 탓은 아니나, 운 좋게 카메라 스텝들을 따돌렸다.<BR><BR>그에겐 어떤 의미로 성공이겠지. 나를 겁주기 위해 애쓰는 게 딱해서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BR><BR>“당신 같은 사람 흔해요. 나 겁줄 생각 말고, 어서 귀신이 보인다는 증명이나 해봐요.”<BR><BR>그는 대답이 없다. 3류. 내가 만나본 귀신 장사꾼 들 중 가장 형편없는 놈이다.<BR>지금까지 차례차례 무너트린 엉터리들은 그래도 이따위 외진 산 속까지 날 이끌진 않았다.<BR><BR>한 밤에, 폐 정신병원? 기지를 발휘한 점수는 높게 사마.<BR><BR>뒤에서 찰박찰박 맨발이 시멘트 복도를 내딛는 소리가 들렸다.<BR>의심반구도 없이 뒤를 돌아봤다. 역시 아무도 없다. 어스름한 달빛이 비추는 건 적막 뿐.<BR><BR>그를 쓰러트린 다면, 이번이 정확히 열 명 째. 심령술이란 사기, 영접이란 사기,<BR>엑토플라즘? 지박령? 원령, 자신을 무당이라 칭하는 사기꾼, 자신이 퇴마사라 말하는 사기꾼.<BR>어리석고 순진한 아줌마, 할머니들 주머니 쌈짓돈 빼먹는 더러운 사기꾼.<BR><BR>그도 똑같다. 그도 그 사기꾼들과 똑같은 소리를 짓거리는 것에 거리낌 없다는 듯,<BR><BR>질리지도 않는다는 듯 말했었다.<BR><BR>“세상엔 영혼들이 가득해요. 당신들이 파헤치고 싶은 진실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BR>이렇게 영혼들이 가득한데, 왜 저에게만 귀신이 보이느냐 묻진 말아주세요.<BR>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일반인들이 귀신을 접하기 어려운 건, 간단한 이유에섭니다.<BR>귀신들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가 아니에요. 아주, 아주… 간혹 있는 위험한 귀신들은요.<BR>사람과 같습니다. 미쳐있는 귀신들만이 사람에게 위해를 가합니다.<BR>사람을 공격하고, 사람을 증오하고. 자아조차 없는 영혼들,<BR>그들만이 우리가 쉽게 상상하는 기존의 귀신이란 거짓 된 틀입니다.<BR>애초부터 당신들은 오해로 가득한 사람들이에요. 당신이 만일 귀신이 된다면,<BR>이유도 없이 사람들에게 무슨 영문으로 가해를 하겠습니까?<BR>왜 귀신이란 이유로 사람을 겁주고 죽이겠어요? 미치지 않고서야.”<BR><BR>그래서 정신병원? 그것도 70년대 세상을 들썩이게 만든 폐 병원? 논리가 안 맞지 않아?<BR>정신병자들이라서 사람에게 위해를 가한다, 말하고 싶은 거야?<BR>성심 정신병원은 자폐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군집해 있었기에 그렇게 화재를 불러일으킨 거야.<BR><BR>손발 써보지 못한 채, 의사들의 실험대상, 마루타가 되었으니까.<BR>오히려 그들이야말로 귀신이 되어서도 아무짝에 쓸모없는 허수가비가 되지 않았겠어?<BR>당신의 논리라면? 그는 내 말을 받아치기 위해 말한다.<BR><BR>“자폐증은 발작과도 같아요. 그들 스스로도 제어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BR>그게 폭발적인 괴성이 되어 표출되든, 이유 없는 폭력으로 표출되든.<BR>그들을 제어해줄 사람 없는 이곳에선, 이런 곳에선 만날 수 있어요.”<BR><BR>무엇을? 우리가 원하는 귀신을? 내가 원하는 것은 귀신과의 애틋한 만남이 아니야.<BR>당신의 텅 빈 밑바닥이 드러나는 그 순간이야. 복도만 한 참 걷는다고 뭐가 달라지진 않아.<BR>그는 쇼를 마칠 생각인 듯, 자리에 멈춰 섰다.<BR><BR>웃음을 참았다.<BR><BR>“왜 멈춰요? 가던 길을 계속 가야, 귀신을 만나건, 증명을 하건 할 것 아닌가요?”<BR><BR>그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자신만의 룰을 철저히 지켜야, 나를 속일 수 있다 생각해서겠지.<BR>그가 몇 번이고 혀에 침을 바르는 듯, 쩝쩝하고 입소리가 난다. 그가 뜸을 드리는 것 또한,<BR>싸구려 사기술의 일종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BR><BR>그가 말했다.