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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526619
    작성자 : 숏다리코뿔소
    추천 : 40
    조회수 : 5718
    IP : 119.195.***.230
    댓글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9/12 21:24:13
    원글작성시간 : 2012/09/12 21:07:42
    http://todayhumor.com/?humorbest_526619 모바일
    배경음) 아내가 예뻐젔다. -완결-
    <EMBED src=http://pds24.egloos.com/pds/201206/23/71/06_My_Machine.swf wmode="transparent"> <P><BR><BR><BR>꿈을 꾸었다.<BR><BR>거실 소파위에 아내가 쪼그려 올라 앉은체 무릎 위로 고개를 파묻고 있었다.<BR>내가 아내를 소리내어 "여보" 하고 부르자 거실천정에서 얇은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BR><BR>떨어지는 물방울들은 점점 그 수를 불리더니 이내 '솨'하는 소리와 함께 마루바닥에 쏟아지기 시작했다.<BR><BR>"누구? 어느쪽을 부르는 거야?"<BR><BR>아내가 고개를 들며 울먹였다. 내리는 빗물에 섞인 아내의 눈물이 수십가닥으로 갈라진듯 하염없어 보였다.<BR>내 기억속에 남아있던 아내의 모습, 오랜만에 아내의 얼굴을 보자 반가운 마음이 일었지만 한켠으론 의구심이<BR>들었다.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아내의 옛모습이 정말 그 시절의 모습인지, 내가 조각한 상상속의 모습인지<BR>구분을 할 수가 없었다.<BR><BR>"어차피 당신은 한 사람이잖아."<BR><BR>"당신은 한 사람처럼 생각하지 않았었잖아!!"<BR><BR>아내의 고함에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 내가 할 말을 잃은 모습을 보며<BR>아내는 놀란 듯 눈을 번쩍 드더니 다시 무릎사이로 고개를 떨궜다.<BR><BR>"자기는 날 버린거야."<BR><BR>아내의 작은 속삭임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느낌이 주며 주위에 냉랭한 한기가 느껴젔다.<BR>차라리 더 화를 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보는 아내의 차가운 눈빛에 불안함이<BR>엄습하며 가슴이 막힌듯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이 고통스러웠다.<BR><BR>"나도 당신이 그리웠어. 오랜시간 당신이 돌아오길 기다렸었어."<BR><BR>아내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고개를 들어올렸다.<BR><BR>"거짓말, 그깟 머리카락 좀 짧게 자르면 내가 돌아올줄 알았어?"<BR><BR>"그러는 너는, 너도 말없이 사라졌잖아! 나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BR><BR>내가 되려 화를 내는 기색을 보이자 아내가 소파에서 일어서며 날 응시했다.<BR><BR>"날 잡았어야지. 가지말라고 빌었어야지! 변하지 말아달라고 매달렸어야지!!"<BR><BR>가슴속을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후벼파는 듯 괴로웠다. 나는 눈을 감은체 아내에게서<BR>시선을 돌리는 것 말고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무슨 행동을 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BR><BR>머리위로 떨어지던 빗방울들이 멈추는 듯 하더니 빗소리가 점점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BR>눈꺼풀 위로 밝은 빛이 느껴지며 따뜻한 온기가 몸을 감싸올랐다. 눈을 떠보니 회사 경리실 안이었다.<BR>경리실 밖 복도에선 좀 전보다 더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며 경리실 안으로 요란한 빗소리가 울렸다.<BR><BR>"영수증은요?"<BR><BR>"네?"<BR><BR>뒤를 돌아보니 지금의 아내가 퉁명한 표정으로 책상앞에 앉아있었다.<BR><BR>"전산팀 회식 영수증 합산해서 올려달라고 했잖아요."<BR><BR>나는 슬금슬금 앞,뒷 주머니를 뒤저보며 영수증 쪼가리들을 찾아보았지만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BR>속주머니에 손을 가져가 깊숙히 집어넣으니 가시에 찔린 듯 따끔한 느낌이 들어 얼른 손을 끄집어 냈다.<BR><BR>"왜, 평소처럼 친하게 안굴어요?"<BR><BR>아내의 굳은 표정, 한번도 꿈쩍하지 않는 눈가에 와락하고 눈물이 차올랐다.<BR><BR>"절 버리는 줄 알았잖아요."<BR><BR>"뭐?"<BR><BR>아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서더니 내 손아귀에 있는 장미 한송이를 냅다 빼앗아 들었다.<BR>바로 뒷켠 복도 내리던 빗물이 굵어지며 태풍이라도 몰아친 듯 소란을 피웠다.<BR>그리고 이내 귀가 아파올만큼 큰 천둥소리가 들리며 번쩍하는 번개빛이 섬광을 뿜었다.<BR><BR>"내가 싫어요?"