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3개월 이내에 자의에 의해 이틀 이상 연이어 운동을 쉰 일이 한 번도 없다.
2. 주변에서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3. 최근 3개월 동안 발전이 거의 없거나 퇴보했다. 근육도, 체지방도, 기록도 딱히 좋아지지 않았다.
4. 몸이 아파도 무조건 운동은 나가야 한다.
5. 쉬는 날에는 컨디션이 더 나쁘다.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불안하고, 우울하고 몸이 처진다.
6. 쉬는 날은 관절이나 근육 등이 아파진다. 하지만 다시 운동하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7. 3박 4일 여행권이 생겼다. 하지만 어떻게 놀까보다 여행을 간 4일 동안의운동은 어떻게 할 지를 먼저 걱정한다.
8. 쉬는 날이 기대가 되는 게 아니고 몸이 망가질까봐 걱정된다.
9. 운동을 쉬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난다.
10. 운동을 하기 위해 가족이나 매우 가까운 친구, (의사 등) 상담자에게 거짓말을 한 일이 있다.
10개 항목 중
1개~3개 :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군요. 그래도 적당히 휴식을 취하며 쉬엄쉬엄 하세요.
4개~5개 : 아직 중독 단계까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언제든 중독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6개~7개 : 가벼운 운동 중독이 의심되는 경우입니다.
8개 이상 : 중증 운동 중독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운동보다 쉬는 법을 배우셔야 할 때입니다.
부연 설명 - (수피 님께서 쓰신 장문의 부연 설명을 요점만 간단히 압축했습니다. 내용의 흐름을 위해 약간 각색했습니다) 이 표는 학술적으로 검토된 것이나 이론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운동 20년 경력의 경험을 토대로 적은 개인 기준에 의한 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운동은 강도와는 무관하며, 강도의 유무를 떠나 휴식 자체를 참지 못한다면 그것도 중독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휴식은 의도적인 신체 활동 없이 완전히 푹 쉬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3 / 5 / 6번 문항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까 언급하지만 이 경우는 "운동을 한 상태를 정상",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를 비정상"으로 인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5 / 6번 문항은 모든 중독의 가장 확실한 기준으로 "금단 현상" 단계에 속합니다.
우리의 몸은 운동 후 호르몬계과 신경계에 일정한 변화가 나타나고 그 상태가 지속되는데, 이때에는 신진대사의 작용이 활발해지고 통증에 둔감해집니다. 그리고 운동을 멈추면 휴식과 함께 정상 수치로 회복하면서 신진대사의 작용이 안정을 찾게 되는데 "이 단계를 정상 단계"로 인식해야 완벽한 정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중독 상태에서는 흥분 상태를 정상", "일반 상태를 비정상으로 인식"합니다. 즉, 카페인 중독자에게는 "커피를 마신 상태가 정상", "안 마신 상태가 비정상"이라고 인식해 "카페인 섭취 없이는 우울감과 몸이 처지는 증상이 찾아오는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상당 수의 운동 중독자들은 쉬는 날의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운동을 나서는데, 이들이 쉬는 경우는 대개 "운동하는 날(평상 시)에 느끼지 못했던 극심한 통증을 어쩌다가 느꼈을 때"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는 쉬었다고 병이 난 것이 아니고 "원래 있었으나 있던지도 몰랐던 병이 쉬면서 드러난 단계"로 몸이 살려달라고 외치는 일종의 구조 신호입니다. 한데 대부분 중독자들은 이를 갖고 "쉬었더니 병났다." 라고 말하며 "운동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려고 하고 이는 결국 병을 더 키우는 악순환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피로 골절이나 무릎, 허리 부상 등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화근을 만들지요. 더 화가 나는 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열심히 운동했는데 효과는 별로 없고 병만 키운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억울한 거죠. 즉, 운동 중독 상태에서는 소위 말하는 "약빨"이 먹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운동 중독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몸에 휴식이라는 기능을 넣는 일종의 리셋"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리셋 과정이 몸에 인식되는 동안 반드시 "금단 증상"이 찾아오게 되며, 금단 증상을 감내하는 사이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즉 "퇴행"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중독 단계까지 몸을 몰아친 분들이 이것을 감내하기란 심리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고 중독을 풀어낸 후 다시 운동을 하는 것도 그만큼 어렵습니다. 휴식을 취하느라 몸에서 운동이 멀어졌으니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경우가 태반이거든요. "실제로 몸이 완전히 못 쓰게 되어 운동 자체를 아예 그만두거나 금단 증상을 이겨내느라 퇴행을 겪고 의욕 상실로 운동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혹 발전은 더딜지언정 중독이 오기 전에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센스"를 키우시기 바랍니다. "휴식은 몸이 회복하는 시간을 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뜻으로는 "약빨을 잘 받도록" 길들이는 의도도 있습니다.