<BR><BR>“길을 잃어 버렸어요.”<BR>“길을 왜 잃어요. 그냥 병원 복도 길에서.”<BR><BR>소리 내 비웃어야 정신을 차릴까. 당신은 연기력도 없는 사기꾼이야.<BR>뒤돌아보면 안 된다는 이유로 얼굴을 가리고. 표정도 가리고. 혹시 스스로가 무서워 진거 아니야? 이 컴컴한 병원이.<BR><BR>“복도길? 우리는 지금 복도에 있지 않아요. 우리는 한 병실 안을 계속해서 뱅글뱅글 돌았을 뿐이에요.”<BR><BR>헛소리 그만해. 나는 그런 소리에 겁먹지 않아.<BR><BR>“잡혔어요. 그들이 우리를 눈 치 챈 거예요. 우리가 거슬린 겁니다. 위험해요. 돌아가야 합니다. 돌아가야 하는데 길을 찾을 수가 없어요.”<BR>“길이라면, 제가 안내를 할게요. 병원 정문까지.”<BR><BR>내가 말하자, 그가 앞을 본 채 손을 허덕여 내 팔을 찾았다. 허둥대는 손이 슬쩍 가슴에 닿았다.<BR>귀신보다 당신의 어설픈 연기가 더 소름끼쳐.<BR><BR>“절대로. 절대로 뒤돌아 봐선 안돼요. 여기에서 기다려요. 무슨 일이 있어도, 걸대 뒤돌아 봐선 안돼요.”<BR><BR>기다려요? 그는 말하더니 복도를 가로질러 달려갔다. 복도로 그의 뜀박질 소리가 가득히 울린다.<BR>그런 식으로 도망칠 필요 없잖아. 뻔뻔한 놈. 카메라맨들과 만나서 이만 자리를 떠야했다.<BR><BR>그를 상대하는 것은 시간낭비였다. 이번 촬영이 내 평생, 사상 최악으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다.<BR><BR>남들에게 뭐라 설명하면 좋을까.<BR><BR>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도대체 카메라맨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거야.<BR>액정 불빛이 밝은 탓에 복도를 다 비출 것만 같다. 눈이 찡그려진다.<BR><BR>슬슬 전화번호부 스크롤을 내려, 카메라 감독에게 전화를 건다.<BR><BR>뚜…뚜…뚜… 하고 전화가 그냥 끊겨버렸다.<BR><BR>액정을 다시 내려다보니 안테나가 하나 밖에 서있지 않다.<BR>스마트폰을 하늘로 들었다. 앞으로 한 발짝, 두 발짝 하며 안테나 수신율을 확인했다.<BR>안테나는 늘어나긴 커녕, 오히려 수신불능 지역이라며 X자를 그린다.<BR><BR>전화가 불통이자, 을씨년스러운 병원 복도 길이 눈에 찬다.<BR><BR>“시팔 새끼. 그렇다고 여자를 혼자 두고 도망쳐?”<BR><BR>귀신을 믿지 않는다 한들, 한 밤의 폐 병원에서 홀로 남아 있는 건 께름칙하다.<BR>이따금 병원밖에 나무들이 사르르 하고 가지를 흔든다. 그 외엔 벌레 한 마리 울지 않는다.<BR><BR>‘절대 뒤돌아 봐선 안돼요.’<BR><BR>나를 혼자 버려두고, 그런 소리 지껄이면, 내가 겁낼 줄 알지. 난 겁 안나. 겁 안 낼 거야.<BR>등 뒤로 또 맨발이 찰박찰박 시멘트 복도 길을 내딛는다.<BR><BR>그가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해서 뒤를 안 돌아보는 건 아니다.<BR><BR>그저 병원을 빠져나가야겠기에.<BR>습한 밤공기와 끝도 없이 내리는 이 정적이 기분 나쁘기에.<BR>그래서 앞으로만 걸었다.<BR><BR>소리쳐 불러보았다.<BR><BR>“감독님! 어디에 있어요!”<BR><BR>대답은 없다. 내 외침이 복도를 울린다.<BR>앞으로 내 지른 목소리가 메아리쳐, 내 등 뒤로 다시 돌아왔다.<BR><BR>“감독님! 어디에 있어요!…감독님! 어디에 있어요…감독님 어디에…있…어……….”<BR><BR>정문으로 가려면, 뒤로 돌아가는 게 빠르다. 내가 뒤로 돌아가지 않는 건.<BR>그가 뒤를 돌아보지 말라며 겁을 줬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뒤를 돌아보지 않는 이유는. 이유는.<BR><BR>“찾았어요! 출구에요!”<BR><BR>등 뒤로 빽 하는 고함이 들렸다. 사기꾼의 목소리다. 눈을 옆으로 째렸다.<BR>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자, 4시 39분.