<BR><BR>아내가 애원하듯 나를 바라보았다.<BR><BR>"나를 버릴꺼에요?"<BR><BR>"아니야! 무슨소리 하는거야!"<BR><BR>"그럼 왜 그렇게 말투가 차가워 진 거에요? 왜 이젠 내가 다가가기 전엔 키스도 한번 안해주는 거에요?"<BR><BR>아내가 품에 안고있던 장미 꽃송이가 순식간에 회색빛으로 바래가더니 이내 가루가되어<BR>바닥으로 떨어지며 흩날렸다. 아내는 떨어진 장미 꽃송이의 가루들을 주위올리며 나를 응시했다.<BR>아내의 눈에 모여있던 눈물들이 이내 툭하며 떨어지기 시작했다.<BR><BR>"당신은 변한거야. 내가 싫어젔어. 재미없고 평범한 내가 싫어진거야."<BR><BR>"아니야, 아니야! 나는 너밖에..."<BR><BR>복도에서부터 강한 바람이 들이치며 경리실의 서류들이 소용돌이처 오르며 공중에 흩뿌려젔다.<BR>내가 뒤를 돌아 문을 닫으려고하자 아내가 급하게 달려들며 팔을 잡아 끌었다.<BR><BR>"어차피 알맹이는 같은 사람이잖아요! 어차피 같은 인격이라면 예쁜 내가 더 좋지 않아요?"<BR><BR>주변의 소음들이 마치 전원 나간 스피커에서 들리던 소리처럼 툭 하며 끊어젔다.<BR>복도에서 느릿느릿한 구둣발 소리가 들려왔다. 발걸음은 이내 내 뒤에서 멈춰선체로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BR><BR>"우리 이이는 내 평범함을 사랑했어. 나의 수수함을 존중해줬어. 내가 평범했기 때문에 비로소 마음을 열어준거야."<BR><BR>빗물을 뒤집어쓴 아내가 또다른 아내를 향해 이야기했다.<BR>옛 모습을 한 아내의 소리를 들은 아내는 얼굴을 찡그리며 연신 눈물을 흘리다 내게 손을 내밀었다.<BR><BR>"그럼 자기가 선택해줘. 자기가 싫다고하면 나 더이상 귀찮게 하지도, 나타나지도 안을께."<BR><BR>물에 젖은 손이 내 허리춤을 스르륵 감싸왔다.<BR>내 등에 얼굴을 묻은 옛모습의 아내도 선택을 하라며 나를 부축였다.<BR><BR>"자기가 말하는데로 할게. 모두 당신 마음데로야."<BR>"자기가 말하는데로 할게. 모두 당신 마음데로야."<BR><BR>아내가 한목소리로 나에게 애원했다.<BR><BR>나는 다시 질끈 눈을 감았다.<BR><BR><BR><BR>"자기, 자기~ 자기야!"<BR><BR>아내가 날 흔들어 깨웠다. 슥쩍 벽시계를 바라보니 슬슬 열두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BR><BR>"뭐야~ 언제까지자~, 오늘 같이 옷보러가기러 했잖~아~ 일어나 빨리~이!"<BR><BR>"아후, 시간 많이됐네."<BR><BR>"그러니까 빨리 일어나!"<BR><BR>아내가 내 엉덩이를 툭치며 재촉했다. 내가 일어나며 아내에게<BR>쪽하며 가볍게 입을 마추자 아내가 배시시 웃으며 "한번 더!" 하고 앙탈을 부렸다.<BR><BR>대충 씻은 후 옷을 챙겨입자 아내가 물었다.<BR><BR>"밥 먹고갈래?"<BR><BR>"아니야. 맛있는거 사먹자."<BR><BR>아내가 기분이 좋은듯 엉덩이를 툭툭툭툭툭 하며 두드렸다.<BR>"어디 나도" 하며 아내의 엉덩이를 두드리려하자 아내가 새침한척 몸을 옆으로 쑥빼며 손을 피했다.<BR><BR>"어딜! 백주대낮에!"<BR><BR>"내껀데?"<BR><BR>아내가 팔장을 걸어오며 입을 삐죽 내밀더니 이내 쌩긋하고 웃었다.<BR><BR><BR>쇼핑몰을 층별로 한바퀴씩 전부돌자 아내는 드디어 옷을<BR>살 마음이 들었는지 남/녀 정장매장으로 발길을 옮겼다.<BR><BR>아내는 내 몸에 이 옷, 저 옷을 대보며 고심을 하더니 마음에 드는 놈 한벌을 건냈다.<BR><BR>"자기 이거 입어보고 와. 나 이거로 갈아입고 나올게. 같이 서서 대보자."<BR><BR>옷을 입어보니 핏이나 소매길이가 적당한게 잘 맞는 것 처럼 느껴젔다.<BR>매장 커다란 거울앞에서서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정리해보는데 아내가 돌아왔다.<BR><BR>"어디 서봐, 보자~ 우리 서방이랑~ 나랑."<BR><BR>아내가 나란히선체 거울을 보며 눈을 게슴츠레 떴다.<BR>위, 아래 입술을 번갈아 삐죽이며 고심을 하는듯 가만히 서있었다.<BR><BR>"두분 잘 어울리시네요."<BR><BR>뒤에서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던 점원이 웃음을 띄며 다가왔다.<BR>아내는 점원에 말에는 신경도 쓰지 않은체 한참 거울을 바라보다가 나를 휙 돌아보며 말했다.<BR><BR>"자기 역시 아까 그걸로 입어봐야겠다."<BR><BR>아내가 다시 옷을 갈아 입으려는 듯 몸을 돌렸다.<BR><BR>"여보, 잠깐만."<BR><BR>"음?"<BR><BR>내가 아내를 불러세우자 아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내 옆으로 다가섰다.<BR>나는 아내를 다시 옆구리 춤에 딱 붙이며 아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BR><BR>"잘 어울려요?" 하고 점원에게 묻자<BR><BR>"네 정말 잘어울리세요. 두분." 하며 점원이 깊은 미소를 짓는다.<BR><BR>거울 속 나란히 선 아내와 나를 가만히 지켜보았다.<BR><BR><BR>말끔히 차려입은 한쌍의 부부가 생전부터 정해저있던 인연이라는 듯 함께 선 모습이 자연스러웠다.<BR><BR><BR>"이거로 사자."<BR><BR><BR><BR><BR><BR>-완결-<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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