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편이 좋겠다, 생각했다.<BR><BR>움직이지 않고 있었다.<BR><BR>그저 그가 내게 찾아오는 것이 빠르겠다는 생각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BR>나는 겁나지 않으니까. 나는 겁먹지 않았으니까.<BR><BR>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느껴 액정을 다시 켰을 때는 4시 42분.<BR>뭐가 이렇게 오래 걸려. 등 뒤에 존재감이 아까보다 명확했다.<BR><BR>계속해서 들려오던 무색의 적막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점차 묵직해지고 있었다.<BR>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목 오른편으로 가벼운 바람이 느껴진다.<BR><BR>아주 차가운 바람이 반복적으로. 마치 누가 등 뒤에서,<BR>내 뺨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은 바람이다.<BR>목을 길게 빼고, 내 스마트폰 액정을 구경이라도 하는 듯이, 그렇게 가까이에서.<BR><BR>하지만 난 무섭지 않아. 겁도 나지 않아. 뒤를 돌아보았다.<BR>목으로 날아오던 바람은 사라졌다. 뒤에는 역시 아무도 없다. 다시 돌아섰다.<BR><BR>신경질이 나서 소리쳤다.<BR><BR>“언제 올 거예요! 빨리 와요!”<BR><BR>대답이 없다. 머리로 화가 치밀어 오른다.<BR><BR>“겁주려고 쑈 하지마! 당신 싸구려 연출에 겁먹을 내가 아니야!” <BR><BR>대답이 없다. 등 뒤로 내 말이 메아리쳐 돌아온다. 그는 포기하고 혼자서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BR>대여섯 걸음 쯤 옮겼을까. 뒤에서 그가 또 소리친다.<BR><BR>“더 이상 앞으로 가지 말아요! 위험해요!”<BR><BR>그를 무시하고 계속해 걸었다. 이번엔 열 걸음 쯤 옮겼을 때였다.<BR>뒤에서 그가 내 등을 살살 두 번 건드렸다. 뒤돌아보지 않았다.<BR>그가 아니면 또 누가 내 등을 건드렸으랴. 그가 아니면 카메라 감독님 정도겠지.<BR><BR>굳이 뒤돌아 볼 필요가 있을까. 나는 자리에 섰다. 굳이 돌아볼 필요 없어.<BR>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뻔해. 돌아보지 않아도 돼. 돌아보지 않아도 돼.<BR><BR>톡톡. 또 두 번 등을 두드린다. “그냥 말해요.” 하고 신경질 내자, 등 뒤에서 내 어깨를 툭 밀쳤다.<BR><BR>“그냥 말하라고요.”<BR><BR>이번에는 좀 과한 힘으로 어깨를 밀었다. 은근히 뻐근해 오는 어깨를 부여잡았다. 돌아보지는 않았다.<BR><BR>“왜 그러는 거예요.”<BR><BR>그 혹은 감독님이 내 어깨를 잡았다.<BR><BR>기분 나쁜 감촉이 어깨부터 허리로 허리에서 척추를 타고 다시 뒷목까지 전기처럼 흘렀다.<BR>티셔츠 위의 손에서 온기도 그렇다고 냉기도 느껴지지 않았다.<BR><BR>손이 다가오면 일으켰을 미미한 공기의 움직임도 없었고,<BR>팔이 움직이며 들렸을 옷의 부비적 거림도 들리지 않았다.<BR><BR>“그냥 말하라고요.”<BR><BR>어깨를 부여잡은 손이 나를 흔들었다. 밀치듯. 어깨가 밀릴 때마다 뒷목이 꺾였지만, 뒤를 돌아보진 않았다.<BR>흔들흔들 몸의 흔들리는 만큼 점차 분노의 수위가 차올랐다. “그만해.” 하고 말했다. 대답이 없다.<BR><BR>“그만해 개새끼야.”<BR><BR>대답이 없다. 뒤에서 사기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주 멀리서 소리치듯 먼 곳에서.<BR><BR>“그만 걸어가요! 이제 그만 걸어가!”<BR><BR>어깨를 쥔 손이 나를 흔들 때마다 몸이 한 발씩 앞으로 내딛어지고 있었다.<BR>뒷목이 꺾이며 뒤를 돌아보고픈 충동이 들었다. 뇌리를 스치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BR><BR>복수.<BR><BR>폐 병원으로 모두를 불러들이고, 카메라맨들까지 매수해서, 내게 복수를 하고 싶은 것일지 몰라.<BR>모두가 짜고, 지금까지 내게 밥그릇을 빼앗겨온 사람들이 합심해서, 나를 무너트리려고 하는 거야.<BR><BR>지금까지 내가 해온 것과는 반대로.<BR><BR>귀신을 증명하는 대신에 나를 겁줘서 울음이라도 터트리려고 작정을 한 거야.<BR>나를 겁주는 거야. 일부러 겁주는 거야.</P> <P> </P> <P>그래! 몰래 카메라야. 몰래 카메라인거야. 그래서 이렇게 기를 쓰고 겁을 주는거야.<BR><BR>날 흔드는 손을 향해 뒤를 돌아봤다.<BR><BR>아무도 없다.</P> <P> </P> <P>그가 멀리서 뭐라 뭐라 소리친다.<BR>알아들을 수가 없다.<BR><BR>그가 여기 오기 전에 뭐라고 했더라.<BR><BR>내가 물어 봤었다.<BR>왜 뒤를 돌아보면 안 돼요? 그러면 제가 겁먹을 것 같아요? 하고.<BR><BR>“그런 게 아니에요.<BR>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귀신은 사람의 틈을 파고들기 때문에 주의를 준거에요.<BR>등 뒤에서 인기척이 있거나,<BR>소음이 생기면 겁이 나든 무의식에서든 뒤를 돌아보기 마련 아니겠어요?<BR>귀신들은 그런 틈을 노리기 때문에 말하는 겁니다.<BR>갑자기 나타나 놀래 키건,<BR>아니면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BR>그로인해 불안한 마음을 더 크게 증폭시키건.<BR>그것이 이들의 수법이에요.<BR>오늘 만나는 귀신은 당신이 지금까지 만나온 귀신과는 전혀 달라요.<BR>정말로 위험합니다.”<BR><BR>지금까지 만나온 귀신과는 전혀 달라요? 나는 귀신을 만나 본 적이 없어.<BR>본적도 느낀 적도, 들은 적도 없어. 귀신은 없어. 세상엔 그런 게 없다고.<BR>죽으면 그저 그걸로 끝이야. 암흑으로 돌아가서, 그리곤 아무것도 없는 거라고.<BR><BR>전원이 내려간 컴퓨터와 같다고. 형광등이 내려간 컴컴한 방과 같다고.<BR><BR>그가 계속해 지껄인다.<BR><BR>“당신이 만나온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세요.<BR>흔히 말하는, 악귀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하시고 그들과 교감 소통하죠.<BR>그들을 달래는데 도가 트신 분들입니다. 저도 당신의 방송을 많이 봤어요.<BR>당신은 귀신의 성깔을 돋우는데 도가 튼 사람이더군요.<BR>당신은 여러 번 위험에 처했었어요. 귀신이 당신에게 위해를 끼치려 불같이 화를 내자,<BR>그분들은 당황하면서도 얼른 위기를 모면하더군요.<BR>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으로요. 혀를 내둘렀어요.<BR>자신의 평판도 물리치면서 당신을 지키기 위해 진땀 빼는 모습을 봤을 땐.<BR>사실 저는 그분들에 비하면 실력이 한참 아래입니다.<BR>귀신과 소통한다거나 컨트롤 하는 건 제게는 도저히 무리에요.”<BR><BR>귀신이 폭주하기 시작하면 나는 그걸 막을 자신이 없어요. 하던 말이었나?<BR>아무도 없는 복도 길에 서서 스스로에게 물었다.<BR><BR>“여기는 복도가 얼마나 긴 거야?”<BR><BR>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BR><BR>등 뒤로 다시 누군가가 나를 밀쳤다. 또 한 발자국을 내딛었다. 다시 등 뒤로 소리가 들려온다.<BR><BR>“그 이상 걷지 말라고!”<BR><BR>이상하다. 그의 목소리는 앞에서 들려와야 하는데 등 뒤에서 들리는 것만 같다. 등 뒤에서 다시 나를 밀치는 힘을 느꼈다.<BR><BR>“감독님이에요?”<BR><BR>대답이 없다. 또 툭 하고 나를 밀친다. 또 한 발자국. 사기꾼이 소리친다. 그만 가, 이제 그만해! 하고.<BR><BR><BR><BR>-끝-